위르겐 몰트만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개최
‘위르겐 몰트만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김명용 박사(전 장신대 총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몰트만 박사의 대표적 한국인 제자로 알려진 김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몰트만의 신학적 사상과 체계, 그리고 그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국신학아카데미 제공

※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 박사)는 8일 오후 서울 안암동 세미나실에서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 교수의 삶과 신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아래 글은 이날 세미나에서 김명용 박사가 발표한 발제문을 요약한 것입니다-편집자 주

몰트만(Jürgen Moltmann) 신학의 특징들, 그 위대한 공헌과 영향

위르겐 몰트만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세계 신학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의 신학은 단순한 교리 체계에 머무르지 않고, 민주화와 평화운동, 생태운동, 해방과 생명의 문제 등 역사와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몰트만 신학은 대표 저작들을 통해 점차 확장되고 발전해 갔다.

1964년 출간된 『희망의 신학』은 몰트만 신학의 출발점이 된 대표작이다. 그는 전통적인 종말론이 강조하던 ‘죽어서 가는 천국’ 중심의 신앙을 넘어, 역사 속에서 실현되는 하나님 나라의 희망을 강조했다. 하나님 나라는 미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어두운 역사 속으로 침투해 들어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희망의 신학은 정치신학과 해방신학, 민중신학 등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민주화와 사회 변혁 운동의 신학적 토대가 되었다.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에서는 전통적인 신론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 몰트만은 아우슈비츠의 비극을 통해 전능하고 고통받지 않는 하나님 개념을 비판하며, 인간의 고난 속에서 함께 고난당하시는 하나님을 강조했다. 하나님은 인간의 고통 밖에 존재하는 분이 아니라, 십자가 안에서 인간과 함께 고난을 겪으시는 분으로 이해되었다. 세상의 깊은 어둠과 악 속에서도 하나님은 고난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계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삼위일체와 하나님 나라』에서는 사회적 삼위일체론이 전개된다. 성부·성자·성령은 절대 권력 아래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사랑과 상호 내주의 관계 속에서 하나를 이루는 공동체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삼위일체 이해는 군주적 권위주의와 독재 구조를 비판하고, 민주주의와 공동체적 삶의 신학적 기초를 제공하는 사상으로 이어졌다.

『정치신학 정치윤리』에서는 평화신학과 정치신학이 체계화된다. 예수의 산상수훈과 원수 사랑의 정신은 단지 교회 내부의 윤리가 아니라 역사와 국제정치 속에서도 실천되어야 하는 가르침으로 이해되었다. 원수 사랑과 비폭력의 길이야말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이며, 평화는 힘의 균형이 아니라 화해와 용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에서는 생태학적 신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한다. 자연과 우주는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공간이며, 인간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창조세계를 돌보고 보전해야 할 책임을 가진 존재로 이해되었다.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하나님과 인간, 피조세계 전체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이 강조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길』에서는 메시아적 그리스도론과 우주적 그리스도론이 전개된다. 예수는 단지 영혼의 구원자가 아니라 병든 자와 가난한 자, 소외된 자를 회복시키는 메시아로 이해되었다. 또한 그리스도의 구원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세계를 향한 것이며, 우주 전체의 회복과 새 창조를 지향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생명의 영』에서는 통전적 성령론과 생명신학이 강조된다. 성령의 사역은 개인 영혼의 구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몸과 사회, 역사, 생태 전체를 새롭게 하는 생명의 역사로 이해되었다. 참된 영성은 세상 속 죽음의 힘에 저항하며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오시는 하나님』에서는 만유구원론의 가능성이 제시된다. 하나님의 은혜와 승리는 궁극적으로 모든 인간과 피조물의 구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설명되었다.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된다는 초대교회 전통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과 화해가 끝내 만물을 향해 확장된다는 희망이 강조되었다.

생애 마지막 저작인 『나는 영생을 믿는다』에서는 죽음과 부활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나타난다. 부활은 역사의 마지막 날에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성도가 죽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즉각적인 부활과 영생의 시작이며, 미래의 부활이 죽음의 순간에 선취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몰트만 신학은 하나님 나라 신학, 고난당하시는 하나님 이해, 사회적 삼위일체론, 평화신학, 생태신학, 메시아적 그리스도론, 통전적 성령론, 생명신학, 만유구원론 등을 통해 현대 신학의 지형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의 신학은 교회 안의 교리 체계에 머물지 않고 역사와 사회 속에서 희망과 생명,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려는 신학으로 전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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