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청정마을 대표들이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 본사가 있는 미국 시카고를 항의 방문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동쪽으로 40km 정도 떨어진 인구 2천 명의 소도시 테코마, 단데농 레인지스 국립공원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의 요구는 "우리 마을에 맥도널드 매장을 세우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도심의 대형 맥도널드 매장 주변에 (호주를 상징하는) 캥거루 풍선 50여 개를 불어 세워놓고 시위를 벌였다.

또 18일에는 시카고 교외도시 오크브룩에 있는 맥도널드 본사를 찾아가 돈 탐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주민 청원서를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이러한 테코마 지역 주민들의 투쟁은 지난 2011년 맥도널드가 단데농 국립공원 지역에 개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맥도널드가 지역 초등학교 앞에 24시간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을 세우는 것에 반대하며 청원 서명을 모으고 2년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16일 현재 인터넷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테코마 주민을 지지하는 서명이 약 9만 5천 개나 모였다.

그러나 맥도널드 호주 지부와 가맹점주 제임스 커리 등이 개점 입장을 굽히지 않자 테코마 주민들은 대표단을 직접 시카고 본사로 보내기로 하고 비행기 삯과 광고·활동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총 3만6천 달러(약 4천만원)를 모금했다.

시카고를 찾은 테코마 주민 대표이자 청원운동을 처음 시작한 게리 뮤라토리(54)는 "맥도널드는 올바른 장소에서 영업할 수 있다. 그러나 테코마는 올바른 장소가 아니다"라며 "미국 마운트러시모어 국립공원에 맥도널드를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뮤라토리는 "단데농 국립공원은 천연 자연 상태다. 그곳에 맥도널드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만일 이 싸움에서 맥도널드가 이긴다면 보호 가치가 충분한 우리 마을이 걷잡을 수 없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아무리 불매운동을 벌여도 지역의 상징적인 건물이 사라지고 맥도널드가 들어서는 것과 어린 학생들이 매일 등하굣길에 거대한 정크푸드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 90% 이상이 우리 마을에 맥도널드가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주민 1천170명이 서면 청원서를 제출했고 650명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맥도널드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맥도널드는 개점 예정지가 엄연한 상업지구라는 점을 들어 빅토리아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 개발 허가서를 취득했다.

론 크리스찬슨 맥도널드 호주지부 대변인은 "맥도널드는 테코마 커뮤니티에 100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할 것이다. 또 테코마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생각할 줄 아는 자격 갖춘 지역주민이 운영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뮤라토리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하지만 대부분 호주 주민들은 우리를 성원하고 있다"며 "거대 자본의 괴롭힘과 협박을 멈추기 위해 맥도널드 최고경영진과 이사회, 주요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뉴욕 유니온 광장 맥도날드 외곽에서 노조 설립 허가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패스트푸드 근로자들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활동가들은 수백 명의 근로자들이 회사의 방침에 반발해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2013.07.3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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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호주주민 #원정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