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최근 제자로부터 안타까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시고 있는 담임목사님이 인격이 탁월하고 참 겸손한 분이라고 자랑했다. 심지어 부목사가 설교하고 내려오면 고개를 숙인 채 굽신거리며 인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훌륭한 분을 모시고 있는 교회의 장로들과 부목사까지 담임목사를 우습게 알고 막 대한다고 했다. 오죽했으면 부목사의 설교 후에 고개를 많이 숙이고 인사하지 말라고 담임에게 조언해 드릴 정도라고 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 사랑과 존중이 넘쳐야 할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부교역자들에게 갑질하거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다가 SNS에 도배하다시피 폭로가 되어 쫓겨나는 담임목사들의 얘기가 구설수에 종종 오르내린다.

카리스마를 휘두르거나 폭언을 즐겨하는 독재형 스타일의 목회자에게는 장로들이나 부교역자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함을 본다.

과거 우리 어린 시절에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대학부 시절 모교에 담임목사님이 계셨다. 그분은 설교에는 은사가 거의 없는 분이셨다. 설교가 매끄럽지도 않고 내용도 별로 없고 전달마저 따분했던 설교였음은 모든 성도들이 다 인정하는 바였다. 그러나 그분은 사랑과 인자가 얼마나 많으셨는지, 모든 성도들이 다 존경하고 따르는 분이셨다.

그러던 어느 날, 딸 결혼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발소에서 이발하시다가 갑자기 심장에 마비가 와서 담임목사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발인예배 때 모인 모든 성도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내 눈에서도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렸음은 물론이다.

목회자로서 갖추어야 할 설교의 능력은 별로 없었지만, 인격이 훌륭하고 사랑이 많으셨기에 성도들 모두가 그분을 존경하고 따랐다.

위에서 언급한 담임목사님은 해외에서 공부를 많이 하시고 지식도 풍부한 분이셨다고 한다. 하지만 단 하나 카리스마가 없고 착하고 겸손하다 보니, 양 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은 받지 못한 채 갖은 수모와 조롱을 당하면서 힘들게 목회하고 있음을 보았다. 교회와 성도들이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정말 안타깝고 속상하다.

누가 이런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즘엔 예수님이 오셔서 목회하셔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목회 현장이 결코 만만치가 않다. 웬만한 핍박이나 수모에도 끄떡하지 않고 잘 버텨낼 수 있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야 목회할 수 있는 불행한 교회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붙들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교회를 세우는 힘은 카리스마나 권위가 아니라, 사랑과 진실된 인격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강한 말이 아니라, 오래 참고 섬기는 삶이다.
예수님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셨지만, 그분의 사랑은 세상을 변화시켰다. 진정한 권위는 위에서 누르는 힘이 아니라, 아래에서 품는 사랑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강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존중받고 섬김받는 목자가 되려고 하는가, 아니면 존중하고 섬기는 목자가 되려고 하는가?”

비록 세상이 거칠어지고 교회가 변해가는 것처럼 보여도, 끝까지 남는 것은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다. 하나님이 지금도 그 사랑을 통해 교회를 세우고 계시기 때문이다.

오늘 나부터 섬김과 사랑으로 승리하는 참 목자로 거듭나면 좋겠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