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예수님이 수난당하신 때가 되니 가룟 유다가 떠오른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람이다. 자신과 동고동락했던 스승이었던 분, 그것도 메시아로 보내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대제사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에게 팔아넘긴 배신자였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예수님께서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하실 정도로 불행한 사람이다.

당시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면서 받은 대가는 얼마일까? 성경은 ‘은 30’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은 30세겔’을 의미한다. 이것이 현재 시세로는 얼마가 될까? 구약시대의 시세로는 노동자의 4개월 치 임금 수준이고, 현대 시대의 은 무게 기준으로는 30만 원이고, 노동 임금 수준으로는 1,200만 원 정도가 된다.

사실상 한 사람의 목숨값이라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그렇다면 은 30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무엇일까?

‘은 30’은 단순한 액수 이상으로, 예수님이 아주 값싸게 취급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출애굽기 21:32절의 율법 전통과 연결해서, 이것은 종의 몸값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따라서 메시아를 “노예 한 사람이 팔린 시세” 정도의 가치 밖에 안 된다는 강한 모욕의 의미가 있다. 유다가 예수님을 은 30에 팔았다는 것은, 그를 메시아가 아닌 비천한 노예 수준으로 취급했다는 것을 뜻했다.

이것은 스가랴 11장 12절에 나오는 “그들이 곧 은 서른 개를 달아서 내 품삯을 삼은지라”의 예언이 성취된 내용이다. 신학적으로는 유다의 배반조차 구약의 예언이 성취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유다는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존재를 고작 몇 달 치 월급, 혹은 노예 한 명의 몸값과 바꿨다. 인간의 탐욕이 본질적인 가치를 얼마나 쉽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유다는 나중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 돈을 성전에 내던졌지만, 대제사장들은 그것을 ‘피 값’이라 하여 성전고에 넣지 않고 나그네를 위한 묘지(“아겔다마”)를 사는 데 사용했다.

인간 역사에 최고의 몸값을 주고 풀려난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세계적인 석유 재벌 가문의 손자였고, 할아버지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이었던 J. 폴 게티였다.

1973년, 17세 그의 손자 존 폴 게티 3세가 로마에서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납치범들은 그의 조부인 J. 폴 게티에게 1,700만 불(약 220억)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손자가 14명인데, 한 명에게 돈을 주면 나머지도 다 납치될 것이다”라며 납치범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몇 달이 지나도 돈이 지급되지 않자 납치범들은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 손자 존 폴 게티 3세의 귀를 잘라 신문사로 보내버린다. 이 사건은 국제적 공포와 충격으로 확산되었다. 손자의 목숨이 위태롭자 조부는 최종 290만 불(약 38억)을 지급하고, 손자는 풀려났다.

‘38억 vs. 1,200만 원’(혹은 30만 원)을 비교해 보라. 갑부의 17세 손자의 몸값과 창조주 중 한 분이시고, 메시아로 오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몸값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 이런 불공평과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그런데 예수님은 은 30에 팔렸지만, 우리는 그분의 피로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가장 싸게 팔린 그분이 우리를 가장 비싼 값을 주고 사셨다. 그 값이 바로 예수님이 지불하신 ‘실제의 몸값’이다. 그렇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몸값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이며, 그 값은 ‘측정이 불가한 무한대’(Priceless)이다. 그분의 비교할 수 없이 높은 피 값 때문에 우리의 몸값 역시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가격이 매겨지게 된 것이다.

세상은 숫자로 가치를 매기지만, 십자가는 생명으로 가치를 증명한다. 잘려 나간 귀와 38억의 몸값보다 더 처연하고 고귀한 것은, 물과 피를 쏟으며 우리를 향해 “다 이루었다!” 말씀하신 그분의 사랑이다.

오늘도 그분의 피 값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더 이상 값싼 존재가 아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이들은 모두가 흙수저가 아닌 금수저 인생으로 변화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를 값싸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생명은 창조주의 피와 맞바꾼, 우주보다 무거운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 6:19-20절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예수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 값으로 산 바 된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몸으로 날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함이 마땅할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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