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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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은 파키스탄에서 14세 기독교 소녀가 납치된 뒤 강제 개종과 결혼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지 경찰의 대응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피해자 가족과 법률 대리인은 경찰이 미성년자임을 입증하는 공식 문서가 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사히왈 지역 치차와트니 인근 차크 47/12-L 마을에 거주하는 일용직 노동자 바샤라트 마시(Basharat Masih)는 딸 사타이쉬 마리암(Sataish Maryam)이 지난 1월 10일부터 11일 사이 밤사이 집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딸의 실종 직후 지역 경찰서에 사건을 신고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족과 이웃에 따르면 사건 직후 주민들은 26세 남성 알리 하이더(Ali Haider)와 공범으로 보이는 두 명이 흰색 차량을 이용해 소녀를 데려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가족은 이 정보를 경찰에 전달했으나 며칠 뒤 경찰은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결혼했다는 통보를 했다고 가족 측은 설명했다.

가족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피해자는 당시 7학년 학생으로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학교를 중단한 상태였으며 평소 혼자 외출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가족은 용의자가 마을에 오토바이 수리점을 열면서 접근한 것으로 보지만 구체적인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성년자임에도 결혼 인정 논란…경찰 수사·법적 대응 미흡 주장

피해자 가족은 경찰이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인 수색과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개종과 결혼 관련 문서가 제출된 이후에도 미성년자 결혼, 강간, 문서 위조 혐의 등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1월 22일에는 용의자 측 관계자들이 무장을 한 채 가족의 집에 침입해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해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가족은 이에 대해 별도의 사건을 신고했지만 체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족은 1월 26일 경찰이 피해자를 지역 치안판사 앞에서 결혼을 지지하는 진술을 하도록 압박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가족 측은 법원에 피해자의 출생증명서를 제출해 만 14세 미성년자임을 입증했으나 관련 조사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피해자는 법정에서 피고 측에 인계됐으며 이후 가족은 딸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사건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가족은 제한된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독교 소녀 강제 개종 사건 법적 대응 확대…재수사 요구와 법 개정 쟁점

사건을 맡은 기독교인 변호사 하니프 하미드(Hanif Hameed)는 기존 수사 과정에서 결혼증명서 진위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의 연령을 입증하는 자료도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재수사와 함께 추가 혐의 적용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경찰 고위 당국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성년자 개종과 결혼이 성적 착취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라호르 고등법원에 헌법 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최근 펀자브주에서 시행된 아동 결혼 관련 법 개정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펀자브 주지사는 지난 2월 11일 새로운 아동 결혼 금지 법령을 공포했으며 남녀 모두 결혼 가능 연령을 18세로 상향했다. 기존 법은 남성 18세, 여성 16세로 규정돼 있었다.

새 법령에 따르면 아동 결혼을 주선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최대 7년 징역과 벌금형이 가능하며, 결혼 등록 담당자가 미성년 결혼을 등록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는다. 미성년자와의 동거 역시 아동 학대로 규정돼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아동 권리 단체들은 그동안 미성년 결혼 최소 연령 상향을 요구해 왔으며 기존 법이 강제 결혼과 학대를 방치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일부 종교 지도자와 정치 세력은 종교적 전통을 이유로 법 개정에 반대해 왔다.

파키스탄 종교 자유 논란 속 기독교 박해 문제 지속 제기

CDI는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 내 종교 소수자 인권 문제와 종교 자유 논쟁 속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전체 인구의 96% 이상이 무슬림 국가로, 국제 인권단체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6년 기독교 박해 감시국가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에서 강제 개종, 강제 결혼, 종교 차별 등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기독교 소녀 강제 개종 사건은 취약 계층 보호 문제와 법 집행의 공정성 논란을 동시에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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