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지인 교회개척운동

남침례교의 젊은 전략 책임자 브루스 칼튼과 아내 글로리아는 1991년 언어훈련을 마친 뒤 캄보디아 크메르족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이들은 직접 교회개척을 하지 않고 그들이 가르친 6명의 캄보디아 신자들로 하여금 6개의 교회를 개척하도록 했다. 1993년 교회는 10개, 이듬해는 20개로 늘어났으며 1995년에는 43개, 1996년에는 78개, 1997년에는 123개로 계속 증가해 처음 현지인 교회가 시작된 지 9년이 지난 2000년에는 220여 개 교회, 2만8천여 명의 신자들로 성장했다. 비극적 대학살과 선교사 추방, 기독교인 박해로 1990년 당시 신자가 6백여 명도 안 되는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놀라운 성령의 운동이었다.

최근에도 T&M 워크숍이 온누리교회 액츠29 비전 빌리지 언더우드홀에서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캄보디아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현지인에 의한 교회개척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한 지역에서는 1만 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기독교인이 되었고, 중국의 한 도시에서는 4년 만에 5백개의 새로운 교회가 세워지고 2만 명이 기독교인이 됐다. 라틴아메리카의 침례교 단체도 1990년 235개였던 교회가 현재 1천5백개 교회, 3만3천여 명의 신자들로 급성장했다. 북인도의 한 종족은 7년 만에 39개 교회에서 4천3백여 개 교회로 늘어났다. 국제OMS선교회(전 동양선교회)는 "'광대한 파도처럼(like a mighty wave)' 하나님은 움직이고 있으며, 정부의 반대와 종교적 핍박, 지역적 한계를 넘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선교 전략가들은 종족과 환경마다 다르지만 전세계 교회개척운동이 가진 10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했다. ▲열렬한 기도 ▲풍부한 복음 전파 ▲의도적인 교회 개척 ▲성경을 교리, 교회 정책과 삶을 인도하는 권위로 인정 ▲외부인이 아닌 현지 성도들을 리더십과 책임을 담당하는 중요한 위치에 두는 것 ▲리더들 대부분은 평신도가 되는 것 ▲10명에서 30명 정도 교인과 함께 가정교회나 셀모임으로 모이기 ▲교회 교인들이 직접 교회를 개척하게 하는 것 ▲급속한 성장 ▲예배, 전도, 선교, 교육, 제자훈련, 사역과 교제의 특징 등이다.

교회개척운동과 맞물려 효과 얻은 '훈련과 증식(T&M)' 프로그램

월드리치 프로젝트(이하 PWR, Project WorldReach•T&M ministry operation)와 SEAN 인터내셔널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지인 교회개척운동의 특징과 필요를 연구하여 10여 년 전 현지인 크리스천 리더 양성을 위한 '훈련과 증식(이하 T&M, Train and Multiply)'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63개의 소책자와 학생활동 가이드는 교회를 시작하고 발전시킬 때 필요한 기본적인 목회 기술과 필수 교리들을 다뤘다. 여기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명령을 순종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을 말한다.

T&M이 개발된 이후 선교지 교회개척운동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되자 40여 개국의 교회개척운동을 지원해 온 국제OMS선교회도 T&M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 T&M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어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5년 전 한국외국인선교회(FAN) 대표 전철한 목사가 국제OMS선교회에서 훈련 받은 뒤 국제OMS선교회와 FAN이 협약을 맺어 2011년 말부터 국내에 보급, 훈련시키고 있다. 한국어 번역은 FAN이 했다.

전철한 목사는 "T&M에 의한 교회개척운동은 단순한 현지인 교회 증가가 아닌 2개, 4개, 8개, 16개 등으로 증식하는 운동"이라며 "이 운동의 힘은 현지인들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선교사들은 기본적인 것들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펑신도 전도자가 둘씩 짝지어 성경을 가지고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 전도하고, 각 가정에서 모임을 갖게 하면서 교회는 자연스럽게 증식된다는 것이다. 단 이슬람권에서는 T&M을 통해 교회 증식이 아닌 개인 전도나 가족 전도로 이어져 복음이 확산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교회증식은 8단계로 나눠진다. 우선 기존 모교회의 목사가 '자녀교회'를 개척할 교인을 초청해 방향을 제시한다. 두 번째, 교회개척에 헌신하기로 한 사람들에게 전도 훈련을 시키며 세 번째, 교인들은 집을 방문하여 전도하는 동시에 지상명령, 교회개척, 교회개척의 사이클, 전도의 원리 등에 대한 훈련을 받는다. 네 번째,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사람들에게 제자훈련을 시키고 다섯 번째, 새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여섯 번째, 세례를 받은 새신자들의 모임을 교회로 인정하고 그들을 전도한 모교회 교인은 새로운 교회의 목회 사역자로 인정한다. 일곱 번째, 모교회 목회자는 새로운 목회사역자를 계속 훈련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녀교회 목회사역자가 다시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는 사람 한 두 명을 초청하여 교회개척 과정을 시작하며 2~8번의 과정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T&M 워크숍 어떻게 진행되나

밥 워런(Bob Warren) OMS 일본주재 선교사   ©이지희 기자

한국에서는 FAN 주최로 T&M 워크숍이 매년 4~6차례 이상 개최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240여 명의 훈련생이 배출됐다. 최근에도 T&M 워크숍이 온누리교회 액츠29 비전 빌리지 언더우드홀에서 진행됐다. 외국인 근로자를 본국에 역파송하기에 앞서 훈련시키기 원하는 사역자,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의 교회 개척을 돕기 원하는 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 선교지에서 훈련 받다 한국에 신학공부를 하러 온 현지인 리더, 셀그룹 활성화를 원하는 목회자 등 15명이 모여 T&M 프로그램을 사역 현장에서 어떻게 훈련시키고 적용시킬 수 있을지 배웠다. 강사로는 밥 워런(Bob Warren·사진) OMS 일본주재 선교사가 초청됐다.

30년 동안 미국에서 목회를 하다 5년 전 일본 선교사로 파송된 워런 선교사는 매번 한국에서 T&M 워크숍 강의를 맡았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T&M의 전도와 제자 훈련으로 주님의 진정한 제자가 되어 교회를 증식할 수 있기 원한다"며 "목사와 전도사뿐 아니라 평신도들까지 교회 개척자가 될 수 있도록 이 훈련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T&M 프로그램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T&M 소책자와 학생활동 가이드를 일본어로 번역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50% 정도 번역했고 내년 6월까지 번역과 편집 작업을 모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워크숍에서 강의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전도 상황을 실습했다. 하나님이 준비한 사람, 복음에 관심이 없는 사람, 전도를 방해하는 비즈니스맨, 이단 등 두 명의 전도자를 제외한 참가자들은 각자 역할을 비밀로 하여 상황을 연출했다. 실습이 끝난 뒤 워런 선교사는 "전도자는 전도하러 가기 전 기도를 했느냐"고 확인했다. 워런 선교사는 "전도 현장에 나갈 때 우리는 정말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준비한 심령을 가진 사람인지, 전도를 훼방하고 관심만 끌려는 사람인지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도할 때 두 명이 파트너가 되면 반드시 같이 다닐 필요는 없지만 서로 긴밀히 연락하며 파트너십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내 파트너가 전도하는 것을 방해하면, 그가 다른 것에 관심을 쏟도록 하여 전도를 방해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예수님이 전도자를 두 명씩 보내는 것은 굉장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교회 개척, 셀그룹 활성 방법 등 실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있어 지금까지 기다려온 교제"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도 "T&M 프로그램을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라도 더 많은 현지인 리더를 통해 교회 개척과 증식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철한 대표는 "T&M은 이론적 성경공부가 아니라 셀그룹을 만들어 성경공부를 하고 삶을 나누면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훈련을 시켜 지도자를 길러내는 실천적 프로그램"이라며 "워크숍 참가자들에게도 행사 시작 전 반드시 교회를 세운다는 약속을 받고 있어, 단순히 T&M을 아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역에 활용하도록 독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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