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약 5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쿠팡 사태와 특히 손현보 목사의 구속과 관련한 사안이 중점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미 부통령은 손현보 목사 구속과 관련해 김 총리에게 미국 보수 진영 일각의 우려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내에서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며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요청한 것이다.

김 총리는 한국의 헌법 질서와 제도적 특수성을 강조하며 “한국은 정교 분리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진행 중인 통일교 관련 수사 역시 종교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정치 권력과 종교 간의 불법적 유착 여부를 따지는 사법 절차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밴스 부통령은 한국의 제도와 사법 체계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전제하면서도, “양국 간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밴스 부통령이 손현보 목사의 구속 사건을 꺼낸 건 단순한 의견 전달 차원으로 보기 어렵다. 미국 내 보수권의 우려 시각을 의례적으로 전달한 것이란 견해도 있지만 사실상 경고의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밴스 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오해 없도록 해 달라”라고 한 것도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 않는다. 한국의 사법부가 손 목사를 구금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미국 조야는 한국 정부의 종교인 탄압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니 이 문제로 양국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본다.

김 총리는 회담 이후 “밴스 부통령의 우려와 제안에 공감한다”며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 총리가 밴스 부통령이 언급한 손 목사 구속 사건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밴스 부통령의 손 목사 관련 언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 정국 이후 특검이 김장환·이영훈 목사 등을 압수 수색한 사건과도 연결점이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당시 미국 정부가 직접 비판 목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앙적 우군에 대한 사법 타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보수 진영은 현 정부가 들어선 후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한국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손현보 목사의 구속과 특검의 목회자 압수수색이 양국 간의 신뢰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김 총리가 무슨 목적으로 방미했든 귀국 후에 미국이 제기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푸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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