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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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중부의 한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지난달 납치됐던 아동 100명이 풀려나 수도 아부자로 이송됐다고 당국이 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같은 공격으로 납치된 160명 이상의 학생·교직원은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납치는 지난 11월 21일 새벽 니제르주 파피리 지역의 성 메리 가톨릭 초·중등학교에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치며 발생했다. 괴한들은 9~14세 아동을 포함한 315명의 학생과 교직원을 총기로 위협해 강제로 데려갔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실 대변인 선데이 데어는 AFP 통신에 100명이 석방돼 아부자로 공중 이송됐으며, 9일 니제르주 정부에 인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 소식통은 이들이 주 정부에 인계될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지만, 협상·몸값·군사작전 여부 등 석방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콘타고라 교구 대변인 다니엘 아토리는 “연방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진짜라면 매우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공격 직후 약 50명은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최소 265명이 북중부의 숲으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는 몸값을 노린 납치가 만연한 상황이다.

11월 한 달간 나이지리아 전역에서는 무장 폭력이 급증해 무슬림 여학생 20여 명, 기독교 예배자 38명 등이 별도의 사건에서 납치되는 등 대규모 사건이 잇따랐다. 파피리 사건 발생 사흘 뒤에는 납치된 아동 3명의 아버지인 앤서니 무사가 충격과 스트레스로 추정되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는 지하디스트 무장세력, 범죄 갱단, 민병대 등 다양한 무장세력의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범죄 분석기관 SBM 인텔리전스는 2024년 7월~2025년 6월 사이 납치 산업 규모가 최소 166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보라 티누부 대통령은 11월 말 치안 위기 대응을 위해 신규 경찰관 2만 명 추가 채용을 승인하고, 국가보안국(DSS) 산하에 산림 경비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의회는 긴급 토론을 열어 납치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사형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편, 국제 오픈도어 선교회가 발표한 ‘월드 워치 리스트 2025’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 4,476명 중 3,10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는 알카에다 계열 JNIM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신흥 무장조직 ‘라쿠라와’가 등장해 첨단 무기를 사용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두나 성공회 소속 에드윈 아치 목사가 납치된 지 한 달 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의 아내와 딸은 아직도 감금 상태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폭력 사태가 종교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반박해왔으나, 인권 단체들은 정부가 시민 보호에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최근 나이지리아 북부 지하디스트 거점을 중심으로 정찰 비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현지 관리들은 무장세력들이 ‘보복 공습’을 우려해 인질을 ‘보험’처럼 붙잡아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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