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역에서 약 2,000명의 기독교인들이 최근 뉴델리로 모여 종교 소수자인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폭력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증가에 항의했다. 집회 연사들은 2014년 이후 기독교인 대상 폭력이 500% 증가했음에도 대부분 처벌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전국 기독교 대회(National Christian Convention)’에는 200여 개 교단과 시민단체, 법률가들이 참여해 인도 헌법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고 연대·정의·희망을 촉구했다.
주최 단체 중 하나인 ‘연합 기독교 포럼(United Christian Forum)’은 2014년 139건이던 기독교인 대상 폭력 신고는 2024년 834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 10년간 약 5,000건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2014년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중앙정부 집권을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대회 참가자들은 박해받는 기독교인 보호와 정의 실현을 요구하는 전국 선언문을 작성해 대통령, 총리, 대법원장 등에게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보고된 사건에는 살인도 포함된다. 2016~2020년 사이 최소 21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으며, 라자스탄에서는 한 목회자가 고의적으로 감전사 당했다. 2024년에는 차티스가르에서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한 남성이 주민들에 의해 살해됐지만 경찰은 사건을 토지 분쟁으로 처리했다.
2025년 1~9월 사이에도 579건의 폭력이 보고됐으나, 실제 형사 고발은 39건에 그쳤다. 차티스가르 바스타르 지역에서는 기도 중이던 임신부가 폭행을 당해 유산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경찰 방관과 보복 위협으로 인해 93%의 사건이 처벌 없이 끝난다”며 심각한 법 집행 부재를 지적했다.
특히 부족(tribal) 지역에서는 기독교인의 매장권이 부정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2025년 오디샤주에서는 20세 사라반 곤드의 장례가 마을 주민들에게 막혔고, 결국 가족은 시신을 파내도록 강요당한 뒤 마을을 떠났다. 시신은 이후 행방이 사라졌다.
달리트(기존 ‘불가촉천민’) 기독교인의 장례 거부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 가족은 고등법원에 호소했지만 구제가 되지 않아 대법원까지 가서야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부족 신분(예약제 혜택)을 개종 시 박탈하려는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오디샤의 한 지역에서는 기도 모임 중 두 명의 부족 여성 기독교인이 힌두 민족주의 단체에 의해 옷이 벗겨지고 폭행당했다.
12개 주에서 시행 중인 반개종법도 악용되고 있다고 참가자들은 주장했다. 마디아프라데시에서는 의료봉사를 하던 수녀가 ‘강제 개종’ 혐의로 체포됐고, 우타르프라데시에서는 생일 기도 모임에 참석한 달리트 여성 6명이 체포됐다.
다수 사건에서는 피해자 대신 제3자가 고발했으며, 100건 이상의 FIR(1차 경찰 보고서)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문구가 반복되는 등 조작 의심 정황도 제기됐다.
대법원은 “직접적 피해 주장이나 구체적 혐의가 없는 경우, 이는 형사 절차의 남용”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2019~2023년 사이 2만 개 이상의 NGO가 FCRA 등록을 상실했으며, 그 중 1,626개가 기독교 기관이었다. 월드비전 인디아와 인도복음주의연맹(EFI) 등도 ‘간접 개종’ 의혹으로 등록이 취소됐다.
1950년 제정된 대통령령은 달리트 신분을 힌두·시크·불교 신자에게만 부여한다. 기독교·이슬람으로 개종한 달리트는 교육·고용 혜택을 받지 못해 빈곤이 고착된다고 참가자들은 주장했다.
한 달리트 기독교인은 힌두 단체에 의해 매질을 당하고 힌두 기도를 강요받았지만, 경찰이 신고를 거부해 오히려 본인이 반개종법 위반으로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아삼주에서는 기독교 기도의 치유 사역을 ‘사기 치료’로 간주하는 법이 적용돼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 11월에는 한 침례교 복음전도자가 치유 사기 혐의로 체포됐지만, 증거 부족으로 FIR이 기각됐다.
이날 집회에는 아닐 J. 쿠토 델리 대주교, 마이클 윌리엄스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포럼 대표, 리처드 하웰 Caleb Institute 대표, 저명 인권운동가 존 다얄, 가톨릭 사제 세드릭 프라카시, 변호사 시주 토마스, 인도복음주의연맹(EFI) 비자이예시 랄 목사, 아룬 판날랄 활동가 등이 연설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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