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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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톨릭 영화 제작자가 기독교 유적지에서 촬영 허가를 거부당한 사건과 관련해 기독교 인권단체 ‘보이스 포 저스티스 UK(Voice for Justice UK)’가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에 우려를 표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해당 논란은 영화감독 크리스천 홀든이 노섬벌랜드 벨퍼드 인근의 성 커스버트 동굴(St Cuthbert’s Cave)에서 촬영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성 커스버트는 노섬브리아의 수호성인으로, 875년에 이 동굴에 안치됐다는 전통이 있다. 동굴은 영국의 유산을 관리하는 내셔널트러스트가 관리하고 있다.

홀든은 스코틀랜드 멜로즈 수도원에서 노섬벌랜드 린디스판 섬까지 성 커스버트의 여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성 커스버트의 길(The Way of St Cuthbert)’을 제작 중이었다.

그러나 보이스 포 저스티스 UK에 따르면, 내셔널트러스트는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홀든의 촬영 요청을 거부했다. 홀든은 처음에 “종교적 성격을 띤 촬영을 금지하는 정책”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내셔널트러스트 측 대변인은 “종교 촬영에 관한 공식적인 정책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 변화에 대해 보이스 포 저스티스 UK는 내셔널트러스트가 종교적 이유로 홀든을 차별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이 사건의 표현과 대응은 종교 차별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최근 내셔널트러스트가 기독교 유산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과 맞물려 더욱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내셔널트러스트는 공공 프로그램과 내부 문화에서 기독교 유산을 주변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보이스 포 저스티스 UK는 이번 결정이 2010년 평등법(Equality Act 2010)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힐러리 맥그레이디(Hilary McGrady) 내셔널트러스트 사무총장에게 해명과 사과, 그리고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내셔널트러스트 대변인은 “이번 사안을 검토 중이며, 우리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 문화와 유산을 기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예배가 지속되는 역사지구 내 예배당과 교회, 그리고 다양한 종교적 의미가 있는 유적지를 관리하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종교 촬영을 금지하는 공식 정책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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