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인내로 순종한 사랑의 목회
성품과 영성이 조회를 이룬 사역자
영적인 비전을 품고 달리다
젊은 피가 끓어오르던 시절, 필자는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1980년대 중반 학교 기숙사는 연탄보일러를 사용하였는데 당번을 정하여 연탄불이 꺼지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그럼에도 선후배들과 기숙하면서 미래를 향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버스비가 없어서 걸어서 다녔던 아픔이 지금에 와서는 추억으로 남는다. 이토록 없었던 시대에 서로 격려하면서 영적인 비전을 품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개척하거나 기존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복음 전하는 소중한 사명들을 감당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크고 작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 중 담임목사의 은퇴와 후임자 문제도 제법 심각하다. 이 문제의 귀감이 되는 사역자가 있어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정 목사의 초임 목회는 정말 힘겨웠다. 왜냐하면 후임자로 부임한 교회가 불협화음이 있었던 시기에 부임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3년 동안 교회문제와 선임자에 대한 허물과 실수들은 꺼내지 않았다. 무조건 최대한 섬김으로 인내하며 극복해나갔다.
누구든지 세월이 흐르면 노인이 되고 사역지에서 은퇴를 해야만 한다. 그 진실을 알았던 정 목사는 원로목사를 정성을 다해 섬겼다. 그리고 복음사역에 힘썼고 성도들과의 관계의 갈등 상황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그저 겸손하게 인내하면서 말씀에 순종하였고 27년 동안 사랑의 목회를 하였다.
교회에 부임하고 선임 목회자의 자녀가 학업을 마칠 때까지 후원하였다. 3년간 지원하고 그 이후는 정리하는 것으로 약속되어 있었지만, 학위 없이 귀국하게 되면 너무 안타깝지 않겠냐며 당회원들을 설득하여 끝까지 도움을 주었다. 또 심방기간에 나온 헌금을 따로 모았다가 부교역자들이 개척하거나 임지를 옮길 때 상당한 금액으로 후원하여 그들이 낙심하지 않도록 힘을 더하였다.
교단에서는 후임자와 선임자와의 아름다운 목회 동행을 통해 사역에 모범이 되는 사례를 찾아서 일 년에 한 번 시상하였는데 정 목사는 다른 목회자에게 상을 양보하였다. 그런데 다음해에 상이 없어지는 바람에 수상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상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기에 개의치 않다고 한다.
금년 한국선교는 140년이 되었다. 청나라에서 선교를 하였던 존 로스가 이응찬, 서상륜, 박홍준 등에게 복음을 전해 주었던 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150년이 된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에 아름다운 복음의 현장들이 있었다. 그러나 국력이 약한 우리나라는 한일합방이 되어 일제 강점기 36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역사적인 위기와 문제들이 많았던 시절이지만 선교사들은 교회를 개척하고 성도들의 무지를 일깨워주었다. 그리하여 안팎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한국교회 전통을 담고 있는 영적 공동체들이 많았다. 성도들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통하여 무너져 가던 교회를 재건하였고 교회는 계속해서 성장하였다. 미래가 불투명한 시대였지만 목회자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기도와 말씀 그리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복음을 전하였다.
14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교회의 미담들이 많다. 그 중에 교회 개척과 시련의 과정을 겪었던 1세대 목회자들이 세월이 흘러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다. 평생을 헌신한 귀한 사역에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하나님이 부여해 주신 특별한 사명을 따라서 일평생 영혼구원과 선교의 길을 걸었다. 한국교회 은퇴목회자들이 이제는 진정한 쉼과 행복이 가득 하기를 기원한다. 앞만 보고 목회사역에 충실하게 임했던 그들이 이제는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영과 육에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풍성하기를 바란다.
아직도 한국교회에는 희망이 있다.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교회의 공동체에서 무엇보다 안정과 평화를 이룬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정 목사는 27년의 담임사역 동안에 교회뿐만 아니라 전임 목회자가 소천 할 때까지 섬김과 예를 다하였다.
한국교회에 은퇴자와 후임자가 분쟁과 아픔이 없이 사랑과 섬김을 통하여 더욱 은혜로운 사역의 흔적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그러한 삶과 사역이 한국교회 현장에서 꽃피운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다. 그리하여 주님 안에서 신앙의 동역자들과 아름답게 동행하는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최선(崔宣) 박사(Ph.D., Th.D.)
(前) 안양대학교, ALU대학교, 연성대학교 강사
OCU대학교 교수
SBCM KOREA 대표
〈절망의 끝자락에서〉와 전자책 다수 시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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