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니제르주(州)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던 학생들 가운데 50명이 탈출해 귀가했다고 학교 측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253명의 학생과 12명의 교사가 행방불명 상태로,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최악 규모의 집단 납치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기독교협회(CAN) 니제르주 지부 의장이자 해당 학교 설립자인 불루스 다우와 요한나(Bulus Dauwa Yohanna) 목사는 성명을 통해, 탈출한 학생들이 10세에서 18세 사이로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개별적으로 귀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50명이 무사히 돌아온 것에 안도하지만, 남은 인질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기도를 계속해달라”고 호소했다.
납치는 지난 21일 파피리 지역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 학교(St. Mary’s School)를 무장 괴한들이 습격하면서 발생했다. 괴한들은 대규모로 학교를 급습해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무차별적으로 끌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범행을 자행한 조직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군과 경찰도 인질 구조 작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건 직후 니제르주 정부는 대규모 납치 사건의 확산을 우려해 22일부터 지역 내 모든 학교를 폐쇄했다. 사건에 대해 레오 14세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미사에서 “깊은 슬픔을 표한다”며 인질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이번 공격은 불과 나흘 전 인근 케비(Kebbi)주 마가(Maga) 지역에서 25명의 학생이 유사한 방식으로 납치된 이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부 지역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가 폭증하고 있으며, 정부 통제력이 약한 외곽 지역에서 무장 조직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납치된 모든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은 안전할 권리가 있다. 정부는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독교 인권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9~2023년 사이 나이지리아에서 약 2만 명 이상이 납치됐다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납치가 이슬람 무장세력의 확장을 위한 주요 자금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기독교인과 성직자들이 더 높은 몸값 때문에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도어는 지난 수년간 “전 세계에서 살해되는 기독교인 중 가장 많은 수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해왔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라일리 무어(Riley Moore)는 이달 초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은 신성모독법 폐지, 종교적 이유로 수감된 이들 석방, 조난 기독교인 보호를 위한 직·간접적 인도적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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