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거리 설교 도중 무슬림을 향해 혐오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 설교자가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서부 스윈던 크라운코트는 약 6일간의 재판 끝에 36세 설교자 숀 오설리번(Shaun O’Sullivan)에 대해, ‘종교적 동기를 가진 의도적 괴롭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오설리번은 지난해 9월 15일(이하 현지시간) 스윈던 시내에서 설교하던 중 무슬림 가족에게 “우리는 유대를 사랑한다”, “유대인 혐오자”, “팔레스타인 지지자들” 등의 말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영국 기독교 단체 ‘크리스천 컨선(Christian Concern)’이 밝혔다. 해당 가족은 히잡을 착용하고 있어 자신들이 특정해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당시 신고 전화에서 혐오 범죄로 분류됐다. 제보자는 신고 과정에서 “아주 불안했다. 우리를 유대인 혐오자, 팔레스타인 지지자라고 불렀다”고 말했으며, 접수 담당자는 추가 증거 없이 “혐오 범죄로 신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설리번 측은 크리스천 컨선 산하 ‘기독교 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 변호인단과 함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피해 가족의 증언에 의존했지만, 발언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영상·음성 증거는 없었고, CCTV 역시 조형물에 가려 대부분의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또한 같은 사건을 증언한 가족들의 진술에서도 마이크 사용 여부, 오설리번의 옷 색상 등이 서로 달랐다고 법정은 밝혔다.
교차 신문 과정에서 주요 증인은 오설리번의 설교 전체를 듣지 않았다고 시인했으며, 자신의 진술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증인은 “그가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걸어 화가 났다”고도 진술했다.
재판은 가자지구 분쟁과 10월 7일 하마스 공격 1주년을 앞두고 사회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렸다. 스윈던 지역에서는 최근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잦았다.
오설리번 측은 그의 설교가 특정인을 겨냥한 괴롭힘이 아니라, 유럽인권협약(ECHR) 9·10·11조에서 보호하는 ‘종교적·정치적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과거 범죄 생활에서 회심한 뒤 거리 설교를 통해 복음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법정에서는 마틴 파슨스(Martin Parsons) 신학자가 전문가 증언을 통해 “영국에서 거리 설교는 역사적으로 보호받아 온 종교적 관행이며, 이를 처벌할 경우 종교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정 문서에서 이슬람 경전 속 반유대주의적 요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설리번의 발언이 적대적이라기보다는 종교적 해석에 기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죄 선고 후 오설리번은 “나는 한때 길을 잃은 사람이었지만, 그리스도가 내 삶을 바꾸셨다.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것이 내 사명이며, 해를 끼칠 의도는 없었다.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와 기독교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는 약 2만 파운드(약 3만4천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법률센터 대표 앤드리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는 “이 사건은 증거가 아닌 ‘인식’에 따라 혐오 범죄를 판단하는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기독교 신앙에 기반한 공적 토론이 침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한 통의 신고만으로 혐오 범죄가 성립된 점을 지적하며 “공적 발언에 대한 위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설리번은 지난해에도 글래스턴버리에서 기독교 설교 중 동성애·성전환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나, 증거 부족으로 기소가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오설리번과 동료 설교자 존 던(John Dunn)의 비용을 국고가 부담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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