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군 대표가 에제키엘 다초모 목사의 교회를 찾아 보호를 약속했다
나이지리아 군 대표가 에제키엘 다초모 목사의 교회를 찾아 보호를 약속했다. ©Screenshot from YouTube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 학살 실태를 공개적으로 알린 한 목회자가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 지속적인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플래토(Plateau)주 바르킨 라디(Barkin Ladi) 지역에서 교단 COCIN(Church of Christ in Nations) 지역 의장을 맡고 있는 에제키엘 다쵸모(Ezekiel Dachomo) 목사는 최근 자신이 암살 표적이 됐다고 밝히며 공포 속에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쵸모 목사는 10월 24일(이하 현지시각) 조스(Jos)에서 현지 기자들과 만나 “내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계속 공격을 경계하고 있다. 이전에도 공격을 당했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숨진 교회 성도들의 시신이 매장된 집단 매장지에 서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정부의 학살 부인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영상에서 다쵸모 목사는 최소 12명 이상의 희생자 시신을 가리키며 “정부는 기독교인 학살이 없다고 말하지만, 오늘만 해도 이렇게 많은 성도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유엔,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도움을 호소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에 개입했듯이 나이지리아에도 관심을 가져달라. 기독교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쵸모 목사는 영상 공개 이후 극단주의 무장세력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군부 관계자들로부터도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이 공격 징후를 보고받고도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군부에서 나를 선동자라고 몰아붙였다”고 비판했다. 다쵸모 목사는 최근 군의 한 관계자가 교회를 직접 찾아와 신변 보호를 약속했다고 전했지만, 지난 7일에는 극단주의 세력이 "7일 이내에 목숨을 끊겠다"고 협박했다는 미확인 보고도 나온 상태다.

그는 또 “만약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더라도 어떠한 몸값도 지불하지 말라. 나의 죽음이 기독교 해방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순교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기독교 지도자들 “보르노·플래토 지역, 사실상 학살 진행 중”

CDI는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Borno)주의 교계 지도자들이 최근 공개 성명을 통해 극단 이슬람 조직(ISWAP·보코하람)에 의한 대규모 기독교인 박해 사례를 상세히 공개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구오자(Gwoza) 지역은 과거 176개 이상의 교회 건물이 존재했지만, 현재 148곳이 불타 폐허가 되었고 기독교인 수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채 국내외 난민 캠프를 떠돌고 있다.

구오자 기독교 공동체협회(GCCA)는 최근 발표한 ‘숨겨진 집단학살(Unspoken Genocide)’ 보고서에서 “기독교 공동체는 예배당 건축 허가를 일절 받지 못했지만, 이슬람 사원은 자유롭게 건립되고 있다”며 구조적 차별을 고발했다. 또한 공공기관 채용에서도 기독교인은 사실상 배제됐으며, 정부 학교에서는 기독교 종교교육 과목 자체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수천 채의 무슬림 거주는 정부 지원으로 재건되었지만, 기독교인 주택은 거의 복구되지 않았다. 수천 채 중 기독교인에게 돌아간 집은 단 3곳뿐”이라며 심각한 불평등을 지적했다.

“폭력, 이미 최악 수준…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2025년 월드워치리스트(WWL)에서도 ‘기독교인으로 살기 가장 위험한 국가’ 7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신앙으로 살해된 기독교인 4,476명 중 3,10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또한 중부 벨트 지역에서는 극단주의 풀라니(Fulani) 무장세력의 기독교 농촌 공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북부 각지에서도 보코하람·ISWAP 등 지하디스트 조직의 공격, 납치, 성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 ‘라쿠라와(Lakurawa)’까지 등장해 서북부 지역 불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영국 의회 산하 ‘국제 종교자유 APPG’도 이미 2020년 보고서에서 일부 풀라니 무장세력이 지하디스트 조직과 동일한 전략과 이념을 공유하며 기독교 상징물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학살… 국제사회 개입 필요”

나이지리아 교계 지도자들은 반복되는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사회를 향한 폭력과 차별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주목과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보르노 지역 교계는 “교회는 전혀 공격을 가한 적이 없으며, 공격하는 자들이 ‘예수의 이름을 외치며’ 살해한 적도 없다”며 “이는 명백히 일방적이고 조직적인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다쵸모 목사는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도 “기독교인 보호와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독교인 학살 현장과 위기 상황을 기록하려는 그의 움직임은 오히려 극단주의 세력의 표적을 키우고 있지만, 그는 “미래 세대가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증언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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