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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영국 상원에서 범죄 및 치안 법안(Crime and Policing Bill)에 포함된 낙태 관련 조항을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해당 법안이 낙태를 사실상 전면 비범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수정안을 제출하고 제동에 나섰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몬크턴 남작부인(Baroness Monckton)은 법안 제191조를 삭제하는 수정안을 발의했다. 이 조항은 임신 후기까지 포함해 어떤 사유와 시점에서든 여성이 스스로 낙태를 시행하는 행위를 비범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별도로 스트라우드 남작부인(Baroness Stroud)은 가정에서 복용하는 낙태 약을 처방받기 전 의료진과의 대면 진료를 의무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 대면 진료 요건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한시적으로 폐지된 바 있다. 수정안 지지자들은 대면 진료가 복원될 경우 강요나 남용 위험을 줄이고, 의료진이 임신 주수를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논의는 이른바 ‘우편 낙태약(pills by post)’ 제도를 통해 확보한 약물이 불법적으로 사용된 여러 사건 이후 이어지고 있다. 한 사례에서는 산모가 임신 32~34주 사이에 낙태약을 사용해 수감됐으며, 또 다른 사건에서는 한 남성이 여자친구에게 몰래 낙태약을 먹여 태아를 유산하게 한 혐의로 수감됐다.

수정안을 지지하는 상원의원들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임신 후기의 가정 내 낙태가 증가하고, 여성의 의료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성별 선택 낙태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낙태 제공 기관인 BPAS는 성별 선택 낙태가 불법이라는 점을 지침에서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몬크턴 남작부인은 수정안 제출에 앞서 이번 조항이 “대중적 요구나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 추진되는 극단적인 사회 변화”라며 “여성에게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고 생존 가능한 태아의 낙태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 중대한 사안이 하원에서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토론만 거쳐 충분한 검토 없이 법안에 추가됐다”며 입법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스트라우드 남작부인은 자신의 수정안이 여성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산 직전까지의 낙태 비범죄화를 지지하는 측은 최근 불법 후기 낙태로 기소된 소수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지만, 이런 사례 증가는 대면 확인 없이 낙태약을 받을 수 있는 우편 처방 제도의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결책은 출산 직전까지 자가 낙태의 법적 억지력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대면 진료를 다시 의무화하는 것”이라며 “우편 낙태약 제도 도입 당시 제기됐던 위험 경고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친생명 단체 ‘생명을 위한 권리 UK(Right To Life UK)’의 캐서린 로빈슨 대변인은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1967년 낙태법 제정 이후 가장 중대한 입법 변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가 시행 후기 낙태의 위험으로 더 많은 여성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임신 24주 제한을 넘어 생존 가능한 태아의 생명이 종결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빈슨 대변인은 또 “낙태 로비 단체들이 대면 진료 요건을 제거한 우편 처방 제도의 부작용을 가리기 위해 낙태 비범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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