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폐쇄된 쿠르가닌스크 교회협의회 침례교회 건물 밖에서 사람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지난 8월, 폐쇄된 쿠르가닌스크 교회협의회 침례교회 건물 밖에서 사람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Baptist Council of Churche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러시아에서 국가 등록을 거부한 복음주의 침례교회들에 대한 활동 금지 조치가 지난 1년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 종교자유 감시단체 ‘포럼 18’은 최근 보고에서 정보기관의 감시, 예배 중 단속, ‘불법 선교 활동’ 혐의로의 기소가 최소 10개 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2024년 이후 이러한 조치가 더욱 강화됐다고 전했다.

CDI는 가장 최근의 금지 명령은 크라스노다르 지역 티마셰프스크(10월 13일), 아르마비르(9월 30일), 투압세(9월 22일) 지역 법원에서 각각 내려졌다고 밝혔다. 종교 인권 변호사 세르게이 추구노프는 "이런 관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법원이 금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티마셰프스크 교회는 6월 예배 중 검찰의 현장 점검 이후 7월 10일 교회 활동 금지 민사 소송이 제기되면서 결국 영구 금지 명령을 받았다. 침례교회 대의회 중보부는 성명을 내고 "검찰이 제시한 위반 사항은 러시아 대법원 판례(2016년 12월 27일 결의 64호)가 요구하는 중대한·지속적·사회적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투압세 지역 검찰은 이전에 무키 목사와 교인들에게 부과된 ‘불법 선교 활동’ 벌금 기록을 근거로 교회 활동 금지 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아르마비르 시 법원도 비슷한 논리로 교회 금지를 결정했으며, 블라디미르 포포프 목사는 2021년 가정예배 인도 혐의로 벌금형(5,000루블)을 받은 데 이어 10월 15일 항소가 기각되며 10,000루블 벌금도 확정됐다.

포럼 18에 따르면 많은 교회는 법원의 금지 결정과 관계없이 여전히 예배를 계속하고 있다. 종교 인권 변호사 아나톨리 프첼린체프는 "러시아에서는 여전히 ‘마녀사냥’이 이어지고 있다"며 종교활동 탄압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침례교회 대의회는 러시아 헌법과 1997년 종교법, 국제인권협약이 보장하는 ‘비등록 예배 자유’를 주장하며, 국가 등록을 하지 않아도 기독교 공동체가 종교활동을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검찰은 비등록 예배와 전도 활동만으로도 이들이 ‘종교 단체’로 간주되며, 따라서 국가 등록이 법적으로 필수라고 주장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논리가 적용될 경우 사실상 모든 개신교 소규모 공동체가 단속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추구노프 변호사는 "법적으로 시정 가능한 사안에는 활동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없지만, 법원은 오히려 ‘통보만 하면 활동 가능하다’는 내용을 결정문에 적고 있다"며 이러한 금지 조치가 위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러시아 하원은 6월 16일 ‘주택 및 공동주택 건물에서의 종교예배 전면 금지’ 내용을 포함한 종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종교 단체가 아파트·주택 등에서 예배나 종교 의식을 드리는 것을 금지하고, 이러한 장소를 사용하는 종교단체는 등록될 수 없도록 제한한다. 법안 설명서에는 "외부인이 대거 모이는 예배는 주민 갈등, 범죄 증가, 소방·안전 규정 위반을 초래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에 러시아 연방정부는 10월 1일 "법안은 현행 종교법 16조 2항과 충돌하며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해 향후 통과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프첼린체프 변호사는 "금지법만 잇달아 발의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자들이 불필요하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럼 18에 따르면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쿠르가닌스크 교회는 2024년 9월 6일 내려진 금지 명령에 따라 건물이 봉인돼 야외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으며, 2024년 11월과 올해 5월 항소가 모두 기각됐다. 마리옐 공화국 요시카르올라 교회도 7월 24일 금지 명령을 받았고, 10월 23일 공화국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러시아 극동 블라고베셴스크 시 법원도 지난 13일 현지 침례교회에 대한 금지 소송을 심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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