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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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콥트 기독교인 인권 단체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인 성 카타리나 수도원(St. Catherine’s Monastery)의 자치권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인권단체 콥트 솔리더리티(Coptic Solidarity)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집트 정부가 시나이 산 기슭에 위치한 1,500년 된 수도원의 통제권을 수도원의 수도사단 ‘시나이 형제회(Brotherhood of Sinai Fathers)’로부터 넘겨받으려는 합의를 추진 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올해 초, 이집트 법원은 수도원이 자리한 토지의 소유권을 수도원에서 이집트 정부로 이전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단체는 이번 조치가 수도원의 독립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콥트 솔리더리티는 성명에서 “이러한 조치는 수도원의 자치권을 완전히 빼앗고, 국가의 관리 아래 두게 될 것”이라며 “일단 이 변화가 이루어지면 되돌릴 수 없고, 자치는 단순한 상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체는 오는 11월 7일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으로 취임 예정인 할레드 엘아나니(Khaled El-Anany) 전 이집트 문화재부 장관의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콥트 솔리더리티는 엘아나니 전 장관이 재임 당시 “카이로의 역사적 묘지 일부를 철거하고, 성 카타리나 수도원 주변에 대규모 관광 개발을 추진해 유산의 원형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단체 대표 캐롤라인 드로스(Caroline Dross)는 성명을 통해 “보호 유산을 파괴한 인물이 이제 그 유산을 지키는 기관의 수장이 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은 유네스코의 도덕적 신뢰성과 국제사회의 문화유산 수호 의지를 시험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콥트 솔리더리티는 유네스코뿐 아니라 바티칸, 유럽연합(EU), 미국 등 국제사회에 성 카타리나 수도원의 역사적 자치권을 지키고, 이집트 정부가 문화유산 보존 의무를 다하도록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성 카타리나 수도원은 6세기경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운영 수도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수도원은 수세기 동안 독립적인 종교 공동체로 인정받아 왔으며, 그리스 정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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