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5차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5차 정기논문발표회 참석자 단체 사진.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강규성)가 25일 오전 한국성서대학교(총장 최정권)에서 ‘사회적 화해와 통합: 복음주의 신학의 관점에서’에서 라는 주제로 제85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원하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전 고려신학대학원 원장)가 ‘이념, 신앙 그리고 그리스도 안의 통합: 정치 이념에 따른 한국교회의 갈등 해소와 통합(화해)을 향한 복음주의 신학적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신 박사는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후 발생한 큰 혼란과 분열을 언급했다. 그는 “이 사건은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국회의 해제 결의, 그리고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민들이 아스팔트와 온라인에서 찬반으로 나뉘어 격렬하게 대립하는 상황을 초래했다”며 “계엄 및 탄핵 사태가 우리 사회의 분열된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었지만, 사실 이런 정치적 갈등은 새롭거나 낯선 현상이 아니었다. 20여 년 간 한국사회에서 발생한 정치적 이념 갈등은 이미 여러 차례 사회의 광장에서 드러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 역시 정치적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계엄선포를 정치권의 대립 결과라며 비판했지만, 대통령의 계엄선포 자체에는 언급을 회피해 사실상 정권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계엄선포를 ‘명백한 위헌’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러한 상반된 반응은 한국교회 내에 정치적·사회적 시각 차이가 뚜렷하게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 “교회, 본연의 역할 회복해야”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5차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5차 정기논문발표회 진행 사진.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신 박사는 “교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나 동시에 속하지 아니한 하나님 나라로서, 사회의 이념과 문화에 지배받지 않고 도리어 그것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통합해야 할 공동체”라며 “그러나 한국교회가 지난 30여 년간 보여준 모습은 사회 통합의 주체가 아니라 오히려 사회 갈등의 객체가 되어버린 상황을 우려하며, 이제 교회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정치적 분열을 겪고 있는 원인은 신학적 성찰보다는 역사적, 사회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남북분단과 전쟁 경험에서 비롯된 반공 이데올로기가 교회의 정치적 행동을 형성했고, 그 결과 교회는 세상의 이념 갈등을 재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며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십자가의 화해, 성육신적 섬김,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관점을 신학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 “교회, 공공선 위해 섬김의 자세로”

신 박사는 “교회가 이념적 분열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복음을 특정 정치 이념의 시녀로 전락시킨 우상숭배를 회개하고, 상호 적대적 사고방식을 멈춰야 한다”며 “교회가 세상의 힘을 지배하려는 유혹을 거부하고,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가 정치적 권력을 추구하기보다는, 공공선을 위해 섬김의 자세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교회가 특정 정당의 편에 서기보다는 ‘정의와 공의’를 추구해야 한다”며 아모스 5:24의 말씀을 인용하며 “양 진영의 이념적 우상화를 비판하고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의 기준에서 모든 권력과 우상을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 교회, 하나님 나라 구현하는 운동

그는 “종교사회학자 이원규 교수는 교회의 정치 참여가 특정 정치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며 “이는 교회가 세상의 정치적 갈등에서 벗어나, 종말론적 희망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길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신학적 대안만이 한국교회가 분열된 사회 속에서 화해의 모델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 “한국교회, 화해와 통합을 위한 사명 다해야”

끝으로 신 박사는 “이 길이 오래 걸리고 인내가 필요한 길임을 인정하며, 분열과 증오의 세력은 결코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없다”며 “한국교회는 종말론적 희망을 품고, 겸손과 인내로 화해와 통합의 사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라’(갈 6:9)는 성경 말씀을 토대로, 한국교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정한 통합과 화해를 위한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후에는 구약·신약·조직·역사·실천·상담·윤리·선교·음악 등 분과별 발표 순서가 진행됐다. 분과주제발표에는 ▲강철구 박사(웨신대)가 ‘욥과 하나님의 신뢰와 화해: 고난 받기 전의 욥에 대한 연구’ ▲김현광 박사(한국성서대)가 ‘존 바클레이의 은혜 신학의 관점에서 본 화해와 통합’ ▲최윤정 박사(열린고척교회)가 ‘현대사회와 교회의 유기적 관계 모색: 헤르만 바빙크의 유기적 계시관을 중심으로’ ▲김풍룡 박사(수도국제대)가 ‘사회 결속을 위한 암브로스의 정의론과 성직자의 의무’ ▲권용준 박사가 ‘사회갈등적 이슈를 다루는 설교: 리어 셰이드의 설교-대화-설교 모델을 중심으로’ ▲김규보 박사(총신대)가 ‘기독교 영혼돌봄 전통과 현대 상담 사역의 대화: 디다케를 중심으로’ ▲김기현 박사(한국침신대)가 ‘신실함의 정치: Stanley Hauerwas의 비폭력 평화주의’ ▲윤고나 박사(한세대)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화합과 통합: 복음주의 관점에서 본 생태신학과 환경 선교’ ▲하재송 박사(총신대)가 ‘새로운 찬송가집 편찬의 필요성과 방향에 관한 연구: 공동체의 정체성 강화와 통합을 위하여’ 등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분과자유발표에는 ▲김대웅 박사(총신대원)가 ‘다니엘 기도에 담긴 성경 내적 해석’ ▲고승호 박사(미 남침례신학교)가 ‘바울 윤리 이해를 위한 바울의 옷 입기 은유에 관한 연구’ ▲문정수 박사(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가 ‘헤르만 바빙크의 삼위일체론’ ▲류성민 박사(합신대)가 ‘17~18세기 영국의 위그노, 정착과 기여’ ▲이재형 박사(한국침신대)가 ‘본문이 이끄는 구약 네러티브 설교를 위한 배경 연구의 필요성: 룻기 1장 1~5절을 중심으로’ ▲김태수 박사(백석대)가 ‘인간 심리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성서적 고찰(마가복음 7장 21~22절 중심으로) ▲이춘성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가 ‘현대 문화에서의 이혼·재혼 담론과 기독교 윤리의 비판적 분석’ ▲임동현 박사(아델포이교회)가 ‘조기은퇴 전문인 선교 활성화를 위한 선교적 교회 모델 연구’ ▲이선령 박사(한국침신대)가 ‘한국 찬송가 속 Fanny J. Crosby 찬송시: 수록 현황과 찬송가학적 고찰’ 등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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