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4차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4차 정기논문발표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강규성)가 최근 서울 용산구 소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삼위일체 하나님: 복음과 신앙고백’이라는 주제로 제8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는 ▲김광채 박사(개신대 전 총장)가 ‘삼위 하나님: 복음과 신앙고백’ ▲채이석 박사(비전교회)가 ‘동방교회의 신화(神化, Theosis) 개념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보편 신앙고백 가능성: 니케아 신경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반포된 지 만 1,700년째를 맞은 ‘니케아 신경(Symbolum Nicaenum, 325년)’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분명히 밝히며, 그를 “하나님의 아들이며, 성부와 동일본질인 독생자”라고 천명했다. 특히 “성자께서 안 계신 때가 있었다”거나 “그가 피조물이다”, “무로부터 생성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보편교회가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저주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당시 예수 그리스도를 성부와 ‘유사한 본질’로 보는 아리우스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배격한 것으로, 신경은 예수가 성부 하나님과 ‘동일본질(ὁμοούσιος·호모우시아)’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기독교 최초의 삼위일체 교리를 공식 확립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 니케아 신경, 신앙과 지성의 조화된 고백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4차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김광채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김광채 박사는 니케아 신경의 신학적 의미와 역사적 배경을 조명하며, 교회 신앙의 본질을 재확인했다. 김 박사는 신경(信經)에 대해 “라틴어로 ‘Symbolum’ 혹은 ‘Credo’라 하며, 교부 어거스틴에 따르면 이는 신앙의 규준을 간략히 요약한 것으로, 기억하기 쉽게 정리된 신앙고백”이라고 했다.

이어 “신경은 성경의 권위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성경의 핵심 진리를 요약한 ‘수동적 규범’으로서 모든 신자가 숙지해야 할 신앙고백”이라며 “사도신경 역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고백으로, 암송하기 쉽게 구성됐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니케아 신경에 대해 “동서방 교회 모두가 수용한 신경으로, 어거스틴을 비롯한 교부들의 지적 기여가 컸다”며 “니케아 신경의 삼위일체 교리는 단순한 교리가 아닌,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역사적 선언이다. 기독교가 철학으로 축소되는 것을 막고자 했던 교부들의 노력이 담긴 산물”이라고 했다.

또한 “아리우스의 주장처럼 ‘성자가 없던 때가 있었다’는 이론은 철학적 사고에는 맞을 수 있지만,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이성을 넘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신율적 지성을 전제한다”며 “니케아 신경의 형성과 수용 과정에서 교부들은 신앙과 지성을 조화롭게 통합했다”고 했다.

그는 어거스틴의 ‘삼위일체론’을 언급하며 “어거스틴은 이성과 철학보다 먼저 성경적 기초 위에서 삼위일체를 고찰했다. 신앙은 이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의존할 때 올바르게 형성된다”며 창세기의 삼위일체적 묘사를 인용해 “성경은 태초부터 성자와 성령의 존재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교부들은 철학적 진리를 이해하는 데도 깊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동시에 그 한계를 인식하고 기독교 진리를 더욱 높은 차원의 것으로 이해했다”며 “이들은 신플라톤주의 등 철학을 공부하면서도, 하나님의 계시와 역사 간섭을 통해 드러난 진리를 중시했다”고 했다.

아울러 “니케아 신경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드리는 신앙의 고백”이라며 “이는 성삼위 하나님께 대한 찬양이자, 그분을 우리의 구원자이자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믿음의 표현”이라고 했다.

◆ 니케아 공의회, 삼위일체에 관한 최초 보편적 신앙고백 가능케 한 역사적 공의회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4차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채이석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채이석 박사는 “니케아 공의회는 삼위일체에 관한 최초 보편적 신앙고백을 가능케 한 역사적 공의회였다”며 “그러나 니케아 공의회는 신앙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보다는, 성자 하나님의 신성을 부인한 아리우스 이단을 파문하고 삼위일체 이단 교리 척결을 선언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채 박사는 이어 동방 헬라 교부들의 삼위일체 이해를 설명했다. 그는 “동방 교부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절대 초월자이시기에 인간 지식으로는 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봤다. 하나님을 설명하는 데 부정적 언어만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이는 ‘부정의 신학(apophasis)’으로 발전했으며, 동방 교회는 하나님을 신비로우며 인간 지식의 영역 밖에 계신 분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채 박사는 동방 교회의 구원론을 다뤘다. 그는 “동방 교회는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을 하나님의 자비 행위로 본다.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는 서방 교회의 칭의론은 동방 교회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동방 교회는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더라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성육신이 있었을 것이라 주장하며, 성육신을 통한 ‘신화(神化, Theosis)’를 구원론으로 내세운다”고 했다.

채 박사는 동방 교회가 신화 교리를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인간을 창조했다’(창 1:26)는 성경 구절에 근거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헬라 교부들에 따르면, 신화는 그리스도 구속의 결과로 성취되며, 이는 구원의 다른 이름”이라며 “신화란 피조되지 않은 은혜를 통해 신의 성품에 참여하고, 불멸하며 썩지 않고 죄 없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신화 교리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신화 교리는 서방 교회와 다른 방법론과 문화·역사적 배경에서 나왔지만, 범신론적 위험이 있고, 이신칭의 교리를 과도하게 비판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니케아 신경과 에큐메니칼 공의회 결정을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구원에 이르는 길을 다양하게 이해하며, 부정의 신학을 방법론으로 삼는 데 따른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 박사는 최근 교회의 화해와 연합 운동에도 주목했다. 그는 “자유주의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교회 일치 운동에 최근 변화가 있다”며 “루터교세계연맹(LWF)과 가톨릭은 1999년 ‘칭의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을,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 세계교회협의회(WCC)·가톨릭은 2011년 ‘세계 선교와 인권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개신교와 가톨릭이 어느 정도 대화 노력을 해온 반면, 동서 교회는 분리된 지 1,000년이 다 되어간다”며 “니케아 신경 작성 1,700주년을 맞아, 복음주의 교회가 동방정교회와 신학적·선교적 대화를 시도할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박사는 “정교회는 서방 교회와 단절하지 않고 꾸준히 대화를 시도해 왔다. 1054년 분열 이후 약 1,000년 만인 1962년 동서방 교회는 상호 파문을 철회했다”며 “가톨릭과 500년 넘게, 정교회와 1,000년 넘게 떨어져 지낸 개신교회가 과연 함께 새로운 '보편 신앙고백서'를 작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동서 교회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사도 바울의 이신칭의 개념이 정교회 신학자들에게도 이해 가능한 내용임을 인정할 것 ▲신화와 법정적 개념은 강조점 차이임을 인식할 것 ▲신학적 주제를 단순화하지 않고 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것 등을 제시했다. 채 박사는 “오랜 분열을 넘어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더 큰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어서 음악·선교·실천·역사·조직·신약·구약 등 분과별 발표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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