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서교회 김창환 목사
김창환 목사

추석은 우리 민족이 신라시대부터 지내온 명절로 오늘날에도 가장 큰 명절로 지내고 있다. 한가윗날은 연중 달이 가장 크고 밝은 날이다. 그해의 첫 곡식으로 송편을 빚어 먹으며 감사하는 즐거운 날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초실절(레 23:9-14)을 주신 것처럼 우리 조상들에게 "추석"을 추수절로 주신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달 밝은 한가윗날을 우리 민족의 "추수감사절"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은 성경의 교훈대로(출 20:12; 엡 6:1) 부모 생존 시에 효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돌아가신 후에도 자손들은 부모의 기일을 기억하고 주셨던 은혜를 기념해야 한다. 부모가 남기신 업적과 신앙을 자손들이 계승하고 자신들의 삶을 반성해 보며 또 가족끼리의 친교를 도모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함으로 부모를 기억하며 하나님께 경건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바로 추모 예배이다. 부활을 믿는 기독교인에게는 죽음이 인생의 끝이 될 수 없다. 사후에 몸은 비록 묘지에 묻혀 있으나 부활의 믿음은 영원한 소망이다.

기독교인들은 반드시 추모(追慕)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추도(追悼)라는 용어는 죽은 이를 생각하며 슬퍼해한다는 뜻이다. 이 말속에는 다분히 불신자적인 인상이 짙다. 추모(追慕)라는 용어의 뜻은 죽은 사람을 기억하고 그리워함이다. 이렇게 보면 기독교에서 사용되어야 하는 바른 용어는 추모(追慕)가 되어야 할 것이다.

1. 추모(追慕) 예배의 의의

① 불신자에게는 올바른 죽음의식을 주는 데 있다. 죽음은 죗값이며 하나님을 향한 반역에서 비롯되었다. 죽음을 잠잔다는 말로 성경은 표현한다. 이것은 죽음은 끝이 아니라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 영혼이 깨어난다고 하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영혼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다시 돌아오거나 혹은 정처 없이 세상을 방황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죽음 이후에는 심판과 부활이 있다.

② 믿는 가족들에게는 부활 신앙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시간이다. 먼저 신앙 안에서 위로를 받고 부활 신앙이 확인되어야 한다. 그것은 신자들이 부활 신앙이 없는 불신자들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③ 조상과 부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다. 성경은 하나님을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으로 부르고 있다. 조상의 경건한 행위는 자손을 지키고 구원을 얻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추모 예배는 조상과 부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드려져야 한다.

④ 신앙 상속을 인식하는 특별한 기회다. 추모 예배는 신앙 상속에 대한 감사가 수반되어야 한다. 부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부모를 통해서 믿음을 상속받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가게 됨을 다시 한번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고인을 기릴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⑤ 그리스도의 구속적 사랑을 나누는 친교의 시간이다. 가장 슬플 때에 사람들과 그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친교는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교라고 할 수 있다.

※ 추모일이나 한식절이나 설날이나 추석절 때마다 목회자가 와서 의식을 집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중요한 때에만 목회자가 집행하고 그 밖의 다른 경우에는 가장이나 가족 대표가 진행한다. 예배 인도자는 구습이나 미신적 요소가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의문점이 있으면 담임목사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2. 추모 예배를 드릴 때 주의점

① 음식 준비 - 음식은 조상이 와서 먹는 것이 아니므로 제사상으로 차리면 안 된다. 그러나 간편한 음식을 준비하였다가 추모 예배 후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다.

② 사진이나 영정 - 고인의 사진을 준비하는 것은 좋으나 향이나 촛불을 켜는 것은 기독교적이 아니다.

③ 절하는 문제 - 고인의 사진이나 영정 또는 음식물을 향하여 절을 하는 것은 우상 숭배를 금한 계명을 범하는 것으로 죄가 되므로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한다. 부모 공경은 살아 계실 때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하고 살아계신 부모에게 절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죄가 되지 않는다.

④ 불신 가정에서의 문제 - 가족 전체가 불신 가정으로 제사를 드려야 하는 입장에 있을 때는 그 자리를 피하지 말고 절하는 대신 가족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면 된다. 이때 분명하게 신앙상의 이유로 절은 할 수 없지만 가족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드리겠다고 가족 앞에 태도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⑤ 산소에 성묘 갔을 때 - 음식을 차리고 절을 한다든지 묘지에 술을 붓는 행위는 신앙적인 것이 아니다. 대표자가 간단히 기도하고 묘에 묻힌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묘지의 상태를 점검하고 돌아보면 된다. 불신 가정일 경우에는 다른 가족이 절할 때에 함께 서서 기도하고 가족들을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힘쓰자.

⑥ 기타 - 우리도 언젠가는 조상들처럼 육신은 한 줌의 흙이 되어 하나님 품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깨달아야 하며, 조상들이 볼 때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다짐해야 하고, 형제자매들 간에 더없는 우애와 사랑으로 살기 위해 하나님 앞에서 결심하는 시간이어야 하며, 조상들이 남겨 놓고 가신 훌륭한 뜻을 받들어 교훈을 받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