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국 런던.(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영국의 다양한 교단과 신학적 전통을 대표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최근 런던에서 열린 집회에서 기독교 상징이 남용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성명에는 영국 성공회 주교들을 비롯해 개빈 칼버 복음주의연맹(Evangelical Alliance) 대표, 크리스천 행동연구교육단체 ‘CARE’ 대표 로스 헨드리, 구세군 커미셔너 제닌·폴 메인 부부, 영국침례교연합(Baptist Union of Great Britain) 사무총장 린 그린 등 주요 교계 인사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최근 열린 ‘Unite the Kingdom’ 집회에서 기독교 상징, 특히 십자가가 오용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해당 집회는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주도했으며,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목적이라고 주장됐지만 반이민적 발언과 인종차별적 정서도 함께 표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현장에는 십자가와 기독교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십자군 복장을 착용하기도 했다. 집회에는 최소 11만 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계 지도자들은 “민주주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잊혔다고 느끼는 시민들의 좌절감은 이해하지만, 이 집회에는 인종차별적·반이슬람적·극우 성향 요소도 포함돼 있어 일부 시민들에게 위협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회가 직면한 좌절과 분열의 해법은 기독교와 사회 전체가 빈곤, 불평등, 배제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교계 지도자들은 “신학적·정치적 배경은 다르지만, 기독교가 타인을 배제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공동으로 거부한다”며 “십자가는 타인을 위한 희생의 상징이며, 예수님은 이웃뿐 아니라 원수도 사랑하고 낯선 이를 환영하라고 가르치셨다. 기독교 신앙을 왜곡하거나 배제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