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을 비롯한 서구 주요 국가의 비종교인들 상당수가 공식적인 종교 소속은 없지만 여전히 영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2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비종교인(nones)의 24%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독일 27%, 프랑스 20%, 캐나다 25%, 미국 4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는 헝가리로, 비종교인의 9%만이 신의 존재를 인정했다.

‘비종교인(nones)’은 특정 종교에 소속되지 않고, 종교를 묻는 질문에 ‘특별히 없음(nothing in particular)’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종교 소속을 밝힌 응답자의 85%만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답했으며, 독일과 미국은 각각 91%였다. 반면 스웨덴은 59%에 그쳤다. 반대로 콜롬비아와 브라질에서는 종교 소속자 전원이 신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종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비종교인들의 인식이 낮았다. 영국 비종교인의 13%만이 종교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으며, 독일 14%, 프랑스 10%, 캐나다 9%, 미국 1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신 존재에 대한 믿음보다 높게 나타났다. 영국 비종교인의 33%가 사후세계를 믿는다고 응답했으며, 독일 30%, 프랑스 36%, 캐나다 43%, 미국 42%로 조사됐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여성 비종교인이 남성보다 영적 신념을 가질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에서는 여성 비종교인의 63%가 ‘자연의 일부가 영을 가질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46%였다. 캐나다(여성 56% 대 남성 32%), 프랑스(57% 대 42%), 영국(49% 대 31%)에서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비종교인 중에서도 종교적 실천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영국에서는 19%가 가끔 기도한다고 응답했으며, 독일 23%, 프랑스 16%, 캐나다 29%, 미국은 절반이 넘는 55%가 기도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비종교인의 34%는 종교 예배에 가끔 참석한다고 답했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영국 비종교인의 83%는 종교가 미신적 사고를 부추긴다고 보았고, 67%는 사회에 해롭다고 응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그리스(74%)와 호주(7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캐나다와 네덜란드에서도 비슷한 비율의 비종교인이 종교의 사회적 해악을 지적했으며, 독일은 64%가 같은 견해를 보였다.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20% 수준에 그쳤다.

퓨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유럽의 비종교인들은 특히 종교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표명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스페인의 비종교인 대다수는 종교가 미신적 사고(77%)와 편협함(71%)을 조장하며, 사회에 해롭다(62%)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미와 아시아·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브라질,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종교인들은 종교가 사회에 해롭다고 보는 비율이 25% 이하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다수가 종교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비종교인은 종교 소속이 있는 사람들보다 종교에 대해 훨씬 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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