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키루나에 있는 사미 스타일의 목조 스웨덴 루터교회 키루나 교회 밖에 19일 사람들이 모여 지어진 지 113년 된 이 교회가 마을 이전의 일환으로 동쪽으로 5㎞ 떨어진 새로운 도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 있다. ⓒ현지 영상 캡처
스웨덴 키루나에 있는 사미 스타일의 목조 스웨덴 루터교회 키루나 교회 밖에 19일 사람들이 모여 지어진 지 113년 된 이 교회가 마을 이전의 일환으로 동쪽으로 5㎞ 떨어진 새로운 도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 있다. ⓒ현지 영상 캡처

스웨덴에서 가장 사랑받는 목조 교회로 꼽히는 키루나 교회가 지반 침하 위험으로 인해 원래 자리에서 약 5km 떨어진 신도심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1912년에 건립된 이 교회는 19일 거대한 이동 플랫폼에 올려져 본격적인 이전 작업에 돌입했으며, 하루 최대 500m씩 이동해 이틀 만에 새 위치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루나 교회는 2001년 스웨덴 국민 여론조사에서 1950년 이전 건축물 가운데 최고의 건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100년 넘게 계속된 철광석 채굴로 구도심 지반이 균열 위험에 직면하면서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교회는 키루나 시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세워졌으며, 사미족 전통 건축 양식을 본떠 설계됐다. 국영 광산회사 LKAB가 1912년 교회를 완공해 도시 주민들에게 기증한 것이다.

광산이 지하 깊숙이 확장되면서 건물과 도로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2004년부터 안전을 위한 도로 신설과 건축물 이전 계획이 추진됐다.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키루나 시내 주요 건물들이 신도심으로 이전하기 시작했으며, 구 시청 옥상에 있던 시계탑도 현재의 신시청 옆으로 옮겨졌다.

스웨덴 법은 건물 지하에서의 채굴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도시 전체가 위험에 노출되면서 이전 작업은 불가피해졌다. 이전 비용은 모두 LKAB가 부담하며, 그 규모는 약 100억 스웨덴 크로나, 한화로 약 1조4,5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키루나 교회는 높이 35m, 너비 40m, 무게 672t에 달하는 거대한 건물이다. 이를 해체하지 않고 통째로 옮기는 사례는 드물지만, 엔지니어들은 철제 보로 건물을 지지한 뒤 자체 추진 모듈형 운반 차량에 올려 한 덩어리로 이동시키고 있다. 내부 보물의 안전한 보존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스웨덴 왕족 오이겐 왕자가 제작한 제단화는 벽에 직접 부착되어 있어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전 기간 동안 교회 내부를 완전히 덮어 보호하기로 했다. 1000개의 파이프가 달린 대형 오르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보관된다.

교회 이전은 스웨덴 사회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칼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과 방문객들이 이동 과정을 직접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며, 스웨덴 국영방송은 이 과정을 "슬로우 TV" 형식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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