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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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멕시코시티에서 오순절 교단 산하 주요 신학교와 교회, 기독교 서점에 대한 대규모 보안 작전이 전격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방위대(National Guard), 연방검찰청(FGR), 형사수사국(AIC) 소속 수십 명의 무장 요원이 사전 경고 없이 현장에 출동해 신학교 및 관련 시설을 강제 점거하고, 인원 퇴거 및 집기, 문서 등의 강제 반출을 단행했다.

작전 대상은 전통적인 복음주의 지도자 양성 기관인 안나 샌더스 신학교(Anna Sanders Theological Seminary), 오순절 교단 소속 교회 ‘예수 그리스도, 민족들의 빛’(Jesus Christ Light to the Nations), 남부 지구 교단 사무실, 그리고 기독교 서점 ‘레쿠르소스 크리스티아노스 케뤼그마’(Recursos Cristianos Kerygma) 등이다.

현장에서는 성경, 교재, 악기, 개인 소지품, 신학교에서 사용되던 자료들이 거리의 책상과 의자 위에 무더기로 쌓인 채 방치돼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안나 샌더스 신학교는 55년 넘게 수많은 목회자와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배출해 온 명문 기관이다.

해당 작전은 멕시코시티 베누스티아노 카란사 구(區) 10 데 마요 지역 알라르콘 거리 53번지에 위치한 해당 신학교와 인근 오순절 교회에 연방검찰청의 봉인 스티커가 부착되며 마무리됐다.

신학교 한 관계자는 “경찰은 신학교 부지에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이 있고, 그것이 ‘문화재’로 지정됐다는 이유로 퇴거를 집행했다”며 “지난해에도 한 차례 퇴거 시도가 있었지만 당시엔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으로 인해 체포된 인원은 없었으나, 건물 재진입을 막기 위한 봉인 조치가 내려졌고, 케뤼그마 서점 내부의 서적과 물품도 전혀 반출하지 못한 채 남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서점 내부에 수백 권의 책과 자료가 그대로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현장 사진에 따르면, 신학교의 CCTV 장비도 철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사는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듯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며 “주님의 긍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나 샌더스 신학교 부학장 미겔 앙헬 솔리스 오소르노(Miguel Ángel Solís Osorno)는 “현재 법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신속한 해결을 위해 기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법적 공방의 핵심은 해당 부지 내에 위치한 ‘산 라사로 구교회’(Iglesia Antigua de San Lázaro) 건물에 있다. 이는 국가인류역사연구소(INAH)가 보호하는 역사문화재로 지정된 장소다.

'하나님의 성회'(Assemblies of God) 교단 총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2월 INAH가 해당 건물의 노후화를 이유로 조사를 벌였으며, 3월에는 ‘역사 기념물 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교단 측은 해당 부지를 정식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는 “기습적이고 배신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규탄했다. 교단은 법률이 허용하는 모든 항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 밝혔다.

양측 간 첫 공식 조정 회의는 오는 8월 26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INAH 측은 해당 부지에 16세기부터 존재해 온 역사적 건축물 ‘산 라사로 병원 및 교회’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나병 환자를 위한 병원으로 1571년 설립 인가를 받아 1572년경 완공됐으며, 이후 공장과 창고로 사용되다 1931년 공식적으로 ‘역사기념물’로 지정됐다. 현재 부지는 1949년부터 오순절 교단 산하 부동산 법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으며, 상업적 촬영 허가도 발급된 상태다.

1959년 멕시코 교육부는 16세기부터 19세기 사이에 건축된 모든 종교 건축물을 역사기념물로 선언한 바 있으며, 이번 압수 조치의 법적 근거는 1972년 제정된 ‘연방기념물 및 고고·예술·역사 지구 보호법’ 제35조 및 제36조에 근거한다.

현재까지 멕시코시티 시정부와 연방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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