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거리전도자
바바툰데 발로군 목사. ©CLC

영국 런던 서부의 한 교회가 거리 전도와 전도지 배포, 성경 구절 공개 등을 금지한 지방자치단체의 조치를 법적 대응을 통해 철회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오순절교회 소속인 킹스버러 센터(Kingsborough Centre)는 런던 힐링던 자치구가 발효한 공공장소보호명령(PSPO: Public Spaces Protection Order)이 자교회 거리 사역을 사실상 금지한 데 반발하며 사법 심사를 신청했다. 교회 측은 해당 명령이 기본권을 침해하며 법적으로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 명령은 2023년 억스브리지(Uxbridge) 시내 중심가에서 확성기 사용, 종교 문서 배포, 성경 구절 게시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교회는 기도회 중 해당 사실을 인지했고, 이후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사전 협의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기독교 인권단체인 ‘크리스천 컨선’(Christian Concern)은 이 같은 사실을 성명으로 전했다.

교회 측에 따르면 PSPO가 발효된 다음 날, 경찰은 거리 전도자들에게 명령 위반 시 벌금 100파운드(약 18만 원) 또는 형사 처벌 가능성을 경고했다.

크리스천 컨선의 법률 부서인 기독교법률센터(CLC)는 교회가 사용한 ‘예수 그리스도는 만왕의 왕’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하나님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기독교란 무엇인가’ 등의 제목이 붙은 전도지가 문제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킹스버러 센터는 7·7 런던 테러 이후 평화 기도회 개최, 보육 서비스 제공 등 지역사회 봉사와 전도 사역을 수년간 이어온 단체다.

2024년 2월에는 억스브리지 중심가에서 고린도전서 6장 구절을 인용하며 설교하던 목회자 드웨인 로페즈(Dwayne Lopez) 목사와 교인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혐오 표현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다며 확성기 사용과 설교 내용을 문제 삼았고, 바디캠 영상을 통해 ‘혐오 범죄’의 정의를 설명했다. 체포는 없었지만, 로페즈 목사는 이를 “종교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비판했다.

교회 지도자인 바바툰데 발로군(Babatunde Balogun) 목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웃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며 “거리 전도는 우리의 믿음과 공동체 사역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제한은 두려움의 분위기를 조성해 사역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교회 측 법률 대리인은 “PSPO가 평화롭고 합법적인 활동까지도 금지하고 있다”며 “기독교 전도가 사회적 위해나 불안감을 초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PSPO가 유럽인권협약 제9조(종교의 자유), 제10조(표현의 자유), 제11조(집회의 자유)를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2024년 8월, 영국 고등법원은 해당 사안에 대한 사법 심사 진행을 허가했다. 이후 12월, 힐링던 자치구는 교회 및 법률팀과의 논의를 거쳐 PSPO 일부 내용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환경보호법(Environmental Protection Act 1990)상 종교 및 자선 목적의 전단지 배포는 금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자치구는 확성기 사용 및 종교 메시지 노출 관련 제한 조항도 제거하며, 새로 개정된 PSPO에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힐링던 자치구는 이번 조치가 특정 종교 단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며, 교회들의 우려를 반영해 2024년 초 조기 검토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PSPO는 5월 1일부로 발효됐다.

기독교법률센터(CLC)의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 대표는 “이전 PSPO는 전례 없는 수준의 종교 활동 제한을 초래했으며, 그대로 두었다면 기독교 복음 전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사례를 통해 다른 교회들도 유사한 조치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언론연합(Free Speech Union)의 토비 영(Toby Young) 사무총장은 텔레그래프에 “사법 심사 위협만으로도 지방정부가 잘못된 조치를 철회하게 만들 수 있다”며, “힐링던 자치구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힐링던 자치구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킹스버러 센터 측의 약 2만 파운드(약 3,600만 원)에 달하는 법률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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