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교회
테러 공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세인트 엘리아스 정교회. ©CSW

미국 정부가 7월 9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연합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ayat Tahrir al-Sham, HTS)에 대한 테러조직(FTO) 지정을 공식 해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HTS는 지난해 12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정권을 전복하고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조직으로, 한때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었던 이슬람 무장단체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내린 시리아 제재 해제 행정명령의 연장선으로, 미국 국무부는 HTS의 공식 해산과 새 정부의 테러 대응 의지를 근거로 지정 해제를 발표했다. 이로써 HTS는 2018년부터 유지되어 온 테러조직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대해 중동 기독교인을 지원하는 이라크 기독교 재단(Iraqi Christian Foundation)은 강하게 반발했다. 재단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가 HTS의 전신인 알누스라 전선(Al-Nusra Front)의 테러조직 지정을 철회한 것은 정의에 반하는 일”이라며 “이들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살해하고, 9·11 테러의 배후와 연계되었으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을 십자가형에 처하고 성직자들을 학살했다”고 비판했다.

HTS의 지도자 아흐메드 알 샤라(Ahmed al-Sharaa, 전 아부 무함마드 알 졸라니)는 과거 미군에 의해 이라크에서 수감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1천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끊고 2017년 HTS로 조직을 재편한 뒤, 다양한 이슬람 무장세력을 흡수해 세력을 확대해왔다.

샤라 정권은 정권 장악 이후 서방 및 지역 강대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는 이미 미국에 시리아 제재 해제를 요청한 바 있으며, 이스라엘 또한 시리아 및 레바논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이다. 다만 골란고원에 대한 주권은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남부 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공습을 수차례 감행했으며, 현재 1974년 설정된 시리아-이스라엘 간 비무장지대에도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골란고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리아와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평화협정 체결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샤라 정부는 새 헌법 제정과 소수 종교 보호를 약속했지만, 지난 6월 22일 발생한 다마스쿠스의 그리스 정교회 폭탄 테러 사건은 이러한 약속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번 공격으로 20여 명이 숨졌으며, 시리아 정부는 IS(이슬람국가)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허드슨연구소 산하 종교자유센터장 니나 셰아(Nina Shea)는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첫 대규모 공격”이라며 “기독교인들은 지금이 새로운 박해의 서막일 수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셰아는 “ISIS가 라카 칼리프국에서 저지른 기독교인 집단학살은 2016년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노사이드’로 규정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리아에는 2010년 200만 명에 달했던 기독교 인구가 약 30만 명으로 급감한 상태다. ‘기독교 수호를 위한 단체(In Defense of Christians)’ 대표 리처드 가지알(Richard Ghazal)은 “미국은 시리아 정부에 폭탄 테러의 진상 규명과 기독교 공동체 보호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며 “외교적 고립은 오히려 극단주의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