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성공회에서 최초로 여성이 켄터베리 대주교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첼름스퍼드 교구의 굴리 프란시스-데카니 주교가 차기 캔터베리 대주교 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했다. 영국의 베팅 회사들은 그녀가 1월 사임한 저스틴 웰비 목사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예측했다.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 따르면, 프랜시스-데카니 주교에 대한 배당률은 래드브룩스와 스타 스포츠가 2대 1로 책정했다. 만약 그녀가 선출된다면, 그녀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106번째이자 최초의 여성 대주교가 된다.
여성 주교 임명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프랜시스-데카니 주교가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같은 변화는 2014년 영국 성공회가 여성 주교 임명을 허용하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가능해졌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 총회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해당 교단의 주교 중 약 30%가 여성이다.
지명 과정은 캔터베리 왕립 지명 위원회에서 담당하며, 위원장은 MI5의 전 사무총장인 위어데일의 에반스 경이다.
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는 이번 달 말 열리고, 7월과 9월에 최소 두 번 더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지명은 비밀 투표로 투표 회원 3분의 2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웰비 전 주교의 후임자에 대한 공식 지명은 가을까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웰비 전 주교는 변호사이자 기독교 진영 지도자인 존 스미스와 관련된 학대 스캔들에 대한 교회의 처리 방식에 대한 비판을 받고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란시스-데카니(58) 주교는 이란에서 태어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족과 함께 이란을 떠났다. 그녀의 오빠 바흐람은 1980년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이란 성공회 주교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고, 다른 주교의 딸이었던 그녀의 어머니도 살아남았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The Times)에 따르면, 그녀의 가족은 영국에 정착했고, 그녀의 아버지는 망명 중 주교로 봉사했다. 그녀는 이후 노팅엄 대학교와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수학했고, 1999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2017년에 러프버러 교구의 주교가 된 후 2021년에 첼름스퍼드로 이주했다.
배스앤웰스 대주교인 마이클 비즐리와 케이프타운 대주교인 타보 마코바도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스타 스포츠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고위 성공회 주교인 마코바의 경쟁률을 25 대 1로 예상했다.
프란시스-데카니 주교는 영국의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그녀는 “영국이 낯선 사람들의 섬이 되어가고 있다”는 키어 스타머 총리의 발언에 답하면서 “이민자들은 낯선 사람이 아니라 예배하고, 봉사하고, 함께 삶을 살아가는 데 온전히 참여하고 기여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은 언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언어는 사람들이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는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주민들을 마치 존엄성, 연민, 그리고 권리를 누릴 자격이 없는 것처럼 비인간적으로 대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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