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소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5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서울퀴어)를 오는 6월 1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상규 목사, 기장) 일각에선 교단 소속 향린교회에서 이 기자회견이 열린 것을 비판하고 있다.
이날 조직위에 따르면, 서울퀴어퍼레이드는 6월 14일에 진행된다. 현재 참여자들의 안전과 접근성을 고려해 적절한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간 서울광장 사용에 제약이 있었던 만큼, 올해는 다른 장소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는 서울광장 사용이 불허되면서 각각 을지로2가와 종각역 일대에서 서울퀴어행사가 진행된 바 있다.
조직위 측은 서울광장 사용 여부와 관련해, 참가자들의 안전성과 축제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해 기존 장소 신청은 하지 않았으며, 현재 여러 대안을 두고 적절한 개최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기장 목사와 장로들이 결성한 동성애동성혼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김창환, 기장 동반대)는 서울퀴어행사 관련 기자회견 장소를 제공한 향린교회를 비판했다.
위원장인 김창환 목사는 “향린교회에서 퀴어축제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 마치 기장 교단이 퀴어축제를 인정하는 식으로 외부에 비춰 지면서, 기장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전도의 문제라든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전체의 분위기 속에서 외톨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장 총회에 이 문제를 다뤄달라고 요청했으나, ‘살펴보겠다’면서 아직 답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장 총회 분위기가 향린교회의 행보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며 “타교단의 퀴어신학 반대 결의와 달리 기장 내 퀴어신학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이미 교단을 탈퇴한 교회도 있다”고 했다.
기장 총회 관계자는 “향린교회가 퀴어축제 기자회견 장소를 빌려주기로 한 것은 개교회의 고유한 결정이기에 총회가 간섭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성소수자 문제는 교리 중심의 반대 입장과 인권 중심의 찬성 입장이 충돌하는 사안으로, 신앙의 우선순위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이기에 기장 교단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동성애 관련 기장 총회의 공식적 입장은 ‘기장 헌법 신앙고백서대로 한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기장 헌법 II 신앙고백서 : 제3장 인간과 죄’ 2항은 “남녀 사람은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었다. 그리고 일남일녀를 결합시켜 공동체를 이루어 생을 즐겁고 풍부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축복이다(창 1:27-31, 2:24-25). 인간이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 가지는 성(性)은 생의 의미와 창조의 기적을 발휘하는 귀중한 특성이다. 그러므로 성을 오용하거나 남용하여 불행을 초래하지 말고 그리스도 신앙으로 그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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