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이 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은혜와진리교회에서 ‘선교 140주년과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7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본질 충실해 복음전도 사명 다해야”
먼저 학술대회에 앞서 안명준 박사(평택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본 가운데 개회식이 진행됐다. 이광희 박사(평택대 명예교수)가 기도했고, 원장인 정상운 박사(성결대 명예총장)가 개회사를 전했다. 정 박사는 “1832년 귀츨라프 선교사의 입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해졌고,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입국으로 본격 교파형 선교가 뿌리를 내렸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올해로 선교 140년이라는 역사적 시점에 들어서게 되었다. 세계역사를 보면 2세기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한국교회처럼 이렇게 큰 부흥과 성장을 경험한 나라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정 박사는 “이 땅의 기독교는 구한말 암울한 시기에 여명의 빛으로 떠올라 삶에 의미와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나라가 근대사회로 진입하는 데 있어 훌륭한 역할을 감당했다. 근대식 교육과 의료 등을 통해 서양 문물을 전했고, 무엇보다 복음을 통해 예수님을 전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는 우리나라의 개화와 구국, 일제 시대 독립운동, 6.25 당시 반공과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보루였다. 또 전후 국가 재건에 앞장서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했고, 민족 복음화와 세계선교에서 일익을 감당했다”며 “오늘날에도 차별금지법 반대 등 도덕성 회복과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정 박사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빛을 내지 못하면서 자기 갱신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제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본질에 충실해 복음전도의 사명을 다함으로 하나님 나라 확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 및 이단 사상 척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축사한 최대해 박사(대신대 총장,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는 “한국기독교한림원은 주님 말씀을 따라 더 열심히 연구하고 기도하며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이후 이승구 박사(합동신대 남성 석좌교수)의 사회로 본격 발표가 진행됐다.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이은선 박사(안양대 명예교수), 이억주 박사(전 칼빈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 “서구 기독교 문명이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가치들”
먼저 ‘한국 기독교 선교와 대한민국의 형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박명수 박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서구 기독교 문명에서 만들어낸 가치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설정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무역 중심의 시장경제, 남녀평등, 정교분리는 모두 대한민국 헌법의 중심 주제이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서구 기독교 문명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했다.
박 박사는 “미국은 서구 기독교 문명의 총화로서 현재 세계 최대 강국이자, 문명국이다.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개항 이후 오랫동안 기독교 선교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며 “미국 선교사를 통해 서구 문화의 핵심인 종교의 자유, 개인의 가치,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평등, 노동의 중요성, 자국어의 중요성과 같은 것들이 한국 사회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런 요소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의 주변에 다시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부상”이라며 “현재 한반도는 문명사적으로 다시금 중화질서로 동북아질서를 회귀시키려는 중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약 100년 전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하려고 했던 것과 같다. 한국은 당시 미국과 연대해 마침내 일본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자주독립국가가 되었다”며 “현재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동북아를 중화질서로 회귀시키려는 세력과 맞서 자유민주세계와 연대하여 한반도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라는 중대한 질문 앞에 놓여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미동맹을 강화해서 중화질서로의 복귀를 막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기독교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 “기독교, 140년간 한국 교육에 지대한 영향”
이어 ‘선교 140주년과 한국교회의 교육 분야에서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은선 박사는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교회를 세워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고자 했지만, 동시에 우리나라가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교육과 의료를 시행하는 간접적인 방식의 복음전파를 병행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지난 140년간 기독교가 한국 교육에 미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했다”며 “기독교 교육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를 교육받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건국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최근에 이르러 사학법이 개정되고 반기독교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참된 기독교 교육을 시행하기에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러한 때에 우리가 신앙으로 더욱 무장하고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기독교 세계관으로 양육되어 한국 사회를 기독교 가치관과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시장경제 체제로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들을 육성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교회, 언론 자원(資源) 길러내 일하도록 해야”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이억주 박사는 ‘한국교회와 언론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복음은 하나님의 입의 말씀이라고 하셨다. 그 복음을 전하는 중요한 도구가 소리와 문자다. 소리와 문자, 영상으로 일컬어지는 언론이 없다면 직접적인 말로만 복음이 전해졌을 것”이라며 “언론의 중요성은 그것을 깨닫기 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이 박사는 “(그러나) 지난 수십여 년간 한국교회와 언론의 관계를 살펴볼 때, 언론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영역에서 복음에 긍정적인 역할보다는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의도적이든, 불식간이든 언론이 복음의 일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그렇다면 교회와 언론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언론이 교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며 “세상에는 의미 없는 말은 없다. 언론의 말과 글, 그리고 영상은 어떤 목적을 위해 활동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언론의 역기능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교회와 함께하도록 언론과 친밀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며 “교회도 언론 자원(資源)들을 길러내서 언론계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을 때, 결집된 모습으로 강력한 대응도 필요하다. 언론 수용자들이 언론에 관심을 갖는 만큼 언론도 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발표 후에는 박응규 박사(아신대 명예교수)의 종합논평이 있었으며, 질의 및 응답, 이상규 박사(백석대 석좌교수)의 광고, 오덕교 박사(횃불트리니티대학원대 총장)의 폐회기도를 끝으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한편, 발표회에 앞서 드린 예배에선 김선배 박사(전 한국침례신학대 총장)가 기도했고, 임성택 박사(전 강서대 총장)가 설교했다. 합심기도 순서에선 이승구 박사(합동신대 남송 석좌교수), 하주헌 박사(경희대 의대교수), 목창균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 이동주 박사(전 아신대 교수), 길원평 박사(한동대 석좌교수)가 성경적 복음신앙의 확산,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한국교회 등을 위한 기도를 인도했다. 예배 축도는 한국기독교한림원 이사장인 조용목 목사(은혜와진리교회 담임)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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