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로키 카운티와 애틀랜타의 아시안 스파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켜 8명을 살해한 로버트 에런 롱(22)이 사건 발생 4주기를 앞두고 풀턴 카운티 법정에 출두했다. 이날 검찰은 롱에게 사형을 구형하며 그의 범행이 증오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롱은 2021년 3월 16일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에 위치한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4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다섯 번째 피해자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후 애틀랜타로 이동해 ‘골드 스파’에서 여성 3명을 살해하고, 길 건너편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 또 다른 여성을 살해했다. 애틀랜타에서 희생된 4명은 모두 한인 여성으로 확인됐다.
체로키 카운티 법정에서는 롱이 악의적 살인, 중범죄 살인, 살인 미수 및 중폭행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종신형과 함께 35년형이 추가로 선고됐다. 그러나 풀턴 카운티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는 살인, 중폭행, 가정 테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풀턴 카운티 지방검사 파니 윌리스는 롱이 아시아계 여성을 특정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사건 발생 직후 롱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성 중독자이며 마사지 업소 방문 후 자살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범행이 단순한 성 중독 문제가 아니라 인종과 성별을 겨냥한 증오 범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체로키 카운티 경찰은 롱의 범행이 인종차별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지만, 풀턴 카운티 검찰은 희생자들의 성별과 인종적 배경이 범죄 동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10일 열린 풀턴 카운티 법원 공판에서 검찰은 롱이 체포된 이후 진술한 내용을 증거로 제출하려 했으나, 변호인 측은 일부 진술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담당 판사인 우랄 글랜빌은 변호인 측이 추가 동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재 선고 공판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검찰과 변호인 측의 법적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미국 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였으며, 많은 이들이 이번 총격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이에 대한 법안 추진과 시위가 이어졌다.
한편,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사건 4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계획되고 있다. 지역 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증오 범죄 방지를 위한 보다 강력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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