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역사학회(이재근 회장)가 최근 제431회 학술발표회를 온라인 줌을 통해 개최했다. 이날 김일환 박사(한국기독교역사학회 지역이사, 서울장신대 한국교회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사회로, 이고은 교수(전남대 인문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와 최송이 박사(서울장신대 박사과정)가 각각의 주제로 발제했다.
◆ 「대한력사」 상당 부분이 정교의 「대동역사」 기반으로 편찬
'대한제국 시기 역사교과서 「대한력사」(1908)의 저술 문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고은 교수(전남대 인문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대한력사」가 1908년 헐버트 교과서 시리즈 1번으로 등록된 역사 교과서이며, 1895~1910년 사이 발행된 역사 교과서 중 유일하게 순한글로 저술된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교과서는 헐버트가 국민 교육을 목표로 한글 전용을 주장하며 제자 오성근에게 편찬과 역술을 위임한 결과물임을 밝혔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 헐버트를 저자로, 오성근을 단순 번역자로 보는 견해가 있었으며, 이에 대해 그는 「대한력사」가 헐버트의 「한국사」(History of Korea)를 번역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 결과, 「대한력사」의 상당 부분이 정교의 「대동역사」를 기반으로 편찬되었으며, 오성근과 그의 동료들이 한문 초고를 국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고은 교수는 연구의 한계로 「대한력사」와 정교의 「대동역사」 간 차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부족했음을 언급하며, 향후 연구에서 두 역사서의 주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헐버트의 역할이 기존 연구에서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서양 선교사들의 저술과 번역 과정에서 한국인들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성근이 「대한력사」 외에도 「대한삼십년외교사」 저술에 관여했으며, 김규식과 함께 동지문예관을 설립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 점을 언급하며 “그의 연구가 한국 근대 역사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1964~1984년 한국교회의 민족복음화운동과 전도정책 변화 분석
이어 두 번째로 ‘민족복음화운동 시기(1964년-84년) 한국장로교회의 국내 전도정책 비교 연구; 예장 통합, 예장 합동, 기장 교단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최송이 박사는 “1964년 개신교 17개 교단이 ‘전국복음화운동’을 시작했으며, 1970년 이후 ‘민족복음화운동’으로 명칭을 바꿔 10년 이상 이어갔다. 당시 군사정권(1961~1979) 하에서 국민의 정치·사회적 활동이 제약을 받았지만, 교회는 ‘전 국민 복음화’를 목표로 대형 집회를 개최하며 적극적인 전도활동을 펼쳤다”고 했다.
최 박사는 “이 시기 대표적인 대형 집회로는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1973) ▲엑스플로 74(1974) ▲민족복음화대성회(1977) ▲세계복음화대성회(1980) 등이 있다”며 “1973년까지는 개신교 교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이후의 대형 집회들은 교회와 개인 단위로 참여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1964~1985년 예장 통합, 예장 합동, 기장 총회 전도부의 국내 전도정책을 분석하며, 당시 복음화운동이 산업 전도·학원 전도·특수 전도 등과 연계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도 정책이 ‘교세 확장’에 집중되면서 단기간 내 교회 개척을 목표로 삼았고, 상대적으로 성과가 낮은 전도 사업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교단 차원에서 진행된 민족복음화운동이 후반부로 갈수록 ‘교회 개척’에만 집중된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최 박사는 “민족복음화운동에서 ‘복음화’뿐만 아니라 ‘민족’이라는 개념도 중요하다”며 “교회에 소속되지 않은 국민들이 교회 중심의 복음화운동을 어떻게 바라봤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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