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역사학회(이재근 회장)가 지난 11일 제430회 학술발표회를 온라인 줌을 통해 개최했다. 이날 홍승표 목사(한국기독교역사학회 연구이사, 아펜젤러인우교회 담임)의 사회로 한규무 교수(광주대 교수)가 ‘1920~40년대 소래교회의 창립기념행사’라는 주제로 발제했고, 옥성득 교수(UCLA 교수)가 논찬했다.
◆ 한국 개신교의 요람지 ‘소래교회 창립시기’ 논쟁
한규무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요람지’라 불리는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송천리 소래교회의 창립 시기는 한국기독교사학계에서 아직도 논쟁 중이며, 대체로 1883년 설·1884년 설·1885년 설로 구분되고, 근래에는 1883년 설이 대세로 굳어지는 듯하다”며 “예컨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래노회와 황해노회 연혁에는 모두 ‘1883년 5월 16일‘ 창립되었다고 월·일까지 구체적으로 나온다. 1985년 총신대학교 대학원 양지캠퍼스에 복원된 소래교회의 설립약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대형 교단의 홈페이지에는 소래교회의 설립시기가 예장합동은 1883년, 예장통합은 1884년, 기장은 1883~1884년이라 하여 달리 나온다. 장로교 안에서도 그 설립시기의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1883년 5월 16일 창립설의 근거는 무엇인가. 월남한 소래교회 출신 교인들의 증언과 소래교회의 마지막 담임목사 허간이 갖고 있었다는 당회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월남한 허간 목사가 소장하고 있다가 그의 사후 분실되었다는 소래교회 당회록에 창립시기를 1883년 5월 16일로 볼 만한 내용이 있다는 증언들은 사실일 것”이라며 “그런데 당회록에 그렇게 나온다거나 서경조의 가르침이 그랬다고 해서 종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 그것이 신뢰할만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소래교회는 1925년 8월 6일에 40주년 기념식, 1934년 8월 22일에 50주년 기념식, 1943년 5월 16일에 60주년 기념식을 거행했으며, 설립자인 서경조는 1885년을 창립연도로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1943년 창립60주년 기념행사
그는 “소래교회의 창립60주년 기념행사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 ‘5월이 되면 온 교회가 떠들썩하게 야외예배다, 설립기념행사다 하며 각종 행사를 화려하게 치르곤 했습니다’라는 회고 정도”라며 “하지만 증언을 종합하면 1943년 5월 16일(일) 거행된 점은 인정해도 좋을 듯한다. 즉 40주년 기념식은 1925년, 50주년 기념식은 1934년, 60주년 기념식은 1943년에 거행된 것이다. 10년 주기로 1년씩 단축된 셈”이라고 했다.
이어 “허간은 서경조가 소래한 이주했다는 1883년에 바로 교회가 창립되었다고 보고 여기에 황해노회가 소래교회에서 개최된 5월 16일을 결합시켜 창립 연·원·일을 완성시켰다”며 “따라서 연·월·일 모두 근거가 합당하지 않다. 당회록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었든지 간에 그것은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 “「서경조의 신도와 송천교회의 설립역사」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자료에는 1885년 언더우드에게 서경조가 세례를 받고 서병호가 유아세례를 받은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2년의 차이가 있다”며 “따라서 그의 소래 이주 시기도 1883년이 아닌 1885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그 경우 소래교회의 창립은 1887년 이후일 새로운 가능성도 대두된다”고 했다.
◆ 1885년 창립설을 따를 경우 올해가 140주년

한 교수는 “어쩌다 보니 1885년 창립설을 따를 경우 올해가 140주년이 된다. 하지만 이를 기념하기 위한 교계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며 “교계와 학계에서 ‘1885년 창립설’의 목소리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창립기념행사의 개최시기를 통해 교인들의 창립시기 인식의 변화, 그리고 그 근거를 살펴보고자 했다”며 “1925년 40주년 때의 서경조, 1933~1934년 50주년 때의 장응곤, 1943년의 60주년 때의 허간 등 목사의 판단과 당회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신념이 아닌 학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소래교회의 창립시기를 어떻게 잡든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의 제시와 과연 그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숙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정기총회가 진행됐다. 한국기독교역사학회 11대 신임학회장엔 서울장신대 정병준 교수가 역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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