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허비시 지방 라디오 관리국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참석자들이 슬라이드를 보는 모습. 슬라이드에 기록된 문장에는 “기독교는 중국 국가 안보에 심각한 해악을 미친다”고 기록돼 있다.
2019년, 허비시 지방 라디오 관리국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참석자들이 슬라이드를 보는 모습. 슬라이드에 기록된 문장에는 “기독교는 중국 국가 안보에 심각한 해악을 미친다”고 기록돼 있다. ©한국VOM

중국에서 2019년에 강연한 한 당국자의 강의 내용이 공개됐는데, 이 강연에서 그는 기독교가 ‘중국에 대한 심각한 해악’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박해에 대하여 계속 주시하고 있는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와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동역 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기독교가 사상적 차원 및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오랜 우려가 이 발언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허비시 라디오 관리국은 지난 2019년, 공산당원과 당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면서 “기독교가 중국에 대한 심각한 해악”이라고 선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허비시 라디오 관리국은 허난성 지방 정부의 정치 선전을 담당하는 공식 기관이다.

한국VOM과 차이나에이드는 기독교에 대한 해당 발언이 포함된 강의 내용이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 게시됐다가 이틀 후 삭제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불편한 진실’이라는 명칭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중국 전문가 제니퍼 젱은 웨이보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사진들, 즉 반기독교적 발언이 담긴 슬라이드가 촬영된 사진들이 지난 2019년 4월 22일 허난성 허비시 라디오 관리국이 개최한 특별 당 강연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젱은 해당 발언을 한 당국자가 이 강연에서 개신교 신자가 7천만 명, 가톨릭 신자가 1천 2백만 명이라는 주장을 인용하며 현재 중국에서 기독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숫자가 실제보다 더 낮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중국 공산당 당원 수와 비슷하다”며 “대부분의 학자와 전문가들은 중국에 있는 전체 기독교인의 수가 많게는 1억 3천만 명에 달한다고 보는데, 이는 2023년에 9천 9백만 명으로 보고된 중국의 공식 공산당 당원 수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젱에 따르면, 허비시에서 강연한 그 당국자는 기독교가 어떻게 확장됐는지 그 특징적인 면들에 관하여 자세히 설명하면서 “광범위한 분포, 강력한 추진력, 급속한 성장, 주도적인 공격 전략, 수많은 부당한 요구, 외국 세력의 지원”을 언급했고, 이러한 특징들이 사상적으로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한국VOM과 차이나에이드는 허비시 라디오 관리국이 공식 계정을 통해, 그 강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허비시 라디오 관리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기독교가 우리나라에서 걷잡을 수 없는 기세로 계속 확산돼 왔다”며 “우리는 모든 당원이 기독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상적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이 강연을 기획하였고 효과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기독교는 중국 헌법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5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지만, 공산 국가인 중국은 시민들이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는 것을 항상 규제해 왔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기독교 신앙을 더욱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이 이렇게 기독교를 핍박하고 있다는 정보가 특히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방 도시 라디오 관리국이 중국 정부의 반기독교 활동에 참여한 이 사건은 국가 안보 이익에 이바지하려는 지방 단체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중국 공산당은 기독교를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계속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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