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절반 이상 “설교 준비에 AI 활용”
3명 중 1명 이상, 설교 스트레스·번아웃 경험
설교 예화는 ‘최소한으로’… 88% 공감
주일예배 적정 설교 시간은 평균 32분
한국교회 담임목사들은 현재 한국교회 강단에 가장 필요한 설교 방식으로 ‘본문 중심 강해설교’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강단에서 가장 많이 전해지는 설교는 위로와 치유, 격려 중심 설교였지만, 앞으로는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 설교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는 2일 발표한 ‘한국교회 설교 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전국 교회 담임목사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설교 방식으로는 ‘본문 중심 강해설교’가 6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내러티브식 설교’는 25%, ‘주제 중심 설교’는 9%에 그쳤다.
목데연은 이를 두고 “청중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론적 접근보다 성경 본문 자체의 메시지와 권위를 회복하는 것을 현 강단의 더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목회자들이 실제로 선호하는 설교 방식에서도 본문 중심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단일 본문 집중 설교’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79%로 ‘복수 본문 연계 설교’(21%)를 크게 앞섰다. 또한 ‘원포인트 설교’(58%)가 ‘다대지 설교’보다 선호됐으며, ‘귀납적 설교’(70%)가 ‘연역적 설교’(30%)보다 높은 선택을 받았다.
설교 주제에 대한 조사에서는 현재 한국교회 강단의 모습과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방향성 사이에 차이가 확인됐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전해지는 설교 주제로는 ‘위로·치유·격려 설교’가 47%로 가장 높았고, ‘현실 문제 해결 설교’가 16%로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성도들의 정서적 위로와 삶의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진 설교가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앞으로 더욱 늘어나야 할 설교 주제를 묻는 질문에는 목회자 61%가 ‘그리스도 중심 복음 설교’를 선택했다. 현재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위로 설교와 현실 문제 해결 설교는 각각 4%에 머물렀다.
설교 준비 과정에서는 전통적인 연구 자료 활용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설교 준비 시 활용하는 자료로는 ‘한글 번역 성경’(89%), ‘주석책’(77%), ‘사전’(7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동시에 인공지능(AI) 활용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담임목사의 55%가 설교 준비 과정에서 AI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40대 이하(59%)와 50대(60%)에서는 10명 중 6명 정도가 AI를 사용한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39%로 나타나 세대 간 차이를 보였다.
AI 활용 목회자들은 주로 ‘설교문 점검·보완’(43%), ‘본문 배경 연구’(35%), ‘단어·원어 연구’(28%), ‘설교 아웃라인 제작’(23%) 등에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교 예화 사용에 대해서는 대다수 목회자가 절제된 활용을 선호했다. 응답자의 88%는 “설교 예화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으며, “예화는 많을수록 좋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예화의 주요 소재는 ‘개인적 삶의 경험’(47%)이 가장 많았고, 이어 ‘독서’(35%), ‘사람들의 일상 관찰 및 이야기’(28%), ‘시사 뉴스’(21%) 순이었다.
설교에 대한 목회자들의 자가평가에서는 긍정적 요소와 함께 부담감도 확인됐다. ‘설교 방향에 대해 성도와 리더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75%였으며, ‘목회 초기보다 설교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65%, ‘설교를 통해 성도들의 실제 신앙 성장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64%였다.
반면 ‘설교 사역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다’는 응답은 40%, ‘설교 사역 과정에서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35%로 나타나 목회자 3명 중 1명 이상이 설교에 대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번아웃 경험은 40대 이하 목회자와 쇠퇴하는 교회 목회자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설교 방향에 대한 신뢰는 출석교인 100명 이상 교회와 성장하는 교회 목회자들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주일 대예배의 적정 설교 시간은 평균 32분으로 조사됐다. ‘26~30분’이 39%로 가장 많았으며, ‘25분 이하’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65%가 30분 이내 설교를 적정하다고 응답했다.
목회자들이 가장 닮고 싶은 한국의 은퇴 설교자로는 故 옥한흠 목사가 2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동원 목사(11%), 故 하용조 목사(11%), 박영선 목사(8%)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닮고 싶은 설교자가 없다’는 응답도 27%로 옥한흠 목사와 같은 비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목데연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성경 본문 자체의 권위와 복음을 회복하는 건강한 설교 사역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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