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 황대우 교수
고신대 황대우 교수 ©기독일보DB

황대우 박사(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원장)가 최근 개혁주의학술원 홈페이지에 ‘장로가 배워야 교회가 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 박사는 “장로는 구약에서 유래한 직분이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족장시대에는 장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장로’라는 용어가 성경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출애굽기 3장 16절이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장로가 존재했다. 당시 장로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모세는 하나님의 뜻과 명령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하기 위해 장로들을 불러 모았다. 구약의 장로들은 나이가 든 노인으로서 백성을 다스리고 판결하는 일에 종사했다”며 “모세가 혼자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다고 불평하자, 하나님께서 그에게 ‘이스라엘 노인 중 백성의 장로... 칠십 인’을 모아서 하나님의 회막 앞에 모세와 함께 서도록 명령하셨다. 그리고 그들이 모세와 함께 “백성의 짐을 담당하고” 모세 홀로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민 11:16~17)”고 했다.

또한 “장로들의 주요 임무는 모세와 함께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리는 일, 즉 통치자와 재판장의 역할이었다. 신약시대 로마제국에서는 장로와 같은 임무를 맡은 자를 감독이라 불렀다. 감독은 일정 지역의 통치자를 의미한다”며 “신약시대 교회에서는 장로와 감독은 동의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약교회의 장로와 감독은 주요 업무에 따라 두 종류 즉 ‘잘 다스리는 장로’와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장로로 나누어져 업무분담이 이루어졌다(딤전 5:17)”며 “다스리는 장로는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는가? 아니다. 주요 업무가 다를 뿐 장로는 다스리는 일과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는 직분이다. 그런 장로들을 온 교회가 존경해야 마땅하다고 바울은 권면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에서 다스리는 자도 가르치는 자도 모두 장로지만 다스림과 가르침의 세부 업무는 구분된다”며 “오늘날 다스리는 일은 장로가 담당하고 가르치는 일은 목사가 담당한다. 목사는 가르치는 장로이면서 동시에 다스리는 장로다. 하지만 장로는 목사와 달리 자동으로 가르치는 장로 즉 목사 역할을 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장로는 목사와 같은 훈련 기간을 갖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가르치는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고신교회의 경우 최소 3~5년 혹은 7~9년 동안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며 “예수님의 제자들도 사도로 활동하기까지 예수님과 동고동락하면서 3년간 훈련을 받았다. 바울 역시 갑작스러운 회심 후 본격적인 사도로 활동하기 전에 아라비아와 고향 다소에서 약 3년의 수련기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갈 1:17-18; 행 9:30)”고 했다.

더불어 “베드로와 바울은 신약교회의 대표적인 말씀 봉사자로서 가르치는 장로”라며 “베드로는 유대인을 위한 사도로, 바울은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 활동했다. 오늘날 목사와 달리 그들이 하나의 지역교회에 정착한 목회자는 아니었다. 베드로와 바울의 주된 임무는 가르치고 다스리는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일을 홀로 감당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여러 조력자들이 있었다”며 “바나바의 사촌인 마가와 같은 조력자는 바나바의 선교 여행에 필수 조력자였을 뿐만 아니라, 베드로와 바울에게도 매우 유익하고 필요한 조력자였다(참조. 벧전 5:13; 딤후 4:11). 마가나 디모데는 단순히 베드로나 바울에게 개인 비서 정도의 조력자가 아니라, 그들과 같은 말씀 사역의 동역자로 보아야 한다. 그들은 다년간의 조력과 훈련을 통해 동역자가 되었던 것”이라고 했다.

황 박사는 “성경적으로 장로의 필수 직무는 가르치는 일과 다스리는 일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이 두 직무의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목사의 가르치는 직무와 장로의 다스리는 직무는 서로 구분되고 분리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스리는 장로에게 가르치는 직무가 직접적으로 요구되지 않는다 해도 다스리는 장로라면 자신의 교회에서 목사 다음으로 교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 정도는 적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교회 직분자의 기본이자 공통적인 자격조건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배워 아는 것”이라며 “예루살렘교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이 구제업무를 전담할 사람 일곱을 뽑았는데, 그들은 ‘성령과 지혜’ 즉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들’이었다. 그들 가운데 스데반과 빌립은 사도들 못지않게 설교하고 전도하는 일을 잘 감당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성령과 지혜와 믿음이 충만한 사람 즉 말씀에 능통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없는 장로가 교회를 말씀대로 잘 다스릴 가능성은 없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잘 알아야 하나님의 교회를 잘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학교든 국가든 일반적인 사회 집단을 경영하는 원리는 그 역사와 현장, 그리고 지도자들의 지식과 경험 등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교회를 잘 경영하는 원리는 오직 성경의 가르침에서만 찾아야 한다. 교회는 말씀 위에만 세워질 수 있고 말씀으로만 다스릴 수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성경을 가르치는 목사나 교회를 다스리는 장로가 하나님의 말씀에 무지한 것보다 더 큰 교회 불행은 없다. 목사 청빙뿐만 아니라 장로 선출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격조건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아는 신앙지식”이라며 “이것은 모든 교회 직분의 필수 자격조건이다. 이것을 자격조건으로 제시하지 않거나 그 자격조건에 한참 미달하는 사람을 직분자로 세우는 교회는 사탄의 유혹과 함정에 빠지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장로는 누구보다 성경지식과 신앙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성경을 머리로 배울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배워야 한다. 가슴으로 배운다는 것은 성경 말씀에 감동하고 자신의 삶을 진리인 성경에 맡기는 훈련을 의미한다”며 “장로는 그 훈련을 가장 잘 받은 탁월한 신자여야 한다. 다스리는 장로보다 가르치는 목사는 배나 탁월해야 한다. 이런 장로들을 통해 교회는 든든히 서가게 된다. 교회를 말씀의 반석 위에 세우는 시금석은 성경을 삶으로 체득한 지식, 산 신앙”이라고 했다.

이어 “장로의 주요 임무는 교회를 다스리는 것이다. 교회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다스리는 원리를 알아야 하고 그 원리를 성경 밖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며 “성경 66권의 내용은 통일성도 있고 다양성도 있다. 성경의 통일성과 다양성은 실과 구슬이다. 통일성이라는 실로 다양성이라는 구슬을 꿰어야 한다. 성경의 통일성을 소개하는 길라잡이는 우리의 신앙고백이다. 따라서 장로는 성경뿐만 아니라, 신앙고백에도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또 “장로가 교회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성경의 가르침에 민감해야 한다. 성경지식으로 이단적인 가르침을 분별해낼 수 있는 식견은 반드시 갖추어야 하다”며 “강단의 설교가 신앙고백에서 벗어나는지 분별하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장로는 교인들이 선포된 설교와 성경대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데, 그래서 심방이 필요하다. 심방은 장로가 교회를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장로가 심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더불어 “심방을 통해 장로는 각 가정을 말씀으로 권면할 수 있다. 그리고 심방결과를 반드시 목사와 당회에 보고하고 보고 받은 당회원들은 혹 심방한 가정의 어려움이 있을 경우 그것을 놓고 함께 기도할 필요가 있다”며 “당회원들은 그 가정의 어려움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 모든 심방의 원리도 성경과 신앙고백으로부터 배워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심방을 해야 신앙적 권면도 가능하고 교회의 치리도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황 박사는 “성경 말씀을 잘 배우고 숙지하여 가르칠 역량과 적용할 지혜를 갖춘 장로,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의 본을 보여주는 장로를 세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써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해나갈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먼저 말씀에 충성하는 신자를 장로로 세워야 교회가 산다”며 “예전에는 장로를 뽑을 때 성경지식은 기본이요, 교회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교회 일에 앞장서는 헌신적이고 모범적인 사람을 장로로 뽑았다. 거기다가 인성까지도 중요하게 고려했다. 한 마디로 까다로웠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담임목사의 말을 잘 듣는 사람, 혹은 돈이 많거나 많이 배웠거나 사회적인 지위가 괜찮은 사람을 장로로 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기 보다는 사회적인 체면에 충실하려는 인본주의적인 현상”이라며 “이런 현상은 교회를 세우기는커녕 오히려 교회를 망치고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하나님의 교회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져야 하고 또한 그 말씀 위에 든든히 서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께 충성하고 말씀에 충실한 성도를 직분자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머리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상호간의 존중과 협력만이 교회가 살 길이다. 갈등과 분쟁은 교회를 무너뜨리는 사탄의 술수다. 모든 교회 직분자들, 특히 장로는 교회의 파수꾼이므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며 “말씀을 잘 알고 말씀에 민감한 자만이 영적으로 깨어 있을 수 있다. 장로가 겸손한 자세로 말씀을 열심히 배워야 교회가 산다. 장로로서 교회를 말씀대로 세우고 싶다면 우선 성경과 신앙고백에 정통해야 한다. 배움에 게으른 장로의 교회는 희망적일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신자들에게 세상적인 시기심과 질투심이 죽고 성경적인 상호존중심이 살아난다면 교회의 직분자 선출은 욕망과 갈등과 분쟁으로 얼룩진 이전투구의 장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겸손과 축복과 화평으로 충만한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가르치고 다스리는 장로의 직분은 교회의 꽃이자 기둥이다. 모든 성도들이 존경하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길, 교회를 반석위에 세우는 든든한 기둥으로 서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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