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포럼, 29일 ‘2023 보수주의컨퍼런스&후원자대회’ 개최
컨퍼런스가 열리는 모습. ©노형구 기자

트루스포럼(대표 김은구)이 오는 29일 오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2023보수주의컨퍼런스&후원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수주의 특강’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세션3 순서에서 조평세 박사(1776소장)가 ‘1776 정신과 보수주의’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조 박사는 "영국 정치학자 에드먼드 버크는 1776년 미국 독립혁명을 보수주의의 뿌리로 보면서 1789년 프랑스혁명에 대해 반성적 고찰을 펼쳤다"며 "미국의 독립선언서는 '자연의 법과 자연의 하나님의 법에 따라 마땅한 독립을 필요로 할 때에는'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면서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창조됐고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 권리에 대해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를 제시하며 이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가 수립됐다고 역설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독립선언으로 대표되는 '1776 정신'은 창조주 하나님과 천부인권을 인정했던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을 의미한다"며 "반면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대표되는 '1789 정신'은 창조주와 그 질서 대신 인간이성을 최고의 절대권위로 추대해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 없는 유토피아(지상낙원)를 설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중심의 인본주의적 세계관'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독립선언인 '1776 정신'에서 연원하는 보수주의는 인간 상위법인 도덕법을 인정하지만, 프랑스혁명의 '1789 정신'을 추종하는 진보주의는 인간 상위법을 부정한다. 특히 프랑스혁명은 하나님 없는 세상을 꿈꿨다"며 아래와 같이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특징을 나열했다.

그에 따르면 보수주의는 ▲인간 영혼 인정 ▲인간의 한계 인정 ▲개인의 개화와 계몽 ▲가정질서 등 전통적 사회 질서 보전을 추구한다. 이에 따른 정치체제로는 대의제, 헌정공화제, 자유민주제가 있다. 반면 진보주의는 ▲인간 영혼 부정 ▲인간을 완벽하게 신봉(유토피아 추구) ▲사회의 설계와 개조 ▲기존 사회 질서 타파(혁명주의)를 추구한다. 이에 따른 정치체제로는 국가사회주의, 인민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전체주의(소련, 북한, 나치독일, 중국)가 있다.

트루스포럼, 29일 ‘2023 보수주의컨퍼런스&후원자대회’ 개최
조평세 박사 ©노형구 기자

조 박사는 "자유의 역사는 1776년부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인류는 자유가 무엇인지 모른 채 그것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보수주의는 다름 아닌 헌정주의"(철학자 액튼 경), "미국을 건국한 것은 사실상 칼뱅이다."(역사학자 레오폴드 본 랑케), "일반은총에 의한 자연법과 성경의 '신성한 법'에 따른 의회정치(자치)를 주장하는 칼빈주의는, 스코틀랜드에서 장로교의 형태로, 잉글랜드에서는 독립주의의 형태로, 결국 미국에서 정치적 형태로 완성됐다"(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를 인용했다.

조평세 박사에 따르면, 영락교회 원로 한경직 목사는 1948년 건국 당시 "개인의 생명, 인격, 권리에 대한 존중사상, 인간의 자유사상과 평등사상은 오직 기독교만이 가르쳤습니다. 나아가 모든 개신교 특히 장로교회는 민주주의 정치의 실행자였습니다. 미국이 1776년 독립선언을 한 후에 법과 모든 정치를 민주주의로 한 것은 그들이 이미 각자 교회에서 그러한 정치 훈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라보다 교회가 먼저 서는 것은 당연한 순서입니다… 또 청교도들이 북미에 가서 먼저 교회를 세우고 그 후에 나라를 세웠듯이, 조선 말에 기독교를 한국에 보낸 것은 장차 새로운 나라의 기초를 준비하려는 하나님의 경륜이 분명히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황성준 박사가 ‘대한민국 보수의 뿌리, 구한말 개화파’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황 박사는 "대한민국 보수의 뿌리는 구한말 개화파에 있다"며 "구한말 조선은 말 그대로 헬( Hell) 조선이었다. '조선 후기 자본주의 맹아론'은 허구 그 자체이며 오히려 노예제 사회였다. 전 국민의 50% 이상이 노비였고 농업 생산성은 현저히 낮아 농민 대다수가 절대 빈곤에 처했다"고 했다.

황 박사는 '이사벨라 비숍 여사'가 그녀의 저작 '조선과 그 이웃들'에서 쓴 "조선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하지만, 이는 사유재산권이 불안하기에 나타나는 자포자기 현상"이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구한말 조선 사회 경제는 ▲국가 재정 바닥 ▲부패의 만연 등 총체적 붕괴 상태를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정신 세계는 주자학에 기초를 둔다. 조선 사회는 사농공상의 위계질서를 구축한 주자학에 따라 상업을 멸시했다. 또 주자학의 이기론은 '인간론적 낙관주의'를 표방하며 '인간은 완전한 존재로서 유토피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신봉했다"며 "그러나 인간은 자신도 믿을 수 없는 나약한 존재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주자학은 인간의 욕망을 증오하며 자신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거쳐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스스로도 이를 실행할 수 없는 조선 사회 선비들은 자신의 흠결은 눈감으면서, 상대방의 흠집에 대해선 맹비난하는 소위 '내로남불' 경향성을 띄는 위선주의로 흐르기도 했다"고 했다.

황 박사는 구한말 당시 외세 침략에 대항한 세력으로 친중 위정척사파, 친일 개화파, 동학 세력, 친미 개화파로 분류했다. 그는 먼저 "구한말 주자학을 추종하던 양반들은 친중 위정척사파로 불리며 주자학적 조선 왕조 수호를 추구했다. 이들은 기독교에 부정적이고, 서학을 전파하는 여학교를 불태울 것을 주장했다. 또 친중 위정척사파이자 항일 의병장 유인석은 '상놈 주제에 양반에게 대든' 죄목으로 의병 선본장 김백선의 목을 잘랐다. 이들이 지키고자 한 것은 '천하'가 아니라 '중화 문명 보편주의'에 불과했다"고 했다.

트루스포럼, 29일 ‘2023 보수주의컨퍼런스&후원자대회’ 개최
황성준 박사. ©노형구 기자

그러면서 "친중 위정척사파들은 을사보호 조약 이후 블라디보스토크를 근거지로 항일무장투쟁을 펼쳤다가 이승만 대통령의 토지개혁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경제 권력을 상실했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정치권력마저 잃으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끼리', '반미 친중 정서' 등을 주장하는 7080년대 공산주의 운동권 세력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친일 개화파였던 김옥균은 불교를 지지하며 주자학 체제를 부정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자는 일본식 개화를 받아들였다. 김옥균과 박영효는 후쿠자와 유키치 등의 영향을 받아 서구 근대 문명을 통해 '문명개화'를 추구하자는 일본식 개화를 추구하며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실패로 돌아갔다"며 "갑신정변 좌절 이후 윤치호, 서재필 등 상당수의 친일개화파가 기독교로 개종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위로부터의 근대화'를 추구하는 갑신정변의 실패 이후 '죄인된 개인은 구원받고 개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래로부터의 근대화'를 추구하던 개신교를 통해 전파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호러스 알렌, 호러스 언더우드, 헨리 아펜젤러 등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에 따라 친미 개화파는 ▲근대 의료 ▲근대 교육(배재학당) ▲신분제 타파 ▲남녀평등 ▲선거와 자치 ▲한글의 재창제를 주장했다. 이는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저술한 '독립정신'에도 잘 드러났다"고 했다.

황 박사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다. 이들이 꿈꾸던 세상은 조선 왕조의 회복이 아닌 '민주 공화국'을 건설하려는 운동"이라며 "'민주 공화국'이란 미국 독립혁명 정신처럼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 등 다수결에 의해 삭제될 수 없는 공공선(common wealth)의 절대 가치를 목적으로 법에 의한 지배에 기초한 국가다. 권리를 부여받고 책임을 지는 자유롭고 독립적 개인의 엽합체가 바로 공화국이며 헌법 정신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3.1운동 정신을 물려받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민주공화국을 선언했다. 초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정신처럼, 민주공화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세션3 순서에서는 이강호 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이 ‘보수주의 그리고 비전2030’,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가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보수주의’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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