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회 제156차 정기학술대회
한국교회사학회 제156차 정기학술대회 참석자들 단체 사진. ©한국교회사학회

한국교회사학회(박형신 회장)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소재 감리교신학대학교(이후정 총장)에서 ‘로마가톨릭교회와 문명의 교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제156차 정기학술대회 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면·비대면(줌)으로 병행하여 진행됐다.

이날 먼저, ‘16세기 초 독일의 교회법규들(Kirchenordnungen)에 나타난 빈민보호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은재 박사(감신대)는 “16세기는 대중운동의 시기라고 부를 수 있다. 사회적 통합과정이 중세의 교회법과 제국법(독일제국 공민권)의 권위를 벗어나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자유와 해방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종교개혁의 역할은 루터와 그의 동료들에 의한 공동금고법규는 기독교적인 책임의식에서 시민권을 강화시켰으며 동시에 효율적인 빈민규정임이 입증되었다”며 “빈민법규에서 빈민구호만이 아니라, 학교와 학생들을 중요하게 다룬 까닭은 독일인들을 교육함으로써 자의식을 일깨우고, 이를 통해 개혁을 완수하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정치적으로 중대해진 독일민족의 힘을 바탕으로 도덕과 경제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종교개혁과 깊이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교회의 역사가 사회문화사와 경제사의 주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종교개혁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문제에서 루터와 종교개혁자들의 기여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기보다는 자신의 교회 이해와 중세의 구걸활동에 대한 인문주의의 비판적 입장을 창조적으로 종합한 것”이라며 “즉, 16세기라는 환경에서 신학적인 성찰을 통해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재구성한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예수회 선교사를 통해 중국에 유입된 16-18세기 서양 원근법 관련 저서에 관한 연구: 「북당 도서관 목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지인 박사(장신대)는 “「북당 도서관 목록」에 포함된 서양의 원근법에 관한 책들은 단순히 예술적인 기법만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니라 광학, 기하학, 수학, 천문학 분야의 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며 “이러한 책을 중국에 들여온 예수회의 선교적 의도는 단순히 원근법을 소개하려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이해하거나 깨달을 수 있는 기초학문으로서 수학이나 기하학이나 광학 등을 가르쳐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생기길 기대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러한 책이 16-18세기에 중국에 들어왔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황제와 궁정인, 혹은 사대부들이 다양한 이유로 서양의 과학과 수학,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중국인들의 이러한 관심이 예수회 선교사들의 의도대로 기독교 신앙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서양 문헌을 통해 유럽과 중국의 예술과 천문학과 수학 등의 여러 가지 분야가 서로 만나 여러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급변하는 한국 문화 속에서 이러한 적응주의 선교가 필요한 분야는 무엇인가”라며 “원근법이 오늘날에 적용된 분야 중 하나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다. 가상공간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면서 오늘날의 예배와 선교와 어떻게 잘 접목시킬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세 번째로 ‘존 칼빈의 경제사상과 기본소득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유준 박사(한신대)는 “이민자로서 제네바 도시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다스림을 실현하고자 했던 칼빈은 성서와 교부 전통의 원리 속에서 그 이상적인 경제사상을 실현하고자 했던바, 경제정의와 가난한 자를 위한 대책을 개인 또는 교회의 구제 차원만이 아닌 시 당국을 통한 사회 전반의 구조적·제도적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칼빈의 경제사상은 사회주의가 무너진 이후, 마치 이상적인 경제체제처럼 여기는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의 극대화에 대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고찰하게 해 준다”며 “특히 초대 교부들의 보편적인 이성과 자연 질서의 원리를 받아들인 칼빈의 지공주의적 경제사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한국교회도 안식년의 노예해방과 부채 탕감 및 희년의 토지반환과 같은 희년 실천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두의 몫인 토지와 천연자원 같은 공유부를 재원으로 하는 기본소득 제도를 확립하여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와 기본적 생존권을 제공하도록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앞장서서 공의로운 의식 개혁과 사회개혁을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 네 번째로 ‘회개하는 죄인, 그리고 교회 개혁자: 노리치(Norwich)의 주교 허버트 로징가(Herbert de Losinga, c.1054-1119)’라는 주제로 발제한 장재경 박사(연세대)는 “허버트 로징가는 그의 삶과 경력에서 때로는 하나의 경향으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며 “그는 성직자의 독신을 주장하고, 성직 매매를 금지하는 그레고리우스 개혁의 방향성과 분위기를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이후 성직 매매를 저지르고 잉글랜드에서 주교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허버트는 로마로 가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기로 결정했고, 로마에서 우르바누스 2세에게 용서를 받았다”며 “이러한 회개를 통해 허버트는 그가 그레고리우스 개혁과 교회 회의들의 기본적인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허버트의 삶은 당시 서로 다른 교회 개혁 움직임들의 사이에 처한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을 대표하며, 그는 두 다른 개혁 운동들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고 서로의 차이점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즉, 허버트의 삶은 11세기 후반과 12세기 초 잉글랜드의 두 교회 개혁 사이에서 나타난 결이 다른 개혁 운동들 사이의 갈등을 보여줌과 동시에 두 운동의 전반적인 융합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주제발표에선 이진현 박사(서강대)가 ‘예수회 중국선교사들의 지도 전래를 통해서 본 동서 지식의 상호 교류’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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