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CBS 새롭게 하소서에서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가 간증하고 있다. ©CBS 유튜브 채널

소외되고 약한 자들에게 베푼 선한 이웃의 이야기를 따듯하게 그려내 코로나 기간 동안 지친 사람들을 위로한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 김호연이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한 영상이 26일 게시됐다.

김호연 작가의 책 ‘불편한 편의점’은 기독교 장르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 소설이지만, 이 책의 배경에는 신앙의 배경과 그의 삶의 광야의 여정이 녹아있는 책으로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위로한 책으로 평가되며 2021년 말부터 지금까지 100만부가 판매됐다.

#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줄거리와 기독교적 배경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줄거리는 서울역에서 ‘독고’라는 이름의 노숙자를 70대의 ‘염 여사’가 청파동의 자신의 편의점에 야간 알바로 고용한다. 염 여사는 노숙자에게 알바를 하면서 추운 겨울밤을 편하게 지낼 곳과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호의를 베푼다. 이야기는 ‘야간알바를 노숙자가 과연 잘 할수 있을까?’ 라는 궁굼증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노숙자가 일을 잘한다. 왜 잘하는가? 알콜성 치매가 있던 알바생은 서서히 그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낸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자신을 찾아간다.

소설 속 캐릭터 ‘염 여사’는 70대의 ‘은퇴한 고교선생이자 교회의 권사로 설정으로 캐릭터 설정이 기독교적 바탕이며,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끼지는 ‘선한 사라마리아인’이 모티브”이다. ‘염 여사’의 ‘롤모델’은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어른다운 어른’으로 그 중의 한 명이 김 작가를 신앙으로 키우셨고 권사 직분이셨던 어머니”이다.

김 작가는 모태신앙으로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는 레스토랑과 까페 등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어머니는 가게를 통해 지방에서 상경한 갈 곳 없는 아이들을 가게에서 고용해서 그들을 섬겼다. 그는 “어머니가 그들에게 베풀었던 호의의 바탕은 신앙”이라고 말했다.

# 초기 경력과 데뷔

김 작가는 대학을 졸업한 시점에 영화사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했다. 1999 ‘쉬리’, 2000 ‘공동경비구역’, 2001 ‘친구’, 2003 ‘실미도’ 등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는 호황이였다. 그래서 배우 고소영과 한석규가 주연을 맡은 영화 ‘이중간첩’의 막내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했다.

그러나 영화는 생각보다 잘 안됐고, 김 작가는 1년 후 바로 퇴사했다. 그는 “그 때는 처음 쓰는 시나리오에 이렇게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것이 거의 기적 같은 일인지 몰랐다. 그리고 그냥 까불었다”라며 “‘같이 써서 잘 안 된거야, 혼자 쓰면 잘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

이어 "그 후 1년 동안 시나리오 3편을 써서 20곳의 영화사에 돌렸는데, 다 거절당했다”라며 “그 때 깨달았다. ‘내가 바보구나’”라고 했다. 그 후에 출판사 편집자 생활을 4년 정도 한 후에 2007년부터 다시 전업작가가 되어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때부터는 한국영화가 하락기였다.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가 만들어져도 영화가 망하는 일이 흔했고, 혹은 시나리오 잔금을 못 받기도 했다.

김 작가는 “내가 혼자 쓰는 시나리오가 영화가 안 됐다. 영화는 내가 아무리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써도 결국 이것을 감독, 제작해줄 수 있는 분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나 혼자 끝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해서 결국, ‘혼자 끝을 내려면 소설을 써야겠다’라고 생각” 했다.

이어 “결국 소설을 한 편 써서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받으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라며 “33살에 잘 다니던 출판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전업했다. 데뷔까지 7년이나 걸렸다”라고 했다.

그는 “7년이나 무명으로 보냈는데, 광야를 헤메는 것 같았다”라며 “계속 안 되니까 가지고 있던 책을 다 헌책방에 팔았다. 가끔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면 반나절만에 읽었다. 빨리 읽고 헌책방에 팔았다. 그래서 밥을 먹었다”라고 했다.

이어 “대필작가도 하고 편집 알바도 하면서 무명 생활을 근근히 했다. 다른 기대를 할 수가 없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하는 이런 일은 생각도 못 했다”라며 “‘반드시 작가로 자리를 잡아야겠다’라고 생각하다 결국 데뷔를 한 것이 소설 ‘망원동 브라더스’이다”라고 했다.

# 7년의 광야 생활

김 작가는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하기까지 7년동안 “광야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어머니가 내 자취방에 성경책 놓고 가시고, 기도하고 가셨다. 나도 그때 지푸라길라도 잡아야 하지 않는가”라며 “(주일에) 그 때 동인천에서 청파교회(담임 김기석 목사)까지 왔었다. 교회와서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 위안이 됐다. 그 때 많이 되내이던 말씀이 ‘...너희가 환란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이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너무 안달하고, 사실 일이 잘 안 풀리면 사람이 좀 고약해지지 않는가? 잘 되는 사람들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 때 마음이 많이 삐뚤어지는 것을 느꼈다”라며 그때 나는 “하나님이 다 이기셨고, 내게 좋은 달란트를 주셨고 좋은 작품을 잘 쓰면 되는 것이다. 데뷔를 하면 좋지만 데뷔를 못 하더라도 내가 좋은 작품을 쓰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하나님이 이미 다 이기셨기에 세상에 법칙으로는 내가 질지언정, 언젠가는 내가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다”라며 “그리고 어머니가 항상 기도해주시고, 나도 기도하고. 안 그러면 살 수 가 없었다”고 했다.

김 작가는 “7년 동안 낡은 빌라를 구해서 자취를 하며, ‘작가 폐인’처럼 살았다”라며 “‘고시 폐인’과 ‘작가 폐인’은 ‘성공확률이 낮다’라는 것에는 똑같다. 그런데 자기가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가 되는 것이 사법고시 합격 확률보다 낮다”라고 했다.

# 이어지는 소설의 실패들

김 작가는 2번째 소설, ‘연적’에 이어 3번째 ‘고스트라이터즈’ 두 작품 다 흥행이 안 됐고, 영화판권도 다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한 시나리오를 팔아 2년간 소설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2년 동안 쓴 4번째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에 영감을 받은 ‘파우스터’라는 스릴러 소설로 400페이지에 달하며 2019년에 출간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그는 “그 때 많이 좌절했다. 왜냐면 내 돈 쓰고, 시간 쓰고, 이거 쓰다 목 디스크가 와서 2달 누워있었다. 몸상하고 돈도 나가고, 그래서 그 때 소설쓰는 것은 접기로 했다”라고 했다.

그는 “파우스터는 스릴러로 자극적이다. 100쪽마다 한 사람씩 사람이 죽어 나간다. 뒤에 반전도 어마어마하다. 정말 장르물로 독하게 썼다. 그런데 잘 안 됐다”고 했다.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 표지

# ‘불편한 편의점’의 집필 계기

김 작가는 “그 때쯤 갑자기 선배 중 한사람이 편의점을 차렸다. 이분은 접객에 어울리지 않는 분이다. 인상도 강하고, 평생 접객을 안 해봤다”라며 “‘손님들하고 멱살잡이 하는 거 아닌가’걱정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가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억지로 웃으면서”라며 “그래서 선배에게 말했다. ‘형이 하는 편의점은 불편할 줄 알았는데, 아주 편하고 좋다. 잘한다’라고 말하며 팔아주고 왔다”고 했다.

그는 “오다가 생각해 보니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말이 좀 재밌었다. 제목에 아이러니가 있다. 영어로 ‘Inconvenient Convenient store’이다. 제목이 궁금하고 재밌으면 작가는 써야한다”라며 “그런데 내가 ‘소설 안쓰기로 했지! 소설 쓰면 힘들어, 독자들에게 외면받아’라고 생각해서 않썼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다가 편의점에 뭔가 사러 가서 보면 자꾸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썼다”라며 “그런데 소설이 잘 안되서 두려움이 있었다. 그동안은 출판사랑 계약을 하고 썼는데, 이번엔 출판사와 계약하지 않고 썼다. 만약에 출판사를 찾지 못하면 인터넷 플랫폼에 연재하려고 했다”고 했다.

김 작가는 “불편한 편의점을 쓰면서 따듯한 이야기를 다시 써보자는 마음을 먹었다”라며 “‘파우스터’ 같이 독한 것도 좋고 그런것도 쓰고 싶지만, 망원동 브라더스 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따듯한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나 스스로도 너무 힘드니까 위로가 되는 사람들의 선의에 대한 이야기를 쓰자, 하나님의 섭리도 작품 속에 녹여내자’라는 마음으로 썼다”라며 “그런데 쓰면서 나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 계약을 하지 않고 쓰니까 이런 장점이 있더라. 그냥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썼다”고 했다.

이어 “소설을 쓰다가 코로나가 터졌다. 초기에는 코로나 테스트와 온도 측정도 계속 하고 마스크도 써야하고,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불편해졌다”라며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제목이 작품이 코로나 시기에 위로가 되는 플러스 요인이 생겼겠다’라는 생각은 했지만 책이 이렇게 잘 될지는 몰랐다”고 했다.

# 책의 성공과 결론

그는 “출판할 때, 출판사 대표님이랑 ‘망원동 브라더스’ 반만 팔자 그랬다. 출판한지 1달 지나서 만부를 넘겼다”라며 “‘밀리의 서재’(전자책)에서 소설 1위가 아니라 종합 1위를 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로 오프라인에서도 베스트에 올라가더니 계속 안 떨어졌다. 유명작가님 책이 나오면 잠깐 떨어졌다. 다시 몇 달 지나면 올라갔다. 2021년 말에 전 서점 종합 1위를 하고, YES ‘올 해의 책’ 중의 하나로 선정됐다”라며 “그리고 떨어질 줄 알았는데 올 해도 안 떨어지고, 1권 80만부 여름에 출간한 2권이 20만부 합해서 지 지난 주에 100만부가 됐다”고 했다.

김 작가는 고통스러운 7년에 대해 “하나님이 나를 꽉꽉 눌러서 키우신다. 한 번에 크게 안 주시고, 단련시키시는 것 같다”라며 “‘광야의 시간’은 인생의 ‘전공필수’”라고 했다.

이어 “이웃사랑이 예수님의 주된 말씀이다”라며 “인간의 선의에 대한 이야기다. 기독교 소설이 아님에도 일반인들도 이웃 사랑의 가치를 느끼는 책이 돼서, 많은 부담을 느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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