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니푸르주 콘사쿨 마을에서 납치된 뒤 살해된 남성 6명의 죽음을 애도하는 나가족 유족들의 모습
인도 마니푸르주 콘사쿨 마을에서 납치된 뒤 살해된 남성 6명의 죽음을 애도하는 나가족 유족들의 모습. ©Video screenshot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무장 단체에 인질로 억류되어 있던 기독교 목사 등 나가족 민간인 6명이 끝내 피살된 채 발견됐다고 6월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인도 마니푸르 폭력 사태가 발발한 지 5주가 지났음에도 유해는 아직 가족에게 인도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니푸르주 일대의 민족 및 종교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지역 내 치안이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

CDI는 이번 피살 사건은 지난 5월 13일 무장 괴한들이 침례교 목사 3명을 암살한 사건에 대한 보복성 납치극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마니푸르주는 비옥한 중앙 계곡 지대에 거주하며 정치적 실권을 쥔 힌두교계 메이테이족과 험준한 산악 지대에 거주하는 기독교계 나가족 및 쿠키조족으로 나뉘어 심각한 대립을 겪어왔다. 지난 2023년 5월부터 시작된 메이테이족과 쿠키조족 간의 무력 충돌로 300곳 이상의 교회가 불타는 등 기독교 박해와 민족 분쟁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나가족과 쿠키조족 사이에서도 올해 2월부터 긴장이 고조되었고, 5월 평화 회의에 참석했던 목사들의 피살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양측 무장 단체들의 무차별적인 보복 납치전이 벌어졌다.

종교계 중재 무색해진 참극 기독교 지도자 잇단 피살

CDI는 목사 3명이 피살된 직후 캉폭피와 세나파티 지역에서는 총 48명의 민간인이 무장 단체에 인질로 붙잡혔다고 밝혔다. 이 중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28명은 이틀 만에 풀려났으나, 콘사쿨 출신의 나가족 남성 6명과 세나파티 지역에 억류된 쿠키조족 민간인 14명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가 이어졌다. 실종된 나가족 남성 6명에는 레이마콩 침례교회의 마누 티우마이 목사와 켄피부 차왕 목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기독교 지도자들이 전면에 나섰다. 마니푸르 침례교 대회(MBC)와 아시아태평양 침례교 연맹(APBF) 등 주요 기독교 단체 대표단은 주총리와 각 민족 대표 기구를 연이어 방문하며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종교계의 지속적인 중재 노력 끝에 6월 9일 나가족 마을 수비대가 억류 중이던 14명의 쿠키조족 인질을 무사히 석방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10일 인도 보안군이 훼손된 6명의 나가족 시신을 발견하면서 사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지 종교 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시신을 훼손한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당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마니푸르 침례교 대회는 시신 훼손이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한 행위라고 규탄했고, 가톨릭계 역시 복수의 악순환 속에서 인류애가 상실되었다며 인도 마니푸르 유혈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인도 마니푸르 폭력 사태 확산 치안 병력 대거 투입

참혹한 결과를 마주한 나가족의 대표 기구 통합나가평의회(UNC)는 시신 인수를 거부하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이들은 인도 내무부 장관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쿠키조족 무장 단체인 KNF-P를 살해 배후로 지목하고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해당 단체 대표와 혼인 관계인 주 부총리의 해임을 촉구하며 정치적 쟁점으로 사태를 확대했다. 인도 연방 대테러 기관인 국가수사국(NIA)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나 아직 주동자는 체포되지 않았다.

인질 피살 사건 이후 지역 내 물리적 충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6월 중순 캉폭피와 캄종 일대에서 쿠키조족 민간인들이 연이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쿠키조족 시민단체들은 이를 나가족 무장 세력의 소행이라고 반발했다. 임팔의 대형 병원에서는 총상을 입고 이송된 쿠키조족 청년 3명의 신병을 인도하라며 메이테이족과 나가족 시위대가 이틀 연속 병원을 에워싸고 폭동을 일으켰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서는 등 극도의 혼란이 빚어졌다.

인도 마니푸르 폭력 사태의 악화로 치안 당국은 병력을 대거 투입해 무장 단체 소탕에 나섰다. 경찰과 보안군은 36시간에 걸친 합동 작전을 통해 다수 지역에 설치된 불법 벙커와 검문소 61곳을 철거하고 용의자들을 연행했다. 공식 통계로 217명이 사망하고 5만 8800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인도 마니푸르 유혈 사태는 3년째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종교 지도자들마저 폭력의 희생양이 되면서 지역 사회의 분열과 상흔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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