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선박이 8일 해상에서 북한에 인계됐다. 사진은 8일 오후 북측 선박이 인계되는 모습.
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온 오징어잡이 선박이 8일 해상에서 북한에 인계됐다. 사진은 8일 오후 북측 선박이 인계되는 모습. ©통일부

윤석열 대통령이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진상 규명을 시사한 가운데 해당 사건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면 우리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는데 북송시킨 것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좀 문제제기를 많이 했는데 한 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19년 11월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진상규명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탈북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우리 정부는 어민들을 포승줄로 묶고 안대를 씌워 강제 북송한 반헌법적 행태"라며 "정부가 극비리 강제 북송을 추진하려다 뒤늦게 사건 전모가 드러난 점 등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2019년에 발생했다. 한국으로 넘어온 북한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북측으로 강제 송환됐다. 이는 한국 정부 수립 후 북한 주민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최초 사례였다.

사건이 시작된 시점은 2019년 10월이었다. 17t 규모 오징어잡이 동력 목선에 선장 포함 북한 주민 19명이 승선했다. 어선은 함경북도 김책항을 출항해 동해 북쪽 수역에서 조업했다. 그러던 중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은 선원 3명이 공모해 선장과 동료 선원 등 모두 15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이들 3명은 오징어를 팔아 자강도로 도피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책항으로 돌아갔지만 하선한 1명이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그러자 나머지 2명은 어선을 타고 달아났고 동해 북방 한계선(NLL) 인근까지 남하했다.

10월31일부터 동해 NLL을 넘나든 어선은 11월2일 삼척 인근에서 우리 해군에 나포됐다. 붙잡힌 2명은 11월2~3일 정부 합동 정보 조사 기간 동안 서면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정부는 귀순 동기, 도피 행적,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북송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월5일 북한 측에 인원 추방과 선박 인계 입장을 통지했고 이튿날 북한 당국이 수용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2명은 11월7일 오후 3시10분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됐다. 해당 목선도 11월8일 오후 북측에 인계됐다.

이 사건은 한국 정부에 의한 강제송환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거주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정부는 강제송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해당 북한 주민 2명이 중대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만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상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북한이탈주민법 제9조 제1항을 근거로 들었다. 이 밖에 정부 관계자는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강제퇴거 조항을 준용해 북송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에 윤석열 정부가 이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시 사건을 둘러싼 쟁점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북송을 놓고 일각에서는 ▲그간 탈북민이 비보호대상이라고 해서 추방이나 강제송환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간첩이라도 추후 심경 변화가 생기는 등 귀순 의사를 표시하면 의사를 존중해왔다는 점 ▲살인 혐의가 있었다면 국내에서 조사 후 기소해 재판을 받게 했어야 한다는 점 ▲탈북민은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 ▲탈북민 강제송환이 반복되면 이는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는 심리적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 등 비판이 제기돼 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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