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은 원장
박상은 원장이 26일 군포제일교회에서 열린 ‘대한기독인 생명윤리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이 주최하고 성누가회가 주관, 본지가 후원한 ‘대한기독인 생명윤리 세미나’가 ‘한국 생명윤리의 과제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26일 오후 군포제일교회에서 열렸다.

본격 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 담임)는 “우리가 장애인이나 노인이나 태중에 있는 아기들까지 돌보면 그들이 우리에게 보상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하신다”며 “그렇게 선하게 심으면 다른 곳에서 열매를 맺는 것, 이것이 진리를 아는 사람들이 가지는 가치관”이라고 했다.

권 목사는 “우리의 헌신이 절대로 헛되지 않다는 걸 기억하면서, 오늘 ‘한국 생명윤리의 과제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명섭 원장(성누가회 대표, 한교연 생명윤리위원장)이 사회를 맡은 세미나에선 박상은 원장(안양 샘병원 미션원장,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공동대표)이 강연했다. 박 원장은 낙태, 결혼문화, 코로나19, 인간복제, 유전자조작 등 최근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생명윤리 주제들을 다루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생명윤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했다.

박 원장은 “‘인간의 생명은 인간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선물이다, 모든 영역에서 이 생명의 존엄성 지켜야 한다’는 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발표했던 생명존중선언문의 내용”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특히 “21세기 두 종류의 폭력이 있다. 하나는 과거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거시적 폭력이고, 다른 하나는 동전보다도 작은 인간(태아)에게 가해지는 것과 같은 미시적 폭력”이라며 ‘낙태’ 문제를 언급했다.

박 원장은 “우리가 거시적 폭력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낙태로 희생되는 인간의 생명이 무수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미시적 폭력에는 관심을 잘 갖지 않는다”며 “가장 안전해야 할 엄마의 자궁이 위험할 수 있는 곳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낙태죄가 입법 공백 상태인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이것이 한국 생명윤리의 현실인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헌법재판소(헌재)는 지난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심판 대상 조항은 △형법 제269조(낙태) 1항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와 △형법 제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1항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것이었다. 헌재는 입법부인 국회가 이 조항을 지난 2020년 연말까지 개정해야 한다고 했으나 끝내 기한을 넘겨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아직 이 법은 개정되지 않고 있다.

박 원장은 “알고 보면 낙태와 영아 살해, 아동학대가 다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무심코 낙태를 하는 것이 일상화 되다 보니까 생명에 대한 두려움과 존중감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유독 인간만 낙태를 한다”고 했다.

그는 낙태와 관련된 ‘생명의료윤리의 4대 원칙’으로 ①자율성 존중의 원칙 ②악행금지의 원칙 ③선행의 원칙 ④정의의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①에 대해서는 태아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가 기본적으로 부모가 아닌 태아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단지 부모는 태아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존재라는 것.

아울러 박 원장은 “우리가 아무리 많은 선을 행하고 생명을 살린다 할지라도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죽여선 안 된다는 것이 생명윤리의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기독인 생명윤리 세미나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오른쪽)가 강사인 박상은 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행동하는 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와 한국로잔위원회(의장 이재훈 목사)는 오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한결같은 주의 생명’이라는 주제로 ‘생명존중 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갖는다. 그리고 4월 3일에는 ‘생명주일예배’를 드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2회 째다.

박 원장에 따르면 예수님은 성탄절(12월 25일)에 태어나셨지만 배아로 잉태된 시점은 4월 1일이다. 박 원장은 “예수님은 작은 인간 배아의 모습으로 마리아의 태중에 성육신하셔서 이 땅에 오셨다”며 “그것은 인간 배아가 얼마나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박 원장과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목회자 등을 중심으로 4월 1일을 ‘생명의 날’로, 4월 첫 주일을 ‘생명주일’로 정해 지키기로 한 것이다.

이날 생명윤리 세미나에서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가 강사인 박상은 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세미나는 송 목사의 폐회기도로 모두 마쳤다.

대한기독인 생명윤리 세미나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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