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김대오 선교사
김대오 우크라이나 선교사 ©줌 캡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 세계선교부(대표회장 황양곤 목사)에서 파송받은 김대오 우크라이나 현지 선교사(우크라이나 현지선교회 회장)는 10일 오전 샬롬나비행동(대표회장 김영한 박사, 사무총장 소기천 교수)이 주최한 온라인 줌(ZOOM) 모임에서 현지 소식을 전했다.

9일(현지 시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부터 현재까지 총 1424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민간인 516명이 사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김 선교사는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우크라이나에서 11년 동안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김 선교사는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서 극적으로 탈출했지만,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현지인을 돕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온라인 모임에서 현지 상황을 전했다.

김 선교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는 오늘부터 향후 3일 내로 러시아로부터 전면 공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암살조 400명을 조직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에 요청한 무기 지원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현지인들과 선교사들이 현 사태를 놓고 기도하고 있다. 출애굽기에서 홍해가 갈라지듯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목숨 걸고 조국을 지키려 싸우고 있다”며 “현재 우크라이나의 얼어붙은 대지가 점점 진흙으로 변하면서 러시아 군대의 탱크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무기만 적절히 지원된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길 수 있는 판세로 전환됐다”고 했다.

또한 “조만간 러시아의 전체주의가 무너질 수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재 러시아 사람들은 자유를 굉장히 갈망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3국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같은 민족으로 서로를 생각해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를 믿으며 지난 1994년 부다페스트 조약을 통해 무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의 사태로 약속을 어기며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푸틴이 러시아에서 인기가 점점 떨어지니 이를 상쇄하려 우크라이나 침공을 빌미로 정치적 쇼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인 무리수라서 러시아에서도 푸틴에 대한 반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나님은 악한 자를 그대로 두지 않으신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신 냉전이 아닌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크림반도 병합사태 이후 6-7년 간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준전시 상황을 두고 현지 한국 선교사들은 정기모임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꾸준히 기도해왔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전쟁이 난다는 소식이 들리자 미국 선교사들은 전면 철수했으며, 한국 대사관도 교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하자, 한인 우크라이나 선교회는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선교사 가정의 어린이·자녀·여성들은 제 3국으로 대피시킬 것을 결의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죽이고 있다. 이에 민간인 대부분이 방공호에 숨어들어가 대피 중”이라며 “현지 언론 보도보다 더 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특히 체첸 출신 군인들은 길거리에서 쓸데없이 민간인을 향해 소총을 난사하고 있다. 이에 민간인들은 무서워서 방공호에 숨어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 NGO의 지원으로 의료·식료품 등 구호물자가 많이 쌓여 있는 폴란드 접경지역과 달리, 우크라이나 현지엔 식료품 등이 부족해 현지인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대도시에는 간헐적으로 식료품 등이 남이 있다. 하지만 외곽도시 상점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약탈한 뒤 폭파시켜 식료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폴란드를 통해 구호 물품이 우크라이나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러시아 군인들에 의해 막히고 있다고 한다. 현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식료품이나 물자들을 서로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며 “한국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은 별로 없으며 해외 NGO 단체들이 우크라이나에 구호물품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 선교사는 기도제목을 공유했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는 우크라이나에서 출발했지만 명목상 신자가 60% 정도를 차지하며 이들 대부분도 부활절 등 특별한 절기에만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인구의 2.5%에 불과한 개신교 신자들은 50-60년대 한국 개신교 분위기처럼 하나님을 순수하게 사랑하며 4-5시간 씩 예배를 드린다. 대체적으로 초대교회 모습을 띄며 여러 가정교회들이 연합해서 주일날 예배드리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마음이 가난해진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라며 “한국 우크라이나 선교회는 전쟁이 종식된 뒤 사영리 전도지를 대규모로 출력해 전도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하나님이 우크라이나를 제사장 국가로 사용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대한민국처럼 다른 나라를 공격한 적이 없는 대부분 착한 습성을 지닌 민족”이라며 “우크라이나의 교회가 바로 선다면 인본주의에 물든 유럽교회를 각성시켜 유럽 전역이 복음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무모한 전쟁으로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푸틴을 만져 주소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끝까지 사수하게 하소서 ▲우크라이나 본토에 남아 있는 95%의 사람들에게 식품과 의료품 등을 공급하여 주소서 ▲전쟁으로 인해 마음이 상한 자들을 위로하는 한국교회가 되게 하소서 ▲우크라이나 교회 성도들을 지켜주소서”를 기도제목으로 요청했다.

한편, 샬롬나비행동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위해 모금 300만원을 김대오 선교사에게 전달했다. 김영한 상임대표(숭실대 명예교수)는 “구소련이 탱크를 앞세워 6.25 한국 동란을 일으킨 김일성을 도운 악한 전쟁을 상기하면서, 러시아의 푸틴이 탱크를 앞세우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일을 비판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을 도운 형제의 나라다. 이 사실을 기억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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