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북한선교연구세미나 탈북민 목회자와 북한선교
사례비를 묻는 질문 ©예장통합 북한선교연구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 북한선교연구소가 1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탈북민 목회자와 북한선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9월 8일부터 11월 8일까지 탈북민 목회자 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탈북민 목회자의 29.3%는 사례비를 ‘거의 못 받는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은 사례비를 거의 받지 못한 셈이다. 이어 ‘100-150만원 미만’(24.4%), ‘50-100만원 미만’(22%), ‘50만원 미만’(14.6%), ‘150-200만원’(9.8%) 순으로 조사됐다. 각 응답 값의 중간 값을 추려낸 월평균 사례비는 64만 3천원으로 나타났다.

‘출석 성도 수’를 묻는 문항에 대해 ‘30명 이하’(36.6%), ‘31-50명’(26.8%), ‘51-100명’(19.5%) 순으로 대부분 출석 성도 100명 이하의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명 이상은 9.8%에 불과했다.

‘교회 재정 수입의 종류별 비율’에는 '헌금'(55.1%), 외부지원(39.3%), 기타 수입(5.6%) 순이었다. 앞으로 ‘현 상태가 유지될 시 교회 유지가 가능할지 걱정한 경험’에 대해 응답자의 53.7%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탈북민 목회자라는 이유로 받는 불이익’에 대해 응답자의 70.7%는 ‘없다’, 29.3%는 ‘있다’고 했다. 반대로 ‘탈북민 목회자라는 이유로 받는 이익’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65.9%는 ‘있다’, 34.1%는 ‘없다’고 했다.

총회 북한선교연구세미나 탈북민 목회자와 북한선교
탈북민 목회자라는 이유로 받는 이익과 불이익의 경험 ©예장통합 북한선교연구소

‘탈북민 목회자라는 이유로 받는 이익과 불이익의 경험’에 대해선 ‘관심과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다’(63.4%), ‘부족한 점도 이해 받을 수 있다’(51.2%) 등 긍정적인 답변도 있었으나 ‘남한 목회자들이 무시한다’(41.5%), ‘남한 성도들이 거리를 둔다’(39%), ‘교회로부터 청빙(목사, 전도사)이 되지 않았다’(36.6%), ‘목회자로 신뢰하지 않는다’(26.8%) 같은 부정적인 답변도 눈에 띄었다.

‘목회 훈련 과정에서 탈북민으로서 차별 및 어려움을 받은 여부’로 응답자의 68.6%는 '없다', 31.4%는 ‘있다’고 답했으나, ‘차별 및 어려움의 종류’에 대해 ‘전도사로 사역하고 싶어도 청빙을 받기 어려웠다’(62,5%)가 전체 응답 비율 가운데 제일로 높았다.

‘신학 공부할 때 장애 요인’에 대해선 ‘경제적 문제’(39.2%), ‘없었다’(33.3%), ‘탈북민으로서 목회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확신 부족’(13.7%)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무임 목회인 이유’를 물은 항목으로는 ‘마땅한 사역지가 없어서·청빙받지 못해서’(50%), ‘기타’(37.5%), ‘지금은 쉬고 싶어서’(12.5%)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탈북민 목회자의 81.8%는 본인 주도로 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척 방법에 대해선 ‘외부 지인, 교회, 기관의 재정 지원을 받아 개척했다’(31.7%), ‘특정 교회, 기관에서 교회를 개척했다’(14.6%) 순이었다. 반면 ‘외부 지원 없이 재정과 사람 모두 내가 해결해서 개척했다’는 17.1%에 불과했다.

‘탈북민 목회자로서 남한 출신 목회자와의 목회 조건에 대한 비교’와 관련해선 ‘비슷하다’(53.7%), ‘더 좋다’(24.4%), ‘더 나쁘다’(22%) 순으로 조사됐다. 이어 ‘목회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만족함’(56.1%), ‘약간 만족함’(24.4%), ‘보통’(14.6%), ‘별로 만족 못함’(2.4%)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선 응답자의 58.5%는 ‘없다’, 41.5%는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경우로는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 때’(47.1%), ‘재정적으로 힘들 때’(17.6%), ‘성도들이 목회 방침을 잘 따라 주지 않을 때’(11.8%), ‘교회가 성장하지 않을 때’(11.8%), ‘성도·주위에서 탈북 목회자라고 무시할 때’(5.9%) 순으로 조사됐다.

총회 북한선교연구세미나 탈북민 목회자와 북한선교
탈북민 성도와 남한 성도 간의 관계 ©예장통합 북한선교연구소

‘탈북민 목회시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응답자의 51.2%는 ‘헌신된 평신도 일꾼 부족’을 먼저 뽑았고, 이어 재정 부족(48.8%), 교회 공간 부족(24.4%) 순으로 나타났다. ‘탈북민 성도와 남한 성도 간의 관계’을 묻는 문항에 ‘서로 잘 어울린다’(59.1%), ‘보통이다’(36.4%),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4.5%) 순으로 드러났다.

‘목회 포기 의향’에 대해선 ‘아무리 힘들어도 목회를 포기하지 않겠다’(92.7%)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그 이유로 ‘목회는 소명으로 생각하므로’(86.8%), ‘성도들을 사랑하므로’(7.9%), ‘목회가 즐겁고 보람 있으므로’(2.6%) 순으로 조사됐다. ‘통일 이후 북한에서 목회할 의향’에 대해선 응답자의 95%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는 “탈북민 목회자 가운데 신학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고, 3분의 1은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도 경험했다”며 “차별의 내용으론 전도사로 사역하고 싶어도 청빙을 받기 어려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목회 훈련 자체가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학교에서 동료학생들이 잘 끼워주지 않는 느낌이나 교회에서 성도들이 무시하는 느낌을 받아서 교회 안에서조차 탈북민에 대한 편견이 여전함을 드러냈다”며 ”이런 상황은 목사 안수를 받더라도 기성 교회에 청빙 받지 못하는 현실로 이어진다“고 했다.

정 교수는 “탈북민 담임 목회자 가운데 절대 다수(81.8%)가 본인 주도로 개척을 했다고 응답한 것”이라며 “이것은 탈북민 목회자들에게 교회 개척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도 하지만, 기존 교회에 청빙 받기가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했다.

또한 “외부 지원이 없이 개척한 경우도 4분의 1 가까이 됐다. 담임 목회의 경우, 교인 수는 50명 이하가 83.8%로 절대다수 였다”며 “남한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의 경우, 응답자의 60% 가량이 ‘탈북민 성도와 남한 성도가 서로 잘 어울린다’고 답했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응답’은 4.5%에 불과해 이들 교회에서 작은 통일이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 ©기독일보 DB

그러면서 “탈북민들은 통일 후 남북한 주민간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끌 통일 역군이며 교회의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선교의 최첨병 역할을 할 것이기에 이들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탈북민 사역은 ‘작은 통일’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차원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사회통합의 문제는 정치·경제적 통합에 따른 부수족인 문제가 아니다. 즉 제도의 통합이 인간 통합을 자동적으로 보장하지 않기에, 사회통합의 문제를 통일 과정에서 독립된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그 영향력이 사회 영역 전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교회는 통일 후 남북한 사회구성원들의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규범 및 가치 체계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비기독교인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독교의 보편적 가치를 뽑아 성서의 원리를 토대로 한민족 전체를 묶을 공통의 의식을 만들어야 한다. 남북한 구성원들의 감성을 연결하는데 중요한 새로운 언어를 창조할 때 기독교는 하나의 시민 종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탈북민 성도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의 단순히 수혜자라는 인식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남한 주민들은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 우리 사회의 똑같은 구성원으로서 인정하며, 남북한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민주적인 대화를 통한 사회통합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탈북민 교회의 지원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단순한 시혜성 베풂이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는 협력의 관계가 돼야 한다”며 “또한 이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규범을 갖고 사회생활을 영위하며 한반도 통일과 북한선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탈북민 교회를 섬기고 있는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바르게 양육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남한 목회자들과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탈북민 목회자의 특성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여겨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출신 배경이 다양한 탈북민 목회자들 가운데 좋은 능력을 갖춘 이들이 있기에, 이들을 편견 없이 대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탈북민 목회자 지원을 개교회의 책임으로만 돌리지 말고 교단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1부 개회예배와 2부 세미나 순서로 진행됐으며 1부는 이순창 목사(부총회장, 연신교회)의 설교, 이어진 2부에선 라종빈 목사(예장통합 북한선교연구소 서기이사)의 사회, 박원호 목사(예장통합 북한선교연구소 소장, 전 실천신대 총장)의 논찬, 정형신 목사(뉴비전교회), 박광일 목사(아름다운꿈의교회)의 토론, 최태협 목사(예장통합 북한선교연구소 이사장)의 정책 제안 순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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