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교기념 아펜젤러 학술대회
제1회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교기념 아펜젤러 학술대회가 진행되는 모습 ©노형구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이후정 교수, 이하 감신대)가 6일 오후 감신대 웨슬리채플 제1세미나실에서 제1회 개교기념 아펜젤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1887년 한국기독교 최초로 신학교육을 시작한 감리교신학대학교는 개교 134주년을 맞이하여 제1회 아펜젤러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인 최초로 안수를 받은 김창식·김기범 목사의 120주년을 기념하고, 오늘날 한국교회 목사의 정체성과 미래 목자상을 성찰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했다.

이어 “이 땅에 ‘자유와 빛’을 전하고자 소망했던 아펜젤러의 꿈이 한국인 목사 안수를 통해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루는 중요 전기가 됐다”며 “한국기독교의 초기 신학교육과 목회자 양성은 교회와 더불어 민족을 섬기는 지도자 양성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이날 개회예배와 첫 번째 주제강연인 '한국 최초 목사안수 120주년 기념' 시간에 이어 두 번째 주제강연인 ‘미래 목자상’ 시간에는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담임),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담임)가 강연했다.

제1회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교기념 아펜젤러 학술대회
유기성 목사가 영상을 통해 강연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먼저 영상으로 발표한 유기성 목사는 ‘목사란 누구인가?-목사의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세속적 영역에서 모든 신자가 제사장직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제사장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신자들을 준비시키고 훈련하며 안내하는 목사라는 제사장 직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목사는 신자들의 제사장적 역할을 북돋워주고 유지시켜 주기 위해 세움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활동영역을 교회에만 가두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농사짓고, 공부하고, 설거지하는 모든 것이 예배이니 교회의 예배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잘못”이라며 “일상이 예배가 되기 위해 구별된 예배는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아래 10가지를 소개했다.

▲보이지 않으시는 예수님이 보이는 분처럼 되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으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교인들을 볼 때 예수님이 함께 보이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돈 보다 예수님이 더 좋으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예수님의 칭찬을 듣기에 사람들의 칭찬이나 명예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염려하고 근심하지 않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가난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부유함이 두려워졌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괴롭히는 사람, 가시 같은 사람들도 오직 사랑만 하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목회 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하게 되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은퇴할 때, 아무 미련이 없이 교회를 떠날 수 있게 되었다면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유 목사는 “목사는 성도가 더 귀하고 복된 이름임을 알아야 한다. 목회도 큰 교회 목사에게서 배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이와 반대로 했기에) 한국교회가 성경과 너무나 다른 교회가 된 것”이라며 “목회를 성경에서 배워야 하고 예수님이 이끄시는 대로 해야 한다. 목사는 자신이 그리스도를 위해 사역하는 게 아닌,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통해 일하심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목사는 말로만 설교하지 말고 말씀을 살아내야 한다. 목사가 예수님과 함께 죽고 살면 사람이 변하는 기적, 교회가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난다. 이것이 주의 종인 목사에게 주시는 최고의 상급”이라며 “설교자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전하는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그에게 화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대부분의 목사들이 존경받고 대접받고 성공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우리를 향한 주님의 부름은 그렇지 않다.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가 어려우면 ‘힘들다, 어렵다, 답답하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목회 환경이 어려운 게 아니라 마음이 변한 것이다. 목사 안수 받을 때도 '십자가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결단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울고 기도하고 결단해야 했었지 않은가? 그래서 부모나 형제나 교인들이 ‘정말 그 길을 갈거니’하고 묻고 또 물었지 않은가?”라며 “구레네 시몬은 억지로 십자가를 졌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결단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름이 맞다면 힘들고 어려운 형편은 괴로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며 “많은 목회자가 목회가 힘들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금식하고 기도하고, 교회가 평안하고 성장하면 느긋해하고 기뻐한다. (그러나) 반대로 해야 한다. 힘들면 당연한 일이다. 성공하고 편안하면 오히려 두렵고 떨려야 한다”고 했다.

유 목사는 “이런 자세를 지키면 목회 잘한다는 말을 듣고 교인들이 다 좋아한다”며 “현재 한국교회의 목회 환경은 힘든 게 아니라 황송할 정도로 편하고 좋은 것이다. 한국교회 목사가 힘들면 북한 지하교회 지도자들은 무엇이라 말해야 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나 “목사도 사람인데 어찌 주리고 헐벗고 매 맞으며 살 집도 없고 모욕당하고 박해받고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어 살 수 있다는 말인가? 목사에게도 낙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목사에게는 아무리 비참한 형편에서도 기뻐하고 기뻐할 이유가 있다”며 “그래서 사도 바울은 자기에게 유익하던 모든 것을 해로 여기고 배설물처럼 버렸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상의 유익과 비교할 수 없이 큰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주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알고 친밀히 동행하는 것”이라며 “목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요 주님과 동행하는 것이다. 반드시 이 눈이 뜨여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알지 못하고, 연합하지 못하니 목회 성공을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목회가 목적이 되면 교회가 성장해도, 성장하지 않아도 다 무너진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 7:22~23)는 말씀에 따르면, 큰 능력을 행하는 자가 불법을 행하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목사에게 필요한 것은 큰 능력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불법을 행하지 않는 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제1회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교기념 아펜젤러 학술대회
지형은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이어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담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가 ‘목사란 누구인가?- 뉴노멀 시대의 목사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지 목사는 “‘목사란 누구인가?’라는 주제의 논의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크게 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각 시대와 상황에 따라 나름의 과제가 있고, 이에 관한 목사직의 본질적 내용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 목사는 “요한복음 21장 15-17절, 마태복음 28장 18절~20절은 목사직의 중심 본문이며,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양을 먹이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고, 말씀이 삶이 되게 하는 것”이라며 “말씀이 삶이 되게 하는 일은 목사 직무의 심장이다. 이를 위해선 목사직을 맡은 사람들이 먼저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깨달으며 그 깨달음대로 사는 것을 요청받는다”고 했다.

그는 “디모데전서 4장 5절의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는 것이 말씀 묵상의 본질”이라며 “목사직을 맡은 이들에겐 이러한 말씀 묵상은 직무의 전제 조건이다. 자신이 목사이기 전,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말씀을 묵상하는 게 필요하다. 말씀이 삶이 되는 거룩한 운동을 위해 하나님께서 목사의 직무를 제정하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사명을 수행하는 영역은 근본적으로 온 세상이다.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은 존재하는 모든 영역에서 일하신다. 목사의 직무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로 사회·역사적 지평”이라며 “구한말 기독교 신앙은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었다. 장로교든 감리교든 오직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조선의 민초들에게 전해져 구원받고, 한반도에 주님의 뜻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고도성장 이후 교단과 교회라는 특정 집단의 세력 확장에 매몰된 나머지,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버렸다. 즉 한국 사회의 가치와 정신문화를 이끌어갈 힘을 잃어버린 것”이라며 “사도행전의 교회들은 양적 성장보다도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타자를 위한 존재였다. 교회 공동체는 이 사명을 위한 과정적 존재”라고 했다.

지 목사는 “이 시대는 보수와 진보와의 갈등이 심각하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의 목사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체 및 세계의 역사적 흐름 안에서 목사직을 담당해야 한다”며 “이는 보수·진보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성경 말씀에 기초해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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