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오바고 실천신학 콜로키움 10주년 시즌 1 조성돈 교수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 ©기독일보DB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 신학위원회가 26~27일 2일간 오후 7시 30분 ‘교회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라는 주제로 NCCK 신학위원회 교회론 심포지엄을 온라인 줌으로 개최했다. 27일에는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목회사회학)가 ‘코로나19 이후의 교회-교회 갱신의 관점에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조 교수는 “전통적으로 전염병과 같은 큰 위기가 닥치면 종교는 부흥했다. 죽음 앞에서 종교를 찾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고,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병에 걸렸다면 나음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 이후에 닥칠 심판과 천국행을 위해서 사람들은 교회로 나아왔다”며 “그런데 금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종교를 외면했다. 심지어 교회가 전염병의 온상지인 것처럼 인식이 되고, 감염의 통로로 여겨졌다. 이로써 교회는 사회에서 외면 당했고, 손가락질 당했다. 이것은 역사를 살펴볼 때 아주 특이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 가져온 사회변동 가운데서 한국교회는 기회가 아니라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수세적인 입장에서 점점 사회와 대립되는, 거기에 더해서 고립되어지는 형태가 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위치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방역당국이나 현 정부에 의해서 이때에 탄압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대응태세나, 이 사회가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자기 자리를 지키려 하는 기득권의 수세적 입장을 보게 된다. 즉 이때에 헌신적 희생이나 가진 것을 내려놓는 비움이 아니라 지키려는 입장이라면 분명 우리가 이 사회의 기득권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사를 살펴볼 때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 갱신은 회당제, 바울의 디아스포라 교회, 그리고 종교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갱신의 중요한 공통점은 회중이었다”며 “회당은 제사장 중심의 종교를 모든 유대인이 참여할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다. 바울의 디아스포라 교회는 유대의 관습을 깨어버리고 그 당시 모든 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종교개혁은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사제들에게서 신자들에게 교회를 돌려준 놀라운 일이었다. 오늘날도 갱신의 핵심은 평신도 중심의 교회로 돌이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교인들은 마치 썰물처럼 교회를 빠져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층의 교회 이탈은 무서울 정도이다. 젊은 층이라고 해서 10대나 20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세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붙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젊은 층이라고 하는 것은 40대까지이다. 좀 더 넓게 보면 50대까지도 많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들이 교회에서 버티지 못하고 교회에서 도망가고 있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나는 이들이 교회에 붙어 있는 것이 신기해 보인다. 그렇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면서도 교회라는 조직에 붙어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의 교회구조를 바꾸어, 교회당 밖의 교회를 구축해야 한다. 주일 11시 예배당에서 모이는 이들만을 교인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교회당 밖에서 배회하고 있는 성도들도 신앙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20%를 넘어가는 불출석 교인들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그리고 세상에서 도피성을 마련하지 못하면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을 잃어갈 것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주일예배의 틀을 벗어나는 실험을 마친 이들이 얼마나 더 빠르게 교회를 빠져나갈지는 상상을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그렇다면 이제 이들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의 형태는 소위 이야기하는 파라처치, 성경공부동아리, 기독교인의 친목모임, 봉사단체, 독서모임 등을 포함한다. 더 나아가서는 온라인 상의 모임들, 줌(Zoom)과 같은 도구를 통한 닫힌 모임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공개된 모임까지를 포함한 형태들”이라며 “즉 주일설교로 매인 교인이 아니라 ‘믿는 이들의 공동체’, ‘성도의 교제’, ‘communio sanctorum’으로서의 교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성도들 스스로가 교회를 이루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그 동안 교회구조의 갱신을 이야기하면 보통 목회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들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요즘 교회구조의 갱신을 이야기한다면 목회자들의 기득권 포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물론 교회 현장에서 목회자의 권한이 막강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들도 심각하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목회자만의 문제만 아니라 장로를 포함한 성도들의 리더십도 문제다. 목회자들의 권한이 축소되면서, 그 빈자리가 성도들의 리더십으로 채워졌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의미에서 목사, 장로로 대표할 수 있는 당회 제도를 갱신해야 한다. 요즘처럼 30대 당대표, 40살의 대통령, 30~40대의 대기업 대표 등이 쏟아지고 있는 때에 60~70대가 교회 리더십을 독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이미 사회에서는 40대 후반만 돼도 회사에서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데, 교회에 오면 아이 취급을 당하는 현실은 말도 안 된다”며 “시대를 쫓아간다면 이제 교회 리더십의 나이를 낮추어야 한다. 적어도 교회 리더십의 써클 안에 30대와 40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젊은 층에 친화적인 교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의 교단 중심 교회구조를 포기해야 한다”며 “교인들에게 시험거리만 제공하고, 교회를 돕기보다는 통제하려고만 하는 현재의 교단은 자신들의 역할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며 “온라인 공간 안으로 교회가 깊숙이 들어가면서, 이제 기존 체제는 약화 되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는 목회자라는 구별된 자격도 의미가 없어졌다. 누구라도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조회 수로서 자격을 증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곳에서 현재의 교단구조가 어느 때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교회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지역교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리더십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을 탈피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의사결정 구조뿐만 아니라 가치관에서도 교회가 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리고 교단 중심의 교회구조 역시 조정이 되어야 한다. 점점 통제력을 잃어가는 교단체제가 오늘날 한국교회에 어떤 선한 것을 마련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요즘 한국교회에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교회병합”이라며 “부동산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교회들이 코로나 상황에서 버티지를 못하고 부동산을 중심으로 병합을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양태가 나타나는데, 먼저는 중형교회가 성장하는 공동체와 교회를 병합하는 형태이며, 둘째는 작은교회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교회 대신 교회병합으로 가는 것인데, 이는 작은교회들의 병합이나 작은교회가 큰 교회로 흡수병합되는 형태이다. 그리고 셋째는 병합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공동의 공간을 사용하는 플랫폼 형태의 교회구성”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한국교회는 기존의 부동산 중심의 교회를 벗어나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이라는 특수한 형편에서 더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은 벌써 이전에 시작되었다. 더군다나 온라인으로 전환 되면서 건물은 더 의미가 없어졌다. 가상공간까지 포함한다면 이제 건물을 세우고, 그곳을 채우던 목회는 지나간 과거가 되고 말았다. 어떤 의미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부동산이 아니라 공동체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교회가 맞이하고 있는 위기를 직시하면, 이제 갱신은 생존의 문제”라며 “어쩌면 기존에 우리가 바른 교회를 위한 갱신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갱신하지 못한다면 살아남을 수도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에 기반 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은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이를 사회변동이라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더 크게 문명의 전환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 역시 커다란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중요한 점은 그 변화가 교회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서 변화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맞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교회는 상당히 유연해져야 하고, 시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풍조에 떠밀려 다녀서는 안 된다. 이런 쉽지 않은 전환점에서 순간순간이 주님의 도움으로 선한 선택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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