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무이파(MUIFA)'가 당초 예상과 달리 8일 오전 수도권에 바짝 다가오면서 시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서울 시내에서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 수해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서는 열흘 만에 재난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달 산사태로 10명 넘는 인명피해가 난 우면산 일대 주민들은 태풍 영향으로 이날 새벽 중 시작된 비바람에 잠을 설쳤다.

서울 서초구 방배래미안아트힐 아파트 곽창호(55) 자치회장은 "지난번 폭우와 산사태로 우면산의 지반이 약해졌는데 다시 비바람이 몰아치니 산사태가 재발할 것 같아 걱정"이라며 "구청은 지난번에 그 난리가 났는데도 태풍을 맞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산사태로 5명의 사망자를 낸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 주민들도 굵어지는 빗방울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산사태 전문가이자 전원마을 주민인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날 오전 "지금 뉴스를 지켜보며 긴장하고 있다"며 "지반이 채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물을 퍼부으면 2차 산사태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9월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의 위력을 실감했던 주민들은 태풍 `무이파'의 북상에 긴장하고 있다.
 

도로까지 날아온 판넬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광주ㆍ전남지방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7일 오후 광주 북구 풍향의 한 거리에 강풍으로 떨어진 판넬이 도로까지 날아와 차량 운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2011. 8. 7 areum@yna.co.kr


숙명여대에 다니는 정모(20.여)씨는 "작년 태풍 때 학교 대강당 지붕이 부서져 학생들이 실기수업을 못해 불편을 겪었다"며 "복구한지 얼마 안됐는데 또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노후 주택 900여가구가 몰려 있어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 8일 오전 중계본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비닐이나 천막으로 덮어 놓은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거나 낡은 주택 외벽이 붕괴될까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계본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아직 큰 피해는 없지만 주민들이 걱정이 많다"며 "바람이 심하게 불면 지붕이 날아갈 것 같은 집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하루 2~3번 하던 순찰을 4~5번으로 늘리고 사고 발생시 바로 연락이 되도록 주민 비상연락망을 강화하는 등 대비 조치를 하고 있지만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며 "재개발 예정지역이라 대대적으로 수리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남구 개포동에선 강풍에 흔들린 가로수가 전봇대를 건드려 4천여가구가 한시간 가까이 정전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서울시내 대부분 지역에서는 강풍과 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제9호 태풍 '무이파'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인천 강화도 서쪽 240㎞ 해상에서 시속 28㎞로 북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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