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명절 설날을 맞이해 한국사회는 남북한과 세계의 고통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설날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민족공동체 섬김의 빛이 되어야 한다.

김영한 목사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상임회장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 DB

올해 2월 12일은 음력 1월 1일로서 한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이자 설날이다. 한 때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격하되기도 했지만, 이젠 민족의 대표적 명절로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 많은 이들의 위로가 되고 있다. 한민족의 고유한 효(孝), 예의(禮儀), 정(情)을 확인하는 이날을 맞이했음에도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의 문제, 정치권에서의 심각한 갈등, 정인이 사건 등과 같은 범죄,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끼리의 극단적 대립 및 혐오 등으로 본래의 뜻을 떠올리기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 올 설 명절에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가족이 모이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마음만은 민족공동체의 설의 근본정신을 살려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소망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이러한 의미에서 샬롬나비는 적극적인 정부, 사회, 교회의 반성과 적절한 대응을 요청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정부, 사회, 그리고 교회에 천명하고자 한다.

1. 한국사회 구성원은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의 어려움에 대한 공동체적 해결에 단합해야 한다.

설날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및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는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 문제해결에도 함께 동참하여야 한다. 설날을 맞이한 이때,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위기에 봉착되어 있다. 현대 이후로 한 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는 집단 감염과 사망을 통해 인류는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문제와 갈등의 극단을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에게 설날은 전통적으로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 및 친척들과 모임을 가짐으로써 공동체적 단결과 문제의 해결을 이루던 기회였다. 이에 이번 설날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우리의 시대를 돌아보고 그럼으로써 우리 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성 확립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식을 가지고 대한민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및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는 소상공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하며, 포퓰리즘적인 보편적 재정지원보다는 실제로 중요한 부분에 선별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효과적 복지정책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과 공조 역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설날은 한국인 및 동아시아에게는 전통문화이면서 새해를 의미한다. 이와 동시에 한 해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본다면 전 세계 역시 동일한 명절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과 감사를 가지고 대한민국은 단순히 K-방역의 실행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방역에 뒤쳐져 있는 다른 국가들은 없는지 살펴보고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봉사와 희생의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전 세계 모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구원받은 자들이며, 특별히 한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통해 받았던 100여 년간의 기독교 선교와 서방국가의 원조를 통해 다시 일어나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나라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현재 누리는 모든 것들은 일차적으로는 기독교로부터 받은 것이며, 이차적으로는 기독교라는 이름을 통해 전 세계의 많은 나라가 희생한 결과이다. 이러한 통찰을 통해 대한민국은 늘 역사적 빚을 지고 있음을 기억함으로써 혼자만 잘 먹고 안전하게 사는 경제와 방역이 아닌 전 세계의 모두가 함께 잘 먹고 안전하게 사는 경제와 방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2.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북한 동포들을 향하여 한민족 운명공동체 사고를 가져야 한다.

설날을 맞이하여 한국사회와 그 구성원들은 열린 사고와 개방적 태도를 가지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남북한 통일을 이루어나가길 촉구한다. 서방 국가들의 선교와 원조로 다시 일어난 대한민국은 그 현대사 안에서 많은 어려움을 민족공동체 안에서 함께 겪고 극복해왔다. 일제강점기의 비극, 6.25 전쟁의 잔혹함과 더불어 근대화 시기의 정치적 갈등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둘로 가르고 서로에게 극한의 폭력을 가하는 또 다른 분열의 시대로 몰아넣었다. 이 분열의 시대 안에서 우리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음으로써 많은 가족들이 길거리로 쫓겨나는 대공황의 시간을 겪었고, 세월호 사건 안에서 이유도 모르게 죽어간 아이들을 목도했으며, 국정농단을 당한 대통령이 국민의 시위로 쫓겨나는 부끄러운 사건까지 경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을 통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대한민국 정치계는 여전히 진보의 “내로남불의 권력욕”과 보수의 “이기적 무능력”에 빠진 채 국민사이를 분리시키고, 청년과 어린이들의 희망마저 산산이 부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남북한의 관계는 정치적 이념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역대 정부들의 대북정책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눈치를 보거나 허황된 복수의 주장을 함으로써 깨어진 상태이다.

이 갈등의 시점에서 우리는 설날이 가진 한민족 정체성의 확인과 공동체적 단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떠올려야 한다. 한민족은 수 천 년 역사를 함께 해온 운명공동체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자유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념이 있기 전부터 삶과 죽음을 함께 겪어온 한민족의 후손이며, 다양한 민족적 존폐의 위기에서 분열보다는 통합을 통해 그 위기를 극복해왔던 공동체이다. 지금 이 어려운 시점에서 통합하지 못하고 극단적 이념갈등에 매몰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 또한, 이 갈등의 문제는 단순히 이념적 갈등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념을 넘어 경제적 수준에 의한 갈등, 남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지위고하에 의한 갈등 등은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과 비난을 결과로 갖게 될 불씨가 되고 있다.

3. 설이 주는 나, 너, 우리 모두가 중요한 운명 및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을 각성하자.

하나님께서 창조주라는 사실, 우리가 원죄를 지고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 등의 기독교적 가르침은 우리 안의 이 갈등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우리는 피조물이며, 죽을 수밖에 없고, 또한 이러한 문제를 우리 마음대로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기가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다른 이들의 가치를 무시하며, 약육강식의 폭력을 당연시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 내의 갈등들은 결국 이러한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의해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늘 다른 이들의 희생과 인정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전부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폭력을 가할 때 그것은 자체로도 잘못된 것이지만 동시에 나에게 되돌아와 나를 해치게 될 무기가 된다. 설날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운명공동체에게 천명한다. 자기 자신이 유한하며, 그래서 모든 것을 알 수도 없고 또한 그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하며, 이러한 공동의 삶은 “나만이 정답이다” 혹은 “나만이 소중하다”라는 폭력적 주장이 아니라 내가 소중한 만큼 내 앞의 ‘너’도 소중하며, 나아가 공동체 내 개개인 모두가 소중하다는 희생과 인정의 정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금 폭력을 통해 자신의 의견과 자신의 이념만을 내세우고 있다면, 그것을 멈추고 내 앞에 있는 ‘너’, ‘우리’, 그리고 ‘모든 생명’의 목소리와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이렇게 할 때에만 2021년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은 새로운 회복의 시작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4.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힘을 단합하여 오늘날 당한 지구촌의 코로나 대재난을 극복하자.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삶 모든 것들이 나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으로 창조되었고, 또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모든 피조물들의 희생을 통해 유지되고 있음을 고백하는 자들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세상을 창조하고 유지하며 구원하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법칙임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고백한다. 이제 우리는 2021년 새해를 다시 한 번 시작하는 한민족의 명절 설날에 이 사명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또한, 전 세계적 문제에도 함께 협력하여 나아가야 한다. 또한, 한국사회와 구성원들은 분열된 사회와 분열된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한 열린 사고와 개방적 태도를 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통해 잘못된 부분은 목숨을 걸고 비판하되, 그 결과에는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여 공동체 전체가 화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며, 동시에 2021년 설날을 맞이하여 한국사회와 대한민국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5. 설날을 맞이하여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하면서 정부와 사회에 잘못된 부분은 비판하되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 및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겪으면서 작년 2020년은 한국교회에게 큰 위기와 비판의 시기였다.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기독교와 교회의 이름을 도용한 이만희의 신천지 이단이 방역정책에 제대로 따르지 않음으로써 오해를 받았으며, 그 이후에는 몇몇 보수적 교회들의 지나친 정치적 색깔론 발언과 방역정책에 대한 저항 때문에 한국교회는 대한민국 사회 안에서 지탄을 받는 처지가 되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관련하여 우리는 이 현상을 단순한 이단의 잘못이나 혹은 몇몇 보수적 교회의 아집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는 교회가 스스로 행해야 하는 사명의 망각이 함께 놓여 있다.

6. 한국교회는 지나친 개교회주의를 자제하고 한국교회의 연대성을 중시해야 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이며,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벗어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비판을 시행해야 했지만 한국교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예수께서는 모든 이들과 생명을 사랑하셨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예배를 방해하는 이들에게 분명한 비판을 행하셨다. 마가복음 11장 16~18절에서 예수께서는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며 [...]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라고 분명히 꾸짖으신다. 그리고 이 비판의 행동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다. 한국교회 역시도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비판해야 한다. 이단들이 함부로 교회의 이름으로 사기를 치는 것에 대하여, 정부가 방역을 핑계로 교회의 예배를 금지하고 경제적 약자들의 생계를 돌보지 않는 것, 그리고 교회 안에서 지나친 정치적 색깔론 발언으로 모든 이슈를 정치화하면서 성도들을 방패막이로 삼았던 것 모두 한국교회가 분명하게 비판하고 막아야 했던 일들이었다.

7. 한국교회는 조건 없는 주님의 사랑으로 큰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

교회는 분명한 비판을 행하되 예수 그리스도의 조건 없는 사랑을 보다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사랑이며, 그분은 이 사랑을 위해 자기를 비워 인간이 되시고 또한 자기를 십자가에 내어주어 구원을 이루셨다. 우리 역시 잘못된 사항들은 비판하고 미워하되 그 결과에 있어서는 조건 없는 사랑으로 더 큰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 이단에 빠진 자들은 사기꾼들에 의해 당한 피해자들이며, 경제적 약자들은 사회적, 경제적 시스템의 문제로 힘들게 사는 피해자들이고, 또한 교회의 지나친 색깔론 발언 때문에 기독교를 비난하는 사람들 역시 우리의 무관심으로 교회를 떠난 불쌍한 자들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성령님의 돌보심이 모두 조건 없는 사랑을 통해 이루어짐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만큼 내 앞에 있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며 사랑으로 품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곧 주변의 소외된 자들을 돌보라는 오래된 교회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것이며 나아가 공멸의 위기에 놓인 모든 생명들을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지라는 시대적 정신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8. 한국교회는 교향 교회에 감사헌금과 선물을 보내고 인터넷으로 격려하고 비대면 교제를 나누자.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으로 매해 명절에 하고 있는 고향 교회 방문 캠페인은 상황적인 문제와 상관 없이 ‘공교회성 회복운동’의 일환이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중요한 운동이다. 한국교회 모두가 매년 설날과 추석에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선한 청지기 의식의 고양이며, 어려운 농어촌교회에 대한 관심의 증폭효과도 있다. 도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은 그래도 다른 일을 찾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농어촌 목회자의 경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섬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주보에 고향 교회에 대한 관심과 사랑 동참을 광고하고, 취지를 설명하는 한편 직접 방문보다 SNS를 통한 ‘사랑 나눔’ 그리고 카톡 등으로 커피 한 잔(쿠폰) 보내기, 감사헌금과 선물을 보내 드리자.

2021년 2월 8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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