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
김선일 교수 ©유튜브 영상 캡쳐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최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코로나 시대의 소그룹 사역’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21세기 들어서 교회의 중요하고 전망 있는 사역 형태로 소그룹이 부상했다. 그러나 현재의 팬데믹 방역 정책은 교회의 대면 예배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 예배 외의 다른 모임들을 더욱 규제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물리적 거리를 두고 드리는 예배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용인하지만, 사람들이 더욱 밀착할 수 있는 소모임은 위험한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상 교회는 공예배 외에도 성경공부, 기도회, 부서별 모임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소그룹들을 통해서 양육과 친교의 필요를 충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모임 규제는 사역의 활성화 측면에서 상당한 난관을 겪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온라인을 통한 모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인간의 본질적 욕구인 관계와 만남을 대체하기에는 미약하다. 비대면이 교육과 정보제공에서는 매우 유용하지만,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오감 동원이 매우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 상황의 변화는 비록 코로나로 인해 증폭되긴 했지만, 이미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존재하던 흐름이었다는 것”이라며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 등의 비대면 기술은 코로나 이전부터 증가세에 있었고, 코로나는 그것을 훨씬 앞당기고 보편화시켰다. 온라인 기술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전부터 인간의 관계와 공동체에 대한 거대한 변화의 조짐들이 일어났다. 교회는 전통적인 관계와 공동체에 익숙했을 뿐, 코로나 이전부터 사회 곳곳에서 인간의 관계 맺는 양상은 변화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로운 변화가 공동체를 버리고 개인주의로 도피하는 것은 아니”라며 “가족과 관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본질적이고 생래적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새로운 형태의 관계와 공동체를 찾고 있다. 어느 한 집단에 귀속되어 단일한 자아 정체성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집단에 다양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소속되는 것이 더욱 편하다”고 했다.

이어 “유목민주의라 불리는 ‘노마디즘’ 시대에는 개인의 정체성이 단일하지 않고 상황과 시간에 따라 다원화된다”(김난도 외, 198)며 “혈연, 학연, 지연에 의해서 형성되는 태생적인 소속감은 힘을 잃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의무감 없는 느슨한 연대가 많은 모임들의 성격이 된다. 가족, 회사, 종교는 전통적으로 끈끈한 연대를 기반으로 유지되어왔는데, 이제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가족의 다변화, 회사의 수평적 관계 등이 새로운 변화라면 교회도 이러한 문화적 변화를 ‘일정 부분’ 이해하고 수용하며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를 탐구해야 할 시점이 왔다. 우리 사회의 관계 문화가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넘어가면서 종교의 힘이 퇴색한다는 진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물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예수께서는 사람들과 어떠한 식으로 공동체를 이루셨는가”라며 “예수께서는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소그룹 공동체로만 대하지 않으셨다. 오늘날 교회 소그룹의 상징적 규모인 열 두 제자가 있었지만 그들만이 예수님의 제자는 아니었다. 전도를 위해 파송하신 제자들은 사회적 공간의 규모를 약간 상회하는 칠십인이었다(눅10:1). 오순절에 모인 제자들의 수는 공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일백 이십인(행1:15)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예수께서는 종종 중대사가 있을 때에는 베드로, 요한, 야고보만을 데리고 친밀 공간을 만들기도 하셨다”고 했다.

더불어 “예수님은 제자들과 동고동락하시며 그들을 훈련시키셨고 우리와도 늘 함께 있으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마28:20), 그것이 꼭 외형적, 신체적 근접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백부장의 종을 고치실 때는, (누가복음의 기록에 의하면) 아픈 종 뿐 아니라 심지어 백부장도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스라엘에서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했다고 극찬하시며 그의 종을 고쳐주셨다.(눅7:1~10 누가는 유대인의 장로들과 백부장의 벗들이 와서 예수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묘사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의 상황은 교회들로 하여금 그간 익숙했던 대면 중심의 사역 방식에 혼란과 당혹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교회 소그룹과 공동체 사역을 다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구성원들의 가벼운 친교와 양육은(현재도 많은 교회들이 하는 것처럼) 상당부분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개발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정보와 지식을 나누는 것이 모임의 주된 목적이라면 온라인이(때로는 오프라인과 결합할 때)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비대면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적인 대면을 여전히 갈망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데 젊은 세대일수록 외부에 의해서 배치되고,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모임에 대해서는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선호할 것이다. 따라서 5~6인 이하의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마이크로 소그룹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내가 적정 소모임의 규모를 6인 이하로 구상하는 것은 경험적 근거도 있지만, 일반적인 독서 소모임에서 상호 교류의 역동성을 위해서는 6인 이하가 적합하다는 진술에 기인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모임의 주제와 구성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여러 다양한 소모임들이 생겨나도록 리더들을 양성하고. 모임을 장려하며 후원하는 역할을 맡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게 좋을 듯싶다”며 “정리하면, 교육이나 양육중심의 소그룹은 온라인 중심의 사회적 공간으로 전환하고, 기도와 나눔 중심의 소그룹은 규모를 더욱 줄여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이고, 가족적 모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래의 정기적 소그룹 모임이 10명 내외였다면 여기서는 5명 내외, 혹은 그 이하로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어느 목회자의 경험에 의하면, 교회에서 소그룹 사역 체제를 만들지 않아도 (사실 그 전에 시도를 해봤지만) 교인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소모임들이 형성되고 자기들끼리 교류한다고 한다. 어쩌면 그러한 모습이 교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소그룹 사역의 예비적 단계일 수도 있다”며 “그동안 교회가 공동체의 결성을 도맡아하는 프로그래머의 기능에 몰두했다면, 코로나시대에는 다양한 공동체 공간들이 자발적으로 형성되고, 소모임의 구심점이 될 평신도 리더들을 양성하고, 각 공동체들이 그리스도의 몸과 유기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찰하고 후원하는 섬세한 환경조성자(environmentalist)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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