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뉴시스

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 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부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가 바티칸과 홍콩 가톨릭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이버 보안회사인 인시크트 그룹(Insikt Group)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 5월 초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사이버 첩보 캠페인 단체인 ‘레드델타’(RedDelta)가 여러 국가의 가톨릭 단체 컴퓨터 네트워크를 타깃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네트워크 침투는 중국과 바티칸이 지난 2018년 결정한 ‘잠정적인 합의’(China-Vatican provisional agreement)의 9월 갱신을 앞두고 발생했다. 이 합의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역사적으로 박해받은 지하 가톨릭 공동체에 대한 통제력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청 외에도 레드델타의 또 다른 타깃은 지난 2018년 합의에서 전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대한 홍콩 연구 선교회’(Hong Kong Study Mission to China)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의심되는 해커들은 오는 9월 갱신을 앞둔 교황청과의 협상에서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회를 ‘레드델타’ 측에 제공했을 수도 있다”면서 “또한 바티칸과 (홍콩) 교구의 관계를 모니터링하고 홍콩 민주주의 운동과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한 상당히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톨릭 교회와 관련된 단체를 타깃으로 한 것은 중국 가톨릭 교회에 대한 통제를 통합하고 종교를 중국화하고 바티칸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의도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CP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바티칸과 중국은 중국 내 주교 임명 관련 예비 합의안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이 협의문 내용은 비공개됐지만 중국 정부가 임명한 중국 주교 7명을 바티칸이 정식 승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합의는 당시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있었으며 중국 공산당 체제를 인정하고 종교 자유를 희생시킨다고 비난받았다.

지난 해 9월, 홍콩 조셉 젠(Joseph Zen)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가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박해 받은 사람들을 대변해 더 많은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프랑스 로마 가톨릭 잡지 라비에와의 인터뷰에서 젠 추기경은 홍콩 친민주주의 시위에 대한 바티칸의 침묵에 대해 비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달 초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이 통과시킨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을 공식 발언에서 생략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가톨릭 헤럴드 크리스 알 티에리(Chris Altieri) 로마 지국장은 교황이 최근 연설에서 홍콩 보안법 관련 내용을 생략한 것에 대해 “바티칸과 중국의 거래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평가들은 바티칸과 중국의 거래에 대해 바티칸을 ‘무기력한’(supine) 입장에 처하게 한다고 보고 있다. 바티칸의 목표가 중국 본토에서 종교 자유의 황금 시대를 선포하기보다는 본격적인 디오클레티아누스 차원의 박해를 막는 것에 있다는 보다 신중한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보안법에 대한 언급을 생략한 것은 바티칸이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난을 방어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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