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죽 50장을 사용하여 필사한 1400년대의 예멘 토라(Torah). 서기관은 토라를 필사할 때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한다. 일점일획이라도 틀리면 그곳을 오려내고 다른 가죽을 덧붙여 필사해야 하는데, 박물관에서는 땜질한 부분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양가죽 50장을 사용하여 필사한 1400년대의 예멘 토라(Torah). 서기관은 토라를 필사할 때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한다. 일점일획이라도 틀리면 그곳을 오려내고 다른 가죽을 덧붙여 필사해야 하는데, 박물관에서는 땜질한 부분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세계기독교박물관

세계기독교박물관(이하 세기박)이 이달 22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대도시를 순회하면서 수 년 동안 전시회를 개최하다가 이번에 박물관을 열게 된 것이다. 이미 4개월 간의 시험 운영도 마쳤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개관 행사는 열지 않았다.

관계자는 “세기박은 기독교인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염두에 두고 청정 계곡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건물은 예루살렘을 향하여 서 있다”며 “그리고 정면에는 큼직한 일곱 촛대와 히브리어 ‘בראשית(태초에)’가 새겨져 있어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고 했다.

이어 “성경에 나오는 물건과 식물을 1만 3천점이나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은 아직 미국이나 이스라엘에도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에 이런 박물관이 세워진 것은 획기적”이라며 “박물관의 제1전시실은 마가다락방과 같은 크기로 설계됐는데 이곳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악기와 의상, 예수님시대 생활도구, 홀로코스트 유물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이스라엘에서 직수입한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사렛 회당 크기에 맞춘 제2전시실에서는 600년 전에 서기관이 양가죽에 필사한 토라와 1831년 프라하에서 인쇄된 바벨론 탈무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베들레헴에 있는 성탄기념교회를 본떠 만든 겸손의 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히브리어로 레위족 아기 이름과 축복문을 기록한 강보, 돌 구유, 황금 유향 몰약, 해융과 침향 등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제4전시장에 가면 두 렙돈, 겨자씨, 타작기 등 성경에 나오는 물건 600여점을 볼 수 있고, 칠칠절과 안식일 식탁, 성인식과 결혼식 등 유대인들의 절기와 관습에 대해 관찰할 수 있다.

세기박의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슨트의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물매 던지기, 달란트 무게 들어 보기, 향유 냄새 맡아 보기 등 성경 내용을 직접 체험하는 활동도 많다.

관계자는 “전시장을 나오면 5천분의 1로 축소된 ‘작은 이스라엘’에서 성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동시에 성서식물 70여종을 관찰하거나 향기를 맡아 볼 수 있다”며 “브엘세바 위치에서는 에셀나무를 볼 수 있고, 가이사랴 빌립보 자리에서는 베드로처럼 신앙고백을 한 후 큰 종을 쳐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세기박은 모든 소장품과 전시품들을 수시로 교체한다. 예로 절기관은 3개월마다 새로운 절기로 교체되고, 6개월 후에는 나드와 옥합 대신 할례도구가 전시된다. 그리고 동절기에는 농기구 대신 식물 표본이 전시되고 1년 후에는 의상관이 이집트관으로, 악기관은 무기관으로 교체된다. 따라서 재방문자에게는 입장료를 50% 할인해 준다.

세기박이 소장하고 있는 전시품들은 대부분 이스라엘에서 수집됐고 이집트, 요르단에서 수집된 것도 많다. 시간적으로는 선사시대의 아세라와 족장시대의 항아리, 예수님시대의 생활도구 등 수 천 년이나 된 유물들이 많고, 홀로코스트 전시품들은 75년 전에 유대인들이 사용했던 것이다.

도슨트의 해설이 필요한 것은 전시품들이 생소한 데다 성경 내용과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열 처녀가 손에 들고 나간 것은 등불이 아니라 횃불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아하! 그래서 기름을 한 움큼이 아니라 그렇게나 많이 준비해야 되는 것 이로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지난 35년 동안 kotra에 재직했던 김종식 목사는 하면서 성경 유물을 수집해 온 김종식 목사는 중고등학교 시절 알 수 없는 병을 앓아 왔다. 그러면서 성경을 읽다가 “병을 고쳐 주시면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모으는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서원기도를 했다. 이후 다시는 그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장로가 된 뒤에도 60세가 넘어서 목사가 됐다. 그는 “성경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 교회에 주어진 축복”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성경에 나오는 물건의 90%를 소장한 박물관은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세기박은 앞으로 기독교인들이 관람해야 할 필수 코스가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만원이지만 입장객 수에 따라 6천원까지 할인되며, 다자녀 가족이나 재방문자에게도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해설사 준비 관계로 단체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개인 입장객을 위한 정규 해설시간은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두 차례이다. 주일 오전과 수요일에는 휴관하며, 예배나 오찬을 위한 장소는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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